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한 파격적인 카드로, 고강도 규제를 담은 10.15 부동산 대책의 후폭풍으로 악화된 여론을 진정시키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민주당 주택시장안정화TF(태스크포스) 소속인 복기왕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서 "확정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의미에서 완화 또는 폐지까지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말씀하시는 의원들이 많이 계시다"며 "대폭 완화하거나 폐지해서 주택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결정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이날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초환 폐지에 대해 당정(여당·정부)이 논의한 적은 없지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차원에서 유예기간을 늘리거나 폐지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예의 경우 3년 정도로는 실효성이 없다"며 "재건축·재개발이 3년 안에 이뤄지기 쉬운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 도움이 되려면 더 늘려야 한다"고 했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 8000만 원이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됐다가 유예된 후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시행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폐지하려 했으나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반발로 재건축 부담금이 면제되는 초과이익 기준을 완화하는 선에서 그쳤다.
재초환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 변화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에 따른 여론 반발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대출·거래 규제를 강화한 이번 고강도 조치에 부정적 여론이 결집할 경우 정국 주도권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정부·여당 일각에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인상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국토위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주택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다면 재초환 완화·폐지를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의원들이 과거에는 거의 없다시피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과거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문재인 정부 때 시행된 재초환 제도를 다르게 가져가 차별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재초환 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초과이익을 사실상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지난해 말 재초환 완화 법안이 의원총회 안건으로 올라왔을 때 반대 의견이 상당히 강했다"며 "당 지도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재초환 완화·폐지를) 추진하더라도 쉽게 추진되긴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