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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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7시간'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격노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만들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허위사실 유포사범에 대한 수사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네이버나 다음, 카카오 등 이용자들이 많은 서비스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확립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업체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검찰의 오바'라는 반응 일색이다. 이미 인터넷 업계에서는 명예훼손이 우려되는 글에 대해서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심의에 따라 임시차단 조치(블라인드) 및 삭제조치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예훼손에 대한 게시물은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판단이 진행되며 실시간 모니터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카카오톡의 경우에도 1일 60억건이 넘는 메시지가 오간다. 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법원이 발부한 영장 없이 카카오톡과 같은 개인적인 메시지를 모니터링한다는 것은 엄연한
성매매특별법 시행 10년,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여전히 성(性)을 돈으로 사고파는 것은 어렵지 않다. 스쿨존은 물론 도심 한복판, 주택가에까지 스며든 성매매는 지난 10년간의 노력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아리 텍사스촌, 청량리588 등 대규모 집장촌은 다소 위축됐지만 립카페, 키스방, 오피방, 퇴폐마사지까지 성매매는 외형을 바꿔가며 더 교묘하게 일상을 파고들었다.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은 연령을 가리지 않고 손쉽게 성매매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신·변종 성매매 업소 적발 건수는 지난 2010년 2068건에서 지난해 4706건으로 3년 만에 2.3배 증가했다. 성매매 검거 인원은 2010년 2만8244명에서 2012년 2만1107명, 지난해 2만1782명, 올해 8월 현재 1만4608명으로 오히려 감소 추세다. 경찰은 전통적인 집장촌 성매매는 물론 유사성행위 등 신·변종 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암 환자나 암 환자의 가족들에게 절실하게 와 닿는 표현일 것이다. 과거 암 진단은 사형선고와 다름없었다. 의료와 신약개발 기술의 발달로 암을 극복하는 사례가 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암은 공포의 질병이다. 대개 암환자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생존에 대한 욕망'이라는 상반된 감정이 극대화된다. 암환자 가족들도 암환자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하게 된다. 사기꾼들은 이 같은 심리를 파고든다. 신앙이나 심령술로 암을 치료한다거나, 대체요법이 있다거나, 기적의 암치료 물질을 발견했다거나 하는 등의 '암환자의 절박함'을 돈벌이로 이용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제약사나 바이오회사에게 항암제시장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현재 전 세계 항암제시장은 10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새로운 약들이 개발되면서 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 이들이 사기꾼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필수절차인 임상시험을 통해 신약의 효능을
"삼성이 도대체 얼마 써낸 거죠?", "요즘 도는 그 찌라시(정보지) 사실인가요." 지난 주말 사적인 모임자리에 갔던 기자에게 쏟아진 질문이다. 그동안 경제 이슈와 거리를 멀리 했던 이들까지도 이번만큼은 호기심 가득 찬 눈초리였다. 재계 1~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간 세기의 대결,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입찰을 두고서였다. 결국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베팅한 현대차의 낙찰이 지난 18일 공식발표 됐음에도 여전히 SNS(사회관계망시스템)에서는 뒷얘기가 퍼지고 있다. 물론 팩트인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다. 여러 '작가'들의 '찌라시'가 돌고 있지만 대개 내용의 흐름은 '삼성의 입찰가는 실제 얼마이고 이 낙찰 결과를 본 A사 오너가 격한 반응을 보였으며 이에 A사 임원들이 얼어붙어있다' 정도로 요약된다. 속이 쓰린 그 A사가 누군지에 대해선 해석이 제각각이다. 연예계 소문도 아닌 기업 이슈가 이렇게까지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일단 상상하기 힘든 거액의 응찰가
"우리는 힘이 없어요. 갑자기 연락와서 바뀌었다고 하니까 시키는 대로 하는 거죠. 궁금한 게 있으면 아시아 올림픽평의회(OCA·Olympic Council of Asia)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의 금빛 물살에 대한 기사를 찾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취재진의 수를 제한하는 하이디멘드(High demand) 시스템과 오락가락하는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대처 때문이다. 조직위는 과도한 취재 경쟁과 경기장 보안 문제를 이유로 야구 결승과 박태환·손연재 출전 경기 등에 하이디멘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OCA에 정식 승인된 미디어 AD 카드를 소지한 취재진에 한해 경기 시작 3일전 오후 3시까지 신청을 받아 입장을 허용키로 한 것. 그러나 조직위는 지난 17일 당초 밝혔던 하이디멘드 시스템을 변경하겠다고 재차 공지했다. 경기 전 신청을 받지 않고 일부 매체에만 취재를 허락한 것. 자세한 사항은 지난 18일 공지한다고 했으나 이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조직위의 해
'용감한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는 서양 속담이 있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반드시 통하는 진리는 아니다. 무모할 정도의 용기만으로 언제나 베팅에서 이길수는 없다. 치밀한 사전 계산이 선행되고 시스템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제대로 뿌리내렸을 때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요즘 한국 조선산업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1971년 배를 만든 경험이 전혀 없으면서 500원권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내보이며 영국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그리스에서 배를 수주했다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일화는 유명하다. 울산조선소를 완공하기도 전에 이미 수척의 배를 수주해놓은 용기는 세계 최고 기술력과 인력을 갖춘 조선업체의 탄생과 영광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용기보다 치밀한 사전 계산과 일하는 방식 개선이 더 중요해 보인다. 요즘 울산야드(조선소)는 과거의 무리한 수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전세계 조선소 순위를 매기는 기준이 되는 수주잔량(야드의 남은 일감)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단연
"이번에야말로 당장 정부가 회장·행장 선임에 압력(?)을 넣지 않겠다고 선언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회장과 행장의 극심한 갈등으로 최고경영자(CEO) 부재를 맞은 KB금융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의 말이다. KB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것에 대해 허망함이 담겨 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결국 임영록 회장을 해임했다. 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임 회장에 대한 해임은 조직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은 당국의 직무정지 처분과는 별도로 KB금융 회장 자리에 다시는 복귀할 수 없게 됐다. 냉정하게 다시 보면 KB금융의 CEO들은 행원부터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아니다. 임 회장과 지난 4일 금감원에서 문책경고를 받고 자진 사퇴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도 마찬가지다. 순수 민간 금융회사임에도 김정태 전 은행장, 황영기·강정원 전 회장과 어윤대 회장까지 정부와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런 시각은 금융권 전체에 퍼
'예금금리 1%'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배당주 펀드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배당을 이끌어내겠다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이른바 '초이노믹스'는 배당주 펀드에 불을 붙였고, 이 결과 최근 3개월 만에 1조3199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에서 2조2096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는 점과 비교하면 인기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이에 걸맞게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물론 배당주 펀드만 고수익을 올리는 건 아니지만 성장 잠재력과 안정성 측면에서 볼 때 배당주가 앞으로 펀드의 대세를 차지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정작 투자를 담당하는 매니저들은 "말 못할 고민이 크다"고 토로한다. 투자할 종목이 너무 빈곤하다는 것이다. 배당주라 할 수 있는 것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SK텔레콤, KT&G, KT, 포스코, 기업은행 등인데 배당성향이 그리 높지
"위험과 수익은 동전의 양면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벤처업계에선 새삼 회자된다. 벤처 투자와 벤처 창업 모두 쪽박 찰 확률이 높은 반면 대박을 낼 가능성도 높기 마련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고수익을 얻기 위해 모험을 즐겨야 하는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당연히 벤처산업 육성책도 실패의 두려움보다 성공의 결과에 무게를 둔 낙관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도 중요 정책 사안마다 '투자자보호'를 위한 장치는 벤처산업의 성장에 제동을 건다. 위험을 줄이되 수익을 높이려는 불가능한 시도의 정황들이다. 대표적인 게 코넥스의 기본예탁금 규정이다. 코넥스는 코스닥 상장이 어려운 벤처·중소기업을 위한 증권시장으로 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 코스닥이 있는데도 굳이 코넥스까지 만든 건 '옥상옥'이란 비판도 있지만 코스닥 진입을 노리는 60개 기업을 상장, 존재의 이유로 삼고 있다. 문제는 지난달 상장기업의 3분의 2는 단 한주도 거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으로서 제 기능을 못하는 셈이다. 기
"솔직히 지금 누가 총대를 메고 서두르고 싶겠습니까. 버틸 수 있는 한 눈치 보면서 '교통정리'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거죠."(A 대형 가맹점 관계자) 16일 IC(집적회로) 카드 단말기 교체 사업을 위해 국내 신용카드사들과 대형가맹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여신금융협회 주최로 IC 단말기 교체 관련 주체들이 모두 모여 첫 설명회를 가진 것. 하지만 '온도차'는 예상대로 컸다. 자발적인 참여를 요청하는 카드업계의 '러브콜'에도 대형 가맹점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보안이 취약한 마그네틱(MS)방식의 가맹점 단말기를 IC단말기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내년까지 IC단말기로 교체를 완료한 후 2016년부터 모든 가맹점에서 IC 결제를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IC단말기의 설치비용 주체가 누구냐는 것이다. 중소형 영세 가맹점의 경우 정보유출의 '원죄'를 진 카드사들이 1000억원의 분담금을 조성해 단말기 교체 비용를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대형 가맹점의 경우,
정부가 내놓은 담배세 인상에 국민들이 아우성이다. 비흡연자라고 희희낙락하지는 않다. 주민세가 두 배로 오르고 영업용 자동차세도 오른다. 부자감세와 서민증세를 비판해 온 야당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15일 국회에서는 이례적으로 다섯 개의 의원 모임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새누리당에서는 '개혁노선을 지향하는 중도파 의원들의 모임'과 혁신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아침소리'가,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긴급 의원회의'와 '중진의원 모임',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이 이날 소집됐다. 이들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국회에 모습을 나타낸 의원만 60명에 가깝다. 전체 국회의원의 5분의 1에 달한다. 국회는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의원들은 부산하게 움직인 것이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모인 이유는 증세 문제와 같은 민생 현안 때문이 아니었다. 전날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탈당을 시사한 데 대해 박 위원장의 거취와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다음 달 9일 삼척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원자력발전소 유치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유치는 국가사무에 해당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투표 결과를 미리 알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중앙 부처와 지자체가 보여준 불협화음만으로도 충분히 눈살이 찌푸려진다. 도로의 양 끝에 마주선 자동차가 서로를 향해 최고속도로 질주하다가 충돌의 위험이 가까워지는 순간 핸들을 돌린 사람은 '겁쟁이'(치킨)로 낙인찍히는 '치킨 게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겁쟁이가 되고 싶지 않은 산업부와 삼척시는 아직까지도 자신들의 핸들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다. 약 3개월 전 6·4 지방선거에서 원전 유치 철회 공약을 들고 나온 김양호 시장이 당선됐다. 하지만 그 때 만난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원전 유치는 이미 끝난 이야기로 국가사무에 해당해 주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원칙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로부터 두달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