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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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2시 '한남더힐' 감정평가 참여 평가사들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동작대로 한강홍수통제소. 기자가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았을 때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은 당황한 듯했다. 취재가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해당 공무원은 "오늘 일은 엠바고(특정 시점까지 보도 유보)가 걸린 사안"이라며 기자에게 현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사진기자의 촬영도 막았다. 통상 '엠바고'란 특정 현안이 보도됐을 때 사회적 파장과 언론이 사전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잘못된 기사를 내보냈을 때 부작용 등을 모두 고려한 뒤 동의 아래 설정된다. 하지만 이날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사실이나 감정평가업계가 그 결과를 주시한다는 것은 머니투데이 등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이 현안은 엠바고 대상으로서 가치를 이미 상실했다고 보는 게 맞다. 국토부 공무원들이 엠바고의 속성과 설정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고의적으로 취재와 보도를 차단한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사실 서울
정부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놓은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가 내수와 투자를 촉진해 경기 회복을 이끌겠다며 과감한 재정·금융 정책을 총동원하고 나섰지만 환영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문제는 새 정책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는 데 있다. 이번 정책은 재정·통화 금리 정책으로 동시다발적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연상된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의 약발은 길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일본 경제 성장률은 아베노믹스 효과에 힘입어 4.8%(1분기)와 3.9%(2분기)를 기록했지만 3분기 들어서면서 1.1%로 뚝 떨어졌고 4분기 1%에 그쳤다. 또 올해 상반기 일본의 무역적자는 총 7조5984억엔 적자로 1979년 무역수지를 집계한 이래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거시정책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코 좋지 않다는 게 경제전문
해외 직구 열풍이 주식시장에도 불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수익을 내지 못하자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해외 직투족'이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56억3000만달러 규모로 전년보다 93.6% 급증했다. 올들어 1분기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17억600만달러(1조7600억원)로 직전분기보다 26% 늘었다. 이처럼 해외주식 직접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증시가 국내보다 수익률이 좋았던데다 환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해 환차손 가능성이 크기 않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0.72%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미국 다우지수는 26%,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56%, 유럽의 유로스톡스50 지수는 17% 올랐다. 최근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투자 플랫폼 개선, 야간데스크 운영, 해외 주식 리포트 발간 등으로 예전보다 해외주식 투자 여건이 좋아졌다는 점도 해외 직투 열풍에 한몫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매매와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로 해외
요즘 홍대입구나 압구정동의 빙수가게 앞에 가보면 으레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 손부채질을 하며 1시간 넘게 기다려 먹을 정도로 한여름 빙수의 달콤함과 시원함은 강렬한 유혹이다. 10년 전만 해도 빙수는 지갑이 얇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간식이었다. 동네 분식집에서는 3000~4000원이면 팥빙수 한 그릇으로 잠시나마 땀을 식힐 수 있었다. 프랜차이즈 전문점이라고 해도 6000~7000원이면 생과일 토핑까지 곁들인 과일빙수를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빙수에도 '럭셔리' 바람이 불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파는 빙수는 1만원이 훌쩍 넘은 지 오래고, 브런치를 즐기는 일명 '영맘'(젊은 엄마)들에게 입소문이 난 디저트 카페에서는 빙수 한 그릇에 2만~3만원을 받는다. 호텔 빙수는 한술 더 뜬다. 시내 유명호텔에서 판매하는 이른바 '럭셔리' 빙수는 4만원을 넘을 정도다. 최근 한 호텔에서는 최고급 샴페인인 돔페리뇽을 얼
"순천경찰은 유병언의 은거 용의지역을 중심으로 이동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 학구삼거리 등 5개소에 목 검문소를 설치하고, 송치재 주변을 총 55차례에 걸쳐 연인원 8116명을 동원하여…" 전남 순천경찰서가 22일 배포한 보도자료 일부분이다. 대대적인 인력을 투입한 것은 순천경찰서뿐 아니다. 유 전회장의 비리를 수사하는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이 꾸려진 인천지검은 그를 붙잡을 때까지 검사장과 차장검사가 퇴근도 반납한다고 선언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역사상 가장 높은 현상금 5억원을 내걸고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하는가 하면 전국 경찰청에서 수많은 인력이 투입됐다. 순천경찰서는 이날 40일 전에 발견된 변사체와 유 전회장의 DNA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변사체가 발견된 곳은 유 전회장이 도피 직후 머물다가 검·경에 붙잡힐 뻔했던 송치재 별장에서 2.5㎞ 떨어진 곳이었다. 잰 걸음으로 30분, 승용차로 2~3분 거리다. 검찰은 그토록 잡고 싶었던 유 전회장으로 의심되는 시신이 수습됐다
계열사 47곳, 해외법인 포함 연결 대상 회사 215곳을 거느린 철강공룡 포스코가 '다이어트'에 나섰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구조조정 대상"이라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사업은 중단·매각·통합 등 과감하고 신속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힌 만큼 구조조정의 칼날이 매섭다.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계열사, 최근 수년간 제대로 된 이익을 내보지 못한 스테인리스스틸(STS) 해외법인 등이 도마에 올라있다. 리튬과 니켈만을 2대 비철강부문 소재산업으로 내세운 만큼 알루미늄·망간·마그네슘·몰리브덴 등 기타 금속 관련 계열사도 구조조정 폭풍 속 안심할 수 없을 것 같다. 예를 들어 고순도 알루미나 전문업체 포스하이알은 2010년 포스코 가족이 된 후 2012년 12억원, 2013년 25억원 영업적자를 내 구조조정 대상으로 언급된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995억원을 낸 플랜트 건설 계열사 포스코플랜텍도 구조조정 얘기가 나돈다. 매각설이 나돈 태국법인(포스코-
"시멘트 업계는 바보입니다." 반년 넘게 끌어온 시멘트 가격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 지난 15일. 한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이 같은 말을 내뱉었다. '타결'이라는 말만 놓고 보면 협상 당사자인 시멘트업계와 건설업계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합의를 이룬 것처럼 들리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이번 협상에서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가격을 기존 가격대비 1.9% 오른 톤당 1400원 인상키로 하는 데 최종 사인했다. 당초 요구했던 톤당 4000원(5.4%) 인상에 한참 못 미치는 액수다. 시멘트 가격이 고정돼있던 지난 2년간의 합계 물가상승률인 3.5%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시멘트 업계에서 '안 하느니만 못한 협상'이라는 푸념이 터져나온 이유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협상 과정을 조금 상세히 들여다봤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건설업계는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협상 자리에서 1400원 인상안을 던진 뒤 더 이상의 에누리는 없다고 버티
소위 관(官) 출신이 낙하산으로 내려가는 자리는 대개 '좋은 자리'다. 산하 공공기관의 수장은 물론 온갖 관련 업계 협회장, 감사 등 종류도 많다. 구체적인 보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 현직 때보다 책임은 별로 지지 않으면서 많은 보수를 받는 자리가 대부분이다. 등 따시고 배부르니 더할 나위 없다. 말 그대로 좋은 자리다. 좋은 자리 인만큼 아무나 갈 수 없다. 중앙부처와 주요 권력기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직급별 담당업무별로 낙하산 자격요건이 정해져있다. 어떤 업무를 맡아왔고 퇴직 당시 직급이 어느 정도면 어디어디를 갈 수 있는 식이다. 일반 국민은 있는 줄도 모르는 기관에까지 낙하산의 뿌리는 깊고도 분명했다. 우리는 크고 작은 '사태'때마다 이를 확인해왔고 세월호 참사로 그 민낯을 적나라하게 봤다. 좋은 자리는 순식간에 '나쁜 자리'가 됐다. 유착과 부패의 온상, 수술대상으로 전락했다. 나쁜 자리를 차지하던 낙하산은 곧 관피아(관료+마피아)로 명명됐고 사회적
팬택 협력업체 100여명의 임직원들이 17일 SK텔레콤 본사 앞에 모였다. SK텔레콤에 팬택을 살려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다. 팬택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검은 넥타이를 매고 떨리는 목소리로 "팬택을 살리지 않으면 우리가 다 죽는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팬택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이어 청와대 앞에서 정부도 중재에 나서달라고 부탁했다. 18일 오후에는 국회 앞에서 팬택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팬택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손을 놓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한 곳은 이동통신사, 팬택 채권단, 정부만이 아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팬택에 대해서도 "팬택 직원들은 뭐하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물론 팬택이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0일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채권단과 이동통신사에 기회를 달라고 머리 숙여 부탁했다. 참담한 현실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사내 게시판에는 '공기계를 직접 팔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는 등 직원들도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에는 '
16일 오전 8시 정부세종청사 대강당. 300여명의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눈을 크게 뜨고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예정보다 4분 정도 지나자 이날의 주인공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시간 약속 잘 지키기로 유명한 최 부총리가 본인 취임식에 지각하는 일이 벌어졌다. 늦잠을 자서가 아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새벽 6시40분 오송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집에선 한시간전쯤 나왔다. 오전 7시32분 오송역에 도착한 최 부총리는 관용차를 타고 오전 7시57분에 정부세종청사 정문에 도착, 허겁지겁 대강당을 찾아 올라갔다. 최 부총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한시간 정도. 오전 9시28분 기차를 타고 다시 서울로 가야했다. 이날 오전에 열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참석 때문. 당초 취임식은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예결위가 파행돼 하루 뒤로 밀리면서 일정이 꼬였다. 기재부는 취임식 일정을 감안, 예결위 시작 시간(오전10시)을 조정해 주
"선언적인 내용 말고 확실한 세부 내용이 나와야 알 것 같아요. 그 전에도 '서류 규제'가 문제가 됐던 건 아니잖아요. '구두 규제'가 정말 사라질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지난 1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보험 분야 규제 개혁방안에 대해 한 보험사 임원은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당국은 이번 개혁방안을 위해 수개월 전부터 숨은 규제에 대해 밑바닥부터 샅샅이 훑었다. 정작 보험업권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선언적인 규제완화 보다는 그림자 규제를 하지 않겠다는 당국의 '태도' 변화가 먼저라는 지적이다. 이번 개혁방안에서 보험가격 결정 시 중요한 잣대가 되는 '공시이율'과 '표준이율'에 대해 보험사의 자율권을 확대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보험가격 자율화는 14년 전(2000년) 도입됐지만 사실상 '그림자 규제'를 통해 가격이 통제됐다. 금리 연동형 상품에 적용되는 공시이율의 경우 보험사 나름대로 조정할 수 있는 밴드를 종전보다 2배 확대했다. 또 보장성 보험과 관련있는 표준이율도
재력가 송모씨 피살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거짓말쟁이'로 몰렸다. 서울 강서경찰서가 송씨의 금전출납장부 격인 '매일기록부'의 복사본을 2부나 갖고 있으면서도 "전혀 없다"고 허위보고를 한 탓이다. 지난 14일 현직 검사 A씨가 10차례에 걸쳐 2000여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A씨가 총 2회, 300여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던 검찰은 당연히 발칵 뒤집혔다. 강서서는 상부기관인 서울청에도 "사본은 없다"고 잡아뗐다. 원본을 쥐고도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검찰은 지난 15일 없다던 사본을 뒤늦게 강서서부터 전달받았다. 검찰은 "유족 진술이 없었으면 경찰이 끝까지 사본을 안줬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냈다. 강서서는 "사건 초기 사본을 확보했지만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까먹었다"는 석연찮은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 "살인사건과 관계된 부분은 따로 송치했는데 공식자료도 아닌 것을 왜 줘야 하느냐", "큰 내용도 아니다"는 변명도 달았다. 강서서는 검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