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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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혹시 이건희 회장과 친척인가요?"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현지 가이드의 '돌발질문'이다. 지난 11일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3' 취재를 위해 5일 동안 베를린에 머물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도중 IFA 전시장 입구에 길게 늘어선 삼성전자와 LG전자 깃발이 눈에 들어왔다. "IFA가 열릴 때마다 베를린에서 삼성이나 LG 로고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자부심이 느껴지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답변 대신 이런 질문을 내게 던졌다. '네' 혹은 '아니오'라는 답변을 예상한 탓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삼성이나 LG 모두 국가가 운영하는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 오너인데 친인척도 아닌 사람이 왜 자랑스러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자신도 한국인이지만 독일에서 나고 자란 탓에 사고는 '독일스타일'이라고 했다. 해외에서 벤츠나 BMW 자동차가 도로를 질주하는 것을 보고 자부심을 느끼는 독일인은 없다고 한다. 벤츠 본사가 있는 슈투트가르트나 BMW 본사
‘백의의 천사.’ 우리가 아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이미지다. 나이팅게일은 1850년대 크림전쟁 때 많은 영국군을 살렸다. 그가 남긴 업적은 신화 같다. 1855년 스쿠타리 야전병원의 환자사망률은 그가 본격 투입된 지 3개월만에 42%에서 2%로 떨어졌다. 이 현장을 때마침 특파원제도를 새로 도입한 영국 신문 〈더 타임즈〉가 생생하게 보도했다. 전국에서 성금이 쏟아졌다. 나이팅게일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천사’의 이미지로 남게 됐다. 외모콤플렉스 때문에 사교모임만 생기면 아프다며 앓아 눕곤 했던 ‘못 생긴 대부호의 딸’의 이미지는 먼저 무덤에 들어간 그의 가족들과 함께 사라졌다. 통계학자들이 아는 나이팅게일의 이미지는 좀 다르다. 왕립 통계학회 회원인 그는 ‘다이어그램의 여왕’이다. ‘폴라에어리어차트’를 고안한 창시자다. 이 차트는 원형의 파이차트를 기본으로 하되 각 변수의 반지름과 색에 차이를 두어 한 사안에 각 변수가 미치는 영향을 한 눈에 간파하게 만든다. 그는 ‘영국군의 건강,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한다. 금융소비자들이 내 돈을 지키기 위해 금융회사를 감시해 달라고 만든 기관이다. 금융회사들이 금감원에 내는 감독분담금도 사실은 금융소비자들의 돈이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자기들이 내는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금감원이 오히려 자기들에게 이른바 '갑질'한다고 하지만 '갑질'한 것은 맞는지 몰라도 분담금을 자기들이 냈다는 것은 틀렸다. 그 돈은 엄밀히 금융소비자가 낸 돈이라고 해야 맞다. 최근 금감원을 '금융소비자보호원'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이런 말들이 나온다. 금감원의 최근 모습이 소비자보호원 같다는 얘기다. 소비자보호도 물론 금감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또 소비자보호는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인 화두였다. 탐욕적 금융회사에 당한 소비자들의 권리를 찾아야 했고 금융회사의 탐욕을 막는 것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지키는 것이기도 했다. 우리 금감원도 그 방향에 충실했다. 수수료가 사라지거나 인하됐고 금리는 낮아졌다. 잘 몰랐
울산 홈플러스 매장 앞에는 지역상인 수 십 명이 모여 연일 집회를 벌이고 있다. 올 초 울산 동구 방어동에 문을 연 기업형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300㎡)를 철수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매장에서 수 십 만원어치 물건을 사고 전액을 10원짜리로 계산하는 항의성 시위도 벌였다. 마트 직원들이 동전을 세느라 계산을 마치는 데는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상인들이 홈플러스 매장 계산대를 모두 점령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은 한참을 기다리다 마트 측이 마련한 별도 창구에서 계산하는 불편을 맛봤다. 상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상생협의를 거부한 채 매장 철수만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지역 기초단체장도 상인들 편에 섰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지난달 중순 홈플러스 영국 본사에 해당 매장 철수를 촉구하는 내용의 영문 협조문을 발송했다. 홈플러스는 "이미 운영 중인 점포를 무조건 철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울산시 주관으로 진행중인 사업조정에 성실히 임하고 추가 상생방안도 찾겠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울산 지역 곳곳에서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이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줬다. 이른바 대 시민 선전전이었다. 노조의 파업에 대해 ‘연봉 8000만원 받는 대공장 고임금 노동자의 배부른 투정'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일자 나름 해명을 하고자 했던 것. 노조의 주장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로 요약된다. 노조는 잔업과 특근을 해야 생활임금이 확보되는 시급제 방식으로 인해 20년 근무한 조합원의 기본급이 월 200만원이 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현대차 노조원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1749시간)과 대한민국 평균 노동시간(2193시간)을 훨씬 웃도는 2678시간이라고도 했다. 사측에 따르면 모두 사실이 아니다. 근속 20년인 근로자의 기본급이 199만원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이외에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각종 수당, 상여급 등을 더하면 224만원이다. 월 고정급여는 약 423만원이라는 얘기다. 연장근로나 휴일 특근을 하게 되면 635만원이
서울 지하철 종각역 6번 출구. 갑자기 시작된 장대비에 미처 우산을 챙기지 못한 40대 중반의 회사원은 밖으로 나갈 생각을 차마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 때 대학생으로 보이는 이가 접이 우산을 쓴 채 빗속을 뚫고 들어왔다. "이거 쓰세요." 학생은 회사원에게 다가가더니 쓰고 왔던 우산을 건넸다. 둘은 아는 사이처럼 보이지 않았다. 뜻하지 못한 상황에 놀라다 못해 당황한 회사원. "학생은 어떻게 하려구요…"라고 묻는다. "저는 지하철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으니 괜찮아요." 학생은 바지에 묻은 비를 툭툭 털어낸 뒤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장마가 한창이던 지난달 하순 어느 아침의 일이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해진 것을 보니 여름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올 여름 훈훈했던 게 뭐가 있나 되뇌자니 우연히 목격한 지하철역의 장면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2013년 여름은 폭우와 폭염, 가뭄, 녹조, 적조 등 '인간 활동'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자연현상' 때문에 많은 이
좌판에 둘러앉은 3인의 플레이어. 받아든 패 가운데 남들에게 공개할 패를 밑장으로 깐다. 이어 돌아가면서 베팅을 시작한다. 상대방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는 똑같거나 더 높은 베팅을 해야 한다. 자신의 '히든카드'를 상대방에게 절대 노출하지 않는 것은 위너의 기본 자질이다. 철저한 '포커페이스' 유지도 필수다. 정해진 ‘룰’은‘ 있지만 각종 편법이 난무한다. 사전 거짓소문으로 상대방을 교란하고, 한 플레이어를 견제하기 위해 두 플레이어가 협공하기도 한다. 영원한 동지도 없다. 승리를 위해서는 언제든 배신할 준비가 돼 있다. 판의 규모 역시 장담할 수 없다. 한 수 한 수 간담 서늘한 베팅 속 위너가 되는 길은 최소 비용을 들여 원하는 패를 얻거나, 상대방의 밑천을 최대한 거덜 내는 것이다. 지난 19일부터 이동통신 3사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주파수 경매를 보고 있으면 투전판이 생각난다. 판돈 규모 최소 2조원. 플레이어는 이동통신 3사. 하루 몇백억 수준의 베팅이 오간다. 주파수 투
8·15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에서 최루액이 등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을 겨냥해 쏜 물대포에 섞인 최루액은 최근 경찰의 집회 해산과정에서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2달 전인 6월2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서는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최루액이 뿌려졌다. 집회에 참가한 고교생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루(催淚)의 사전적 의미는 '눈물샘을 자극하여 눈물을 흘리게 함'이다. 말이 눈물샘을 자극해 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것이지 실제 맡아보면 오장육부가 뒤집히는 고통을 수반한다. 숨이 막히고 눈알은 길 바닥에 빠진 듯 타오른다. 구토는 의지에 상관없이 입에서 쏟아져 나온다. 밤새 술 마시고 난 뒤 겪는 숙취는 아무것도 아니다. 최루액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촉발된 촛불시위 당시 10여년만에 본격적으로 재등장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시위가 격화되던 2008년 6월29일 정부의 합동 대국민 담화문 발표장. 김경한 당시 법
지난달 2일 여의도의 한 설렁탕집.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 10여 명이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동석, '폭탄주' 한잔을 돌리고 밥값까지 계산했다. 6월 국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데 대해 서로를 격려하고 '상생 정치'를 다지는 의미였다. 지난 5월 여야의 새 원내지도부가 들어설 때만 해도 이런 분위기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강(强)대 강(强)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친박(친 박근혜) 실세인 최경환 의원과 투사 이미지가 강한 전병헌 의원이 각각 원내 사령탑에 올랐기 때문이다. 뚜껑이 열리자 완전히 다른 평가가 나왔다. 여야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으로 대치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싸우더라도 일은 한다'는 공감대 속에 6월 국회에서는 평소보다도 많은 법안들이 처리됐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데는
“오바마가 한국 대통령이었다면 과연 저런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에는 왜 저런 정치인이 없을까, 정말 부럽다” 최근에 만난 전자업계 관계자가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지난 3일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린 애플의 수입금지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놓고 한 말이었다. 의외의 질문에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결론을 내리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는 않았다. 만약 삼성전자 제품에 대해 애플이 수입금지를 요청했고 이를 특허법원이 받아들인 상태라고 가정을 해 보자.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장 먼저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특혜 시비다. 정부가 삼성에 대해서 또 다른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난은 기본이다. 정치권에서는 정경유착이 없었는지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미국 내부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정보기술업계 단체인 컴퓨터통신산업연합회(CCIA)는 성명을
여의도 가는 길에 택시로 마포대교를 건너는데 운전기사가 말을 걸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섬이 뭔지 아느냐"고. 밤섬 말씀이냐, 답하니 기다렸다는 듯 묻지 않은 역사를 읊었다. 그가 젊었을 적엔 밤섬에 마을도 있었는데 1968년 여의도에 아파트를 짓는다며 밤섬을 폭파해 그 흙으로 제방을 쌓았단다. "그 자리에 몇십년 동안 흙이 쌓여 다시 섬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가는 세월이 무섭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그 시절엔 희망이 있었지. 서울에서 택시 몰면 집 한칸 장만하고 애들 학교 보냈으니까. 지금 우리 애들한테는 택시 몰라고 못해요. 집은커녕 전셋집도..." 말끝을 흐리는 그의 얼굴을 백미러로 살피니 60대 중반쯤 되어 보였다. 그의 자녀는 아마 30대나 20대 정도 되었을까. 그들이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지금 같은 전세대란에 자력으로 서울에 전셋집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달 서울 주택의 평균 전세금은 1평(3.3㎡)당 900만 원을 돌파했다. 20평짜리 집
은행이 심상치 않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났다. 최고경영자(CEO)가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고 전 은행이 점포 축소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저금리 기조 하에서 NIM(순이자마진)의 추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경기가 회복되고 금리가 다시 상승하기 전에는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은행이 과거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할까. 2000대 중반 은행권은 1년에 15조원의 안팎의 순이익을 거뒀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3% 수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에 육박했었다. 지난해 은행권 순이익은 9조원, ROA와 ROE는 각각 0.49%, 6.41%에 불과했다. 은행 전체 이익에서 이자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기준으로 82%. 전체 은행 수익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남짓에 불과하다. 금리(이자) 수준에 따라, 또 국내 경기에 따라 이익이 출렁이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