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NPT를 위반하지 않기 위함…미국은, 문제되면 관련 협정 언제든 중단"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간 관세·안보 합의를 문서화하는 '조인트 팩트시트(JFS·합동설명자료)'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2025.11.14.](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1/2025111417052124058_1.jpg)
한미 정상회담 이후 16일만에 발표된 조인트 팩트시트(JFS, 공동 설명자료)를 통해 핵 추진 잠수함(SSN·핵잠)을 한국에서 건조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제 핵연료 확보와 핵폐기물의 재처리를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등 후속 조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의 남은 협정에서는 상업적 목적의 핵연료 사용 확대와 핵잠의 운용만을 목적으로 한 협정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한민국의 수십년 숙원이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전략자산인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기로 (한미가) 함께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확대도 미국 정부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팩트시트가 발표되기 전 핵잠의 건조 위치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핵잠 건조 위치를 두고는 미국 측이 한화오션 산하 필리 조선소(미국 필라델피아 소재)에서 핵잠을 건조할 것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그러나 한미 간에는 관련 협상 초기부터 한국에서 핵잠을 건조하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핵 추진 잠수함을)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평화적 목적에 한해 미국과의 서면 합의가 이뤄질 경우 '우라늄-235'를 20% 미만까지 농축할 수 있다. 한국은 통상 5% 미만으로 농축된 우라늄을 러시아 등에서 수입해 상용 원전에만 사용한다.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도 할 수 없다.
핵잠의 원활한 운용을 위한 우라늄 농축도 확보도 문제지만, 현재 연간 700t 이상 발생하는 핵폐기물 재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원자력 협정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의 지지를 확보한 만큼 관련 후속 조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 실장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요하면 개정을 해야 하고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면 해석을 해야 한다"며 "새로운 협정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 지금 있는 것을 고치거나 조정하는 과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안보협상의 성과를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핵잠 도입은 물론 국내 건조에 따른 긍정적인 파급 효과도 기대한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국에는 관련 인프라가 있어서 훨씬 더 빠른 시일 내 건조가 가능하고, 한국에서 건조함으로 인해 (일자리 확보 등)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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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핵잠을 국내에서 건조한다는 건 미국의 대외 정책의 큰 틀을 바꾸는 계기"라며 "이를 통해 원자력 협정 개정 과정에서 핵폐기물 재처리 문제 등에 대해서도 미국으로부터 양보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한미 간 '핵' 관련 협의가 '핵잠재력'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은 철저히 배척하고 있다. 위 실장은 "관련 권한을 한국이 갖는 건 핵무장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며 "핵 원료를 가지고 재래식 잠수함을 추진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 특히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는 순수하게 원전 산업 발전과 사용후핵연료 관리 등 경제·환경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게 기본 입장이다. 이와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와 검증 체계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 만큼, 모든 원자력 활동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어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점을 정부는 재차 강조해온 바 있다.
이는 앞으로 진행될 한미 원자력 협정의 재개정 논의 과정에서 미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오해를 불식하고, 핵잠 도입으로 인한 동북아시아 주변국으로부터의 견제 심리를 완화하기 위한 입장으로도 풀이된다.
이 교수는 "우리 정부의 우려는 NPT를 위반하지 않기 위함이다. 미국은 만약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면 관련 협정을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다"며 "중국은 당연히 반발할 것이고 러시아도 견제구를 날릴 수 있는만큼 핵무기 전용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미는 이번 계기로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한반도 주둔과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한국이 국방비를 인상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협력도 이어가기로 협의했다. 한국은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달러(약 36조원)를 지출키로 했고, 주한미군을 위한 330억달러(약 48조원) 상당의 '포괄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공유했다는 내용도 팩트시트에 포함됐다.
한반도 안정화를 위한 한미동맹 관련해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 이행 등도 팩트시트에 명시됐다. 또 한미일 3자 협력을 강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