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양자토론 성사 여부를 둘러싸고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오 후보 측은 "토론을 회피하는 사람은 서울시장이 될 자격이 없다"며 공세를 폈고 정 후보는 "한 달 전 토론 요구에 어떤 입장이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라"며 맞받았다. 각각 발표한 부동산과 교통 공약을 두고는 서로 "정책을 베꼈다"며 '복붙(복사+붙여넣기)' 공방을 이어갔다.
오 후보는 11일 SNS(소셜미디어)에 "토론은 싸움이 아니다. 토론을 회피하는 사람은 서울시장이 될 자격이 없다"며 양자토론에 응하지 않는 정 후보를 겨냥했다. 정 후보는 라디오에 출연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면 신뢰를 잃는다고 생각한다"며 "오 시장이 한 달 전 윤희숙 후보 등이 토론하자고 할 때 뭐라고 얘기했는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오 후보 측 토론 요청에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보수를 재건하는 자리는 아니지 않느냐. 서울시장은 정쟁보다 민생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지방정부의 장이나 지방행정은 정쟁의 한복판에 서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민생의 한복판에 서야 한다. 정쟁에 몰두하면 그 피해는 시민들이 입게 된다"고도 말했다.
오 후보 측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정 후보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오 후보 선대위 이창근 대변인은 "정 후보는 '상대와 싸우지 않겠다' '네거티브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방송에 나와 근거도 불분명한 주장과 일방적인 공격을 또다시 쏟아냈다"며 "토론은 피하면서 본인 할 말만 일방적으로 던지고 빠지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렇게 공격할 말이 많다면 공개 토론장에 나오면 된다"며 "정 후보는 더 이상 숨지 말고 시민 앞에 나오라"고 거듭 토론을 요청했다.

두 후보는 서울시 핵심 현안인 부동산과 교통공약을 두고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로가 자신의 공약을 베꼈다는 '복붙' 공방이다.
정 후보는 지난달 부동산 공약으로 '착착개발'을 발표했다. 정비사업 절차를 간소화해 소요기간을 10년 이내로 단축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오 후보 측은 "포장지만 바꾼 복붙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착착개발 핵심 내용인 착공 조기화와 공공개발 활성화, 공사비 갈등 해결 등은 오 시장의 '신통기획'을 베낀 것이고, '실속주택' 역시 서울시가 이미 추진 중인 토지임대부 주택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오 후보가 서울에 31만 가구를 공급하는 '신통기획 2.0' 공약을 내놓자 정 후보 측이 역공에 나섰다. 정 후보 측은 "오 후보가 착착개발과 똑같은 공약을 '쾌속통합'이란 이름표로 갈아 끼워 발표했다"며 "신통기획으로 정비사업 소요 기간을 12년으로 줄일 수 있다고 자랑해왔는데 정 후보가 10년 이내로 줄이겠다고 하자 슬그머니 목표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교통공약에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정 후보는 강남·북 간 교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격자(#)형 철도망을 구축하고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와 정부의 모두의카드(K-패스)를 통합한 전국형 교통카드 도입 등 '30분 통근 도시' 실현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오 후보는 '교통혁신 5종세트'로 맞불을 놨다. 지하철 노선 확대 및 지하철 배차 간격 단축, 첫차·막차 자율주행 버스 확대로 이용객 편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민이 애용하는 따릉이 기능을 강화하고 기후동행패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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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 측은 기후동행패스 도입을 두고 "오 후보는 2023년 기후동행카드 사업 발표 당시 'K-패스'와 경쟁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며 "이제 와서 정 후보의 공약을 베껴 K-패스와 기후동행카드를 통합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합칠 것이었다면 통합된 교통카드 체계를 만들면 될 일 아니었느냐"며 "불필요한 행정력만 낭비하게 된 꼴"이라고 했다.
한편 정 후보는 전날 '펫팸족(펫+패밀리족)'을 겨냥한 '반려동물 행복수도 서울' 공약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인공지능(AI) G2 서울' 공약을 내고 구로·가산디지털 단지에 '피지컬 AI 실증특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구로구 고척동 고지대 주택가를 방문해 이동약자 편의시설 공약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