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소통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월급방위대 위원장 인터뷰

"아이 하나를 기르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온 마을이 도와주기는커녕 부모 개인이 육아 비용을 부담하느라 허리가 휠 정도다. 최소한 아이를 낳은 탓에 소득이 줄어 삶이 버겁다는 말은 안 나오게 해야 하지 않겠나. 이는 국가가 보일 수 있는 성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속 '월급방위대 위원장'을 맡은 한정애 민주당 의원(4선·서울 강서구병)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한 의원이 사령탑을 맡은 월급방위대는 '유리지갑' 직장인을 위한 조세제도 재설계 등 정책 발굴을 위해 만든 것으로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조직이다. 우리 경제의 허리를 구성하는 4050세대, 직장인들의 세금 등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핀셋 정책을 설계한다.
한 의원은 조만간 다자녀를 둔 직장인의 소득세율을 최대 3%포인트(P) 낮추는 방안이 담긴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다자녀를 키우거나 부모를 봉양하는 직장인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주자는 취지다. 세금 감면 대상의 기준이 되는 가구 인원 수와 자녀 연령 등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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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원은 이 같은 법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지난 총선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 지역구에서 한 남성 유권자를 만났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 유권자는 유모차를 끌고 한 의원에게 다가와서는 "육아휴직 급여를 정상적인 생활만이라도 가능한 수준으로 주면 참 좋겠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한 의원은 "한 달 급여가 600만~700만원 수준이던 사람이 갑자기 육아휴직을 하게 되면 많아야 250만원 남짓을 받게 된다. 이 돈으론 이전 같은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아이 하나 낳아도 큰 소득 절벽을 맞이하게 되는데 둘을 낳을 생각이 나겠나"라고 했다. 아이를 낳은 이후 어느 정도 가처분 소득이 안정적으로 돌아오게 되는 기간까지만이라도 세율을 조정해 부담을 완화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한 의원 안은 또 소득세율을 '3%P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낮추도록 하고, 향후 적용 대상 등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열어둔 것이 특징이다. 부모님을 부양하는 직장인 역시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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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원은 "저출생 문제를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둔 것"이라며 "정책 효과가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더 좋은 방식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수 감소 우려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출생 해소를 목표로 투입한 예산이 엄청 많은데 효과가 없었다"며 "'사업을 위한 사업'은 줄이고 최소한 세금 문제에서만큼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실효성도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의 소득세법 개정안의 또 다른 내용은 소득세 과표 구간 조정을 통한 세부담 완화다. 현행 소득세의 과표 구간은 8단계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8800만원 이하까진 세율이 6~24%지만, 8800만원 이상부턴 35~45% 등으로 세율이 급속도로 높아진다. 개정안은 이를 6000만~1억원 이하의 경우 24%, 1억~1억5000만원 이하는 35%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는다.
이는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소득세 과표 구간 기준이 오랜 기간 바뀌지 않으면서 월급 봉급자들의 고충이 심화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추산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으로 과표 구간 조정 시 연 6000만원(각종 공제 후 기준)의 소득을 거두는 직장인은 1인당 약 99만원의 세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한 의원은 "과장에서 부장이 되면서 월급은 오르는데 내야 할 소득세도 그만큼 많아져 사실상 월급 인상 효과가 사라진다고들 한다"며 "그동안 법인세 인하 등 수많은 세금 감면 정책을 펴면서도 정작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 이들의 어려움은 외면해온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러한 국민 목소리를 그냥 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나름대로의 최선의 방안을 고민해 논의에 올리고 정부와 열어 놓고 논의해보고자 한 것이 법안 발의 취지다. 정부 역시 이 정도는 어떻게든 지원해주려고 한다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나"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