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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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별이 임원이라면, 공직사회의 별은 고위공무원이다. 과거 1·2급으로 불리던 고위공무원은 이제 가·나급으로 나뉜다. 실장급은 가급, 국장급은 나급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1·2급이라는 호칭이 익숙하다. 정무적으로 임명되는 장·차관과 달리 1급은 공무원이 승진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다. 일반직 공무원 약 18만명 가운데 1급은 올해 6월 기준 253명에 불과하다. 이 자리까지 오르는 길은 험난하다. 중앙부처 1급은 대부분 행정고시 출신이다. 올해 행정고시 경쟁률은 37.9대 1, 시작부터 좁은 문이다. 합격자는 5급 사무관에서 출발해 보통 25년을 거쳐 1급에 오른다. 인사 적체가 심한 기획재정부의 경우 1급 7명은 행정고시 37~39회 출신이다. 37회 시험은 1993년에 치러졌다. '에이스'만 모인 기재부에서 동기, 선후배들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30년 가까이 버텨야 겨우 달 수 있는 별이 바로 1급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인적 쇄신의 칼끝은 1급을 향한다.
"우려스러운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정부를 대신해서 사과한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한국인 근로자 구금·석방 사태와 관련해 한 미국 기업 관계자로부터 받은 메시지다. 필자는 지난해 8월부터 1년 간 조지아주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지내며 현장을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그곳에서 만난 기업인, 교수, 학생 대부분은 한국에 우호적이었다. 현대차그룹, 기아, SK온, 한화큐셀 등 100여개 기업이 진출하면서 조지아주는 '한국 기업의 전초기지'로 불렸고, 한국 기업들은 현지 사회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그런 곳에서 이번 사태가 터졌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단속 과정에서 300명 넘는 한국인이 구금됐고, 현장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76억 달러(약 10조5500억원)를 투자한 배터리 공장이었다. 단순한 법 집행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사건은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 환경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해외투자의 본질적 불확실성이 드러난 셈이다. 투자 단계에서는 세제
#삼권분립. 국가의 권력을 입법권과 사법권, 행정권으로 분리해 서로 견제하게 함으로써 권력의 남용을 막고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 운영 원리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인간 본성에 대한 비관론이 삼권분립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삼권분립의 원리는 고대 로마에서 시작됐다. 로마인들은 민주정, 귀족정, 군주정을 섞어 각 권력이 서로를 견제하게 만들었다. 권력은 서로 견제해야 균형을 이루고 전횡을 막을 수 있다는 경험적 깨달음이었다. 대한민국도 1948년 제헌헌법부터 삼권분립을 헌법에 명시했다. 국회가 법을 만들고, 정부가 집행하며 법원이 재판한다. 각 기관은 독립적으로 일을 맡고 상호 견제한다. 우리 헌법재판소도 삼권분립의 목적은 권력 남용을 막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것임을 결정문을 통해 거듭 선언해왔다. #2025년 9월, 대한민국 삼권분립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회 법사위원장(추미애)이 대법원장(조희대) 사퇴를 요구하고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까지 압박에 가세
2025시즌을 10경기 남겨놓고 있는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는 올해 구단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새긴다. 17일 현재 선두와 3경기 차 2위로 승률은 5할9푼5리다. 3위와는 9게임차가 난다. 남은 경기를 전패하지 않은 한 2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한화가 정규리그에서 2위 이상을 한 해를 찾으려면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송진우, 장종훈, 이정훈 등을 앞세운 1992년에 6할5푼1리라는 압도적 승률로 1위에 올랐다. 이때 구단 명칭은 빙그레였다. 1994년 한화로 이름을 교체한 뒤에는 현재를 능가하는 기록이 없다. 구대성의 활약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던 1999년은 양대리그여서 2위라고 하기 어렵다. 승률로 따지면 4위에 해당한다. 다른해를 둘러봐도 3위가 최고다. 승률 5할5푼을 넘은 시즌도 없다. 한화에게 올시즌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역사다. 한화의 새 역사는 외국인 선수가 주도하고 있다. 폰세(Cody Ponce)는 17승 무패, 와이스(Ryan Weiss)는
감독체계개편으로 4명의 시어머니(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소비자원)가 생긴다는 소식에도 금융권은 처음에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설마, '실용주의' 이재명 대통령이 그런 이상한 결정을 할까. 국정기획위원회가 대통령의 '의중'도 파악하지 못하고 헛다리 짚었다는 얘기도 들렸다. 하지만 여당 의원 160명이 15일 발의한 개정법을 보면, 헛다리 짚은 쪽은 '실용주의'를 믿은 국민이었다. 이번 감독체계개편은 문제 의식과 해법의 괴리가 지나치게 크다. '왕 노릇' 기획재정부의 권한을 축소하고, 건전성 관리에 밀려 소홀한 금융소비자 보호를 두텁게 하자는게 당초 취지였다. 일부 학자들이 불 지핀 금융감독의 독립성·자율성 강화(이 대통령도 정책과 감독의 분리를 이야기했다)도 명분이었다. 그런데 해법은 엉뚱하다. 기재부(재경부)의 실질적인 권한은 확대됐고 금융감독의 독립성은 더 무너졌으며 '껍데기'만 그럴싸한 금융소비자보호만 남았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CEO(최고경영자) 중징계 권한을 정부 부처인 금감위에 넘기고 내년엔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재경부와 금감위 '이중통제'를 받는다.
2001년 10.25 재보선에서 패배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그해 11월8일 새천년민주당 총재직에서 물러났다. 이듬해 한화갑 대표최고위원이 선출되며 '대표+최고위원'으로 구성되는 지금의 지도부 체제가 탄생했다. 대통령과 여당의 분권이 제도화됐고, 한국에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지 않는 시대가 열렸다. 권력 분산은 상당한 비용을 수반했다. 카리스마적 총재가 사라지자 이미 흔들리던 민주당과 자민련(자유민주연합) 간 공조는 무너졌다. 국정이 출렁였다. 그 파열음은 동시에 '여권도 권력을 견제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2003년 열린우리당이 창당됐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민주당 내 개혁파와 구(舊)주류 갈등이 심각해지던 터였다. 이듬해 노 대통령마저도 열린우리당으로 향했다. 대통령이 여당(민주당)과 결별하고 새 살림을 차린 셈이다. 2004년 탄핵소추안 표결엔 민주당 의원들이 보수정당들과 연대해 무더기로 찬성표를 던졌다. 대통령에 대한 첫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노 대통령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TLO(기술이전전담조직)가 기술 발굴부터 이전,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지만 인원이나 예산에 비해 그 스펙트럼이 지나치게 넓다. " 최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출연연X연구소 TLO 애뉴얼 콘퍼런스(Annual Conference)' 패널토론 현장에선 기술사업화의 현실과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토론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기술 마케팅, 특허 포트폴리오 관리 등 사업화 활동에는 장기간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많은 TLO가 최소한의 운영비만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초기 투자나 민간 자본을 연결할 여력도 부족해 유망 기술의 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책적 연속성 부족도 TLO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부 정책이 정권과 부처 변화에 따라 자주 바뀌면서 일관된 기술사업화 전략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엔 기술사업화와 관련한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기술사업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기재부가 기술 이전과 상용화 R&D 확대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네팔 청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청년들이 주도하는 시위답게 'Z세대 시위'라는 이름이 붙었다. 도화선이 된 건 정부의 소셜미디어 차단이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이 정부 규제 미준수라는 이유로 갑자기 일제히 접속이 막혔다. 청년들은 행진하며 "우리는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는 구호를 외쳤다. 끓어오르는 피를 주체하지 못한 이들의 시위는 금세 유혈 충돌로 번졌다. 사흘 만에 25명이 숨지고 600명 넘게 다쳤다. 정부가 소셜미디어 차단 조치를 해제하고 총리가 사임했지만 분노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사이버 공간이 막히며 시작된 분노는 대통령 관저, 대법원, 국회의사당, 정치인들의 자택 등 기득권층의 물리적 공간을 향했다. 전직 총리와 장관들은 시위대에 머리채가 잡혔다. 전문가들은 네팔 시위의 직접적 계기가 된 건 소셜미디어 차단이지만 근본적 배경엔 부와 권력을 세습하는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가 깔려있다고 본다. 현지 언론은 일제히 '네포 키즈'를 언급했다. 호화 생활과 각종 특혜를 누리는 기득권층 자녀를 일컫는다.
"56세 남편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인데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20 삽입 변이에 맞는 유일한 치료제는 '리브리반트'입니다. 그런데 비급여 신약이라 약값이 너무 비싸요. 3주에 900만원, 1년이면 약 1억7000만원에 달합니다. 노후자금과 아들 결혼자금을 다 털어 치료에 쓰고 있어요. 생활고도 걱정하고 있어서 비참합니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절실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건강보험 급여 심사에서 1차 치료제로는 급여로 쓸 수 없다는 결정이 났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 폐암 4기 환자 보호자인 유혜순씨는 이렇게 기자와 통화하며 울먹였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존슨앤드존슨의 폐암약 리브리반트의 급여 적용을 논의했는데 1차 치료에서는 급여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자 희망이 깨진 탓이다. 심평원은 2차 치료시 단독으로 리브리반트를 쓸 때만 건강보험 급여 적정성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유씨의 남편은 현재 1차 치료에서 리브리반트 주사제를 투여하고 있다. 1차 치료에서 이렇게 치료하지 않으면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어서다.
경제부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편 1순위에 오른다. 대선 후보들은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경제 공약을 앞세운다. 정권을 잡으면 조직개편으로 공직사회 '군기'를 잡은 뒤 각종 공약을 밀어붙인다.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가 잦은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재명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거대 공룡 부처'로 불리던 기재부가 18년 만에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내년부터 경제·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재경부)와 국가 재정·예산을 책임지는 '기획예산처'(예산처)로 분리될 예정이다. 이명박정부 이전 모델로 돌아가는 셈이다. 기재부 분리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때부터 '정해진 미래'였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기재부가 '왕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상당하다"고 했다. 문제는 이번 경제부처 조직 개편 작업이 지나치게 정치적 논리로만 진행됐다는 점이다. 정부 조직개편안 발표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기재부 항목은 '기능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사유만 제시됐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강력한 컨트롤타워 필요성(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소상공인 정책적 지원체계 확립 필요성(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 전담차관 신설) △산업재해 예방 및 대응 등 산업안전보건 총괄 조정 기능 강화(산업안전보건본부 차관급 격상) 등의 개편 사유와 비교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4월 펴낸 저서 '이재명에 관하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통점으로 △죽을 고비와 험한 삶을 헤쳐온 점 △정치하는 내내 온갖 낙인에 찍혀온 점 △험로를 헤쳐온 사람이 쉽게 지니기 어려운 유쾌함이 몸에 배어 있다는 점 △토론과 설득을 즐긴다는 점 등을 꼽았다. 그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총 8번이나 여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자주한 이유에 대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국회의 지지없이는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렸단 얘기다. 김 전 대통령은 국난 극복의 유일한 길은 '통합'이라고 믿은 것이다. 실제로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2월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국회의 다수당인 야당 여러분에게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오늘의 난국은 여러분의 협력 없이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저도 모든 것을 여러분과 같이 상의하겠다"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97일 만에 처음으로 야당 대표와 단 둘이 만났다.
#얼마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중부 리버티의 도심 기차역이 단돈 50만 달러(약 7억원)도 채 안 되는 금액에 매물로 나왔다. 리버티는 농업과 방직공장이 발달했던 시절 번성했던 산업도시였지만 수십 년째 쇠락의 길을 걸었다. 시내 한복판에 텅 빈 채로 방치된 빗자루(broomstick) 공장은 마치 화석과 같다. 담배 산업의 중심지로서 한때 남부 주요 대도시로 꼽혔던 그린스보로도 비슷한 처지다. 차로 불과 한두 시간 남짓 떨어져 있는 RTP(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 지역이 '동부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첨단산업 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지속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1년간의 미국 연수를 마치고 10년 만에 기업 취재를 담당하는 부서로 복귀해보니 AI(인공지능) 물결이 우리나라의 산업 환경을 뒤흔들고 있다. 업종별 기술 트렌드는 물론 반도체의 경우 주력제품과 핵심 공정이 다 바뀌었고 부동의 메모리 1위였던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그 자리를 내줬다. 변화의 속도와 강도는 더 빨라지고 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