[기자수첩]이재명 대표의 '사법부 존중'

[기자수첩]이재명 대표의 '사법부 존중'

박소연 기자
2024.11.25 06:05

[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2. /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2. /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진실에 따라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켜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대다수 법관과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을 전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같이 발언한 것은 언뜻 사법부 존중 의미 같지만 뒷맛이 쓰다. 이 대표는 이날 "양심적이고 정의감이 투철한 유능한 법관이 훨씬 많다"고 전제를 달았다. 또 검찰을 '무도한 검찰', '해괴한 사건으로 기소' 등 비판한 반면 사법부는 '사필귀정으로 제자리를 찾아줬다'고 치켜세웠다.

법관 중에서도 유능한 법관과 그렇지 않은 법관을 나눴다. 기준이 뭘까. 대놓고 밝히진 않았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하느냐 여부로 보인다. 지난해 자신의 영장실질심사 기각 사례를 '사필귀정'으로 표현한 것에서 의중이 드러난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1심 징역형 선고 후 민주당에서 터져나온 발언들을 상기하면 이 대표의 '사법부 존중' 발언 진정성이 더 의심된다. 18일 민주당 최고위에서 '사법살인', '서울법대 나온 판사 맞나' 등 거친 발언이 쏟아졌는데 이 대표는 이를 방치했다. 그러다 25일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앞두고 사법부 존중을 주장하는 것이다.

'검찰독재 정권'을 외치며 검사탄핵을 이어온 민주당은 그간 법원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법원 국정감사와 검찰 국감의 온도차가 컸을 정도다. 이 대표 사건 판결을 의식해서가 아니겠냐는 말이 나왔다. 선거법 판결 이후 본심을 드러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6일 장외집회에서 "미친 정권의 미친 판결"이라고 했다. 집회의 목적이 판사 겁박에 있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이 대표도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며 재판부와의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민주당이 향후 판사 탄핵에 나설 수 있단 말도 나온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담당 판사 탄핵 서명운동을 한 바 있다. 이같이 법원에 정치적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 대해 윤준 서울고법원장은 지난달 22일 "법관 입장에서는 상당히 비감(悲感)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판사에게 정치적 압력을 가하려는 시도는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든 정치에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법치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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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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