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국민의힘이 28일 각종 특혜 의혹을 받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거취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관련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밝힐 예정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원내대표는 더 이상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즉각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고 국민 앞에 책임부터 져야 한다"며 "중대한 권력형 특혜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는 상황에서 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국민 상식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특혜 의혹은 하나같이 가볍지 않다"며 "국가정보원에 근무 중인 장남의 첩보성 업무와 관련해 김 원내대표가 직접 보좌진에게 '아들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의원실을 통해 외국 정상 방한 및 대기업 일정 확인을 시도했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이는 분명한 권력형 특혜의 패턴"이라고 했다.
같은 당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강선우 의원 직원 갑질 의혹, 장경태 의원 성추행 의혹, 최민희 의원 피감기관 축의금 논란 등 대형 악재가 발생할 때마다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김 원내대표는 각종 의혹에 대해 국민께 솔직하게 해명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그가 지난해 12월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이유로 보좌진 6명을 직권면직한 게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지난 6월 아들의 국정원 취업 청탁 의혹이 재차 불거졌고 9월엔 아들 숭실대 편입 과정에 보좌진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달 들어서는 △호텔 숙박권 무상 이용 의혹 △항공사 의전 특혜 의혹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됐다.
김 원내대표는 본인을 향한 의혹 제기가 감정 섞인 부당한 공세라는 취지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보좌진 텔레그램 채팅방 캡처 사진을 공개하며 "가식적인 겉웃음 뒤에서 내란을 희화화하고 여성 구의원을 도촬하여 성희롱하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저와 가족을 난도질하고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우려와 신중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평화방송(C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라면 당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처신에 대해 깊게 고민할 것"이라며 "의혹을 받는 것 자체도 상당히 문제라고 인식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시간을 끌수록 당과 정부에 부담만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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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 원내대표가 직접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일단 지켜보자는 여론도 적지 않아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오는 30일 지도부 회의나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도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정청래 대표의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도 김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김 원내대표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입장 정리 시간을 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현재 사퇴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입장 발표는 사과와 해명이 목적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