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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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방송에 대한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방송사들은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15일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전체회의 시작부터 목소리를 높였다. 오보와 선정적인 보도로 물의를 빚은 KBS와 MBC의 잘잘못을 재허가 심의 등에 엄격히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사발언 진행 과정 등에서 이견은 있었지만 최성준 방통위원장 역시 적극 동의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기회 재난방송의 정의와 언론사의 역할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만간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재난방송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처럼 뒤늦은 '재난방송'에 대한 검토가 다행스럽기보단 씁쓸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1년부터 '재난방송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올 1월에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라 '재난방송 및 민방위경보방송의 실시에 관한 기준'도 제정 고시했다. 그럼에도 재난방송 보도를 둘러싼 잡음은 언론의 위상을
요즘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지금 스마트폰을 사는 게 좋을까요? 이동통신사들이 영업재개한 다음에 사는 게 좋을까요?"다.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재개후 예상은 이렇다. 이동통신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다가 결국 도를 넘어 보조금 시장이 '과열'될 것이다. 상대방을 헐뜯는 내용이 오가면서 '5·23 대란'을 예상하는 보도도 나올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시장이 과열됐다고 이동통신사에 엄포를 놓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 다시 시장은 과열된다. 자신이 지켜야할 혹은 목표로 하는 시장점유율 때문에 '과열→정부 조사→과열'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는 어렵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해법으로 스마트폰 출고가격 인하가 꼽히고 있다. 50만원의 보조금을 투입하는 대신 출고가격을 25만원 내리고 보조금을 25만원을 쓰는 방식이다. 적어도 모든 소비자가 25만원의 혜택을 얻으니 좋은 현상이다. 정부도 반기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호갱님'이 사라지진 않는다. 여전히 27만원의 보조금은 시시때때로
"얼마나 긴 시간동안 브랜드 스토리를 숙성시켰느냐는 해외 바이어들이 주문을 낼 때 가장 꼼꼼히 들여다보는 요소입니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글로벌 구두 박람회에서 국내 A백화점 바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년 이상 된 장수 브랜드를 국내에서 찾기 힘들다는 점도 해외 바이어들이 의아해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아직 세계화가 먼 'K-패션'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언급이다. 한국 패션산업이 시작된 지 50여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K-패션이 진출한 해외국가는 중국 정도에 그친다. 그것도 고만고만한 브랜드가 저가 의류시장에 진출해 있는 정도다.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역사가 있는 스토리를 브랜드 가치의 척도로 삼는 선진 시장에 맞설 무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문제의 원인을 알고 있는데도 왜 그대로일까? 패션 대기업 관계자는 "당장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기 매출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그때 그때 바뀌는 유행에 맞춰 브랜드를 론칭하고 유행이 지나
"현재 증권사들이 희망퇴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리테일 부문의 적자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앞으로도 문제입니다. 지금과 같은 증시라면 최근의 구조조정도 부족할 겁니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을 앞두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전체 인원의 10% 이상, 15% 이상을 각각 내보낸다. 우리투자증권은 등기임원을 제외한 임원 25명 전원이 '경영상의 책임을 직원만 질 수는 없다'며 집단 사표를 냈다. 앞서 삼성증권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대만 유안타증권에 인수된 동양증권도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랐다. 하나대투증권이 지난달 말 희망퇴직을 받았고 대신증권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은 이미 2012년부터 시작됐다. 브로커리지(주식중개)를 주업무로 하는 증권사 특성 때문에 증시 침체로 인한 거래대금 급감이 본격화되면서 적자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시멘트 가격 인상폭이 톤당 4000원선에서 결정되는 모양새다. 지난 8일 동양시멘트, 현대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성신양회가 톤당 7만7600원으로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레미콘업체에 발송하면서다. 시멘트업계는 누적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격인상을 추진해왔다. 최근 3년새 대부분 시멘트업체가 흑자영업을 했지만 이는 누적적자를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동안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진행한 구조조정은 처절했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시멘트 7개사가 매각한 자산만 2조원 규모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는 7697명에서 4541명으로 41%가량 줄었다. 시멘트를 공급받는 레미콘업체들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인상안에 합의했다. 공은 이제 레미콘업체와 직접 협상을 벌일 건설사로 넘어갔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무대응 기조로 일관한다. 지난달 타결된 철근값 협상은 시멘트업계의 줄다리기와 비교된다. 대한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지난달 21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제강사들과 톤당 71만원의 가
지난 10일 낮 12시쯤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도산대로 13길)에서 철거 중인 5층짜리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일대 교통이 차단됐고 주민대피령까지 발령됐다. 특히 이번 사고로 가스배관이 터지면서 인근 약 2000가구의 가정에 가스 공급이 2시간가량 중단됐다.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한 세월호 참사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되짚어보는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무너진 외벽이 가스배관을 건드리지 않았더라도 인도로 쏟아진 콘크리트와 철근 파편으로 인해 행인 등이 다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건축물과 관련된 안전불감증은 대형사고로 직결된다. 석달 전에도 부산외국어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 중이던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이 무너지면서 10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100여명 넘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고 모두 반드시 지켜야 할 규정과 기본을 지키지 않았기에 발생했다. 마우나리조트 사
코넥스 기업들의 주가가 소리없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주가흐름이 신통치 않았으나 올 들어서는 주가가 저점대비 2~3배 이상 오른 대박종목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어지간한 코스닥 기업보다 성장성이 뛰어나면서도 주가가 싸다는 '투자 메리트'가 부상한 결과다. 주가 상승이 본격화된 시점이 지난해 실적이 공개된 3월 이후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 4월 이후 상장기업을 제외하고 실적 발표 후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곳은 랩지노믹스, 메디아나, 베셀, 스탠다드펌, 씨이랩, 씨티네트웍스, 알엔투테크놀로지, 엘엔케이바이오, 이엔드디, 코셋, 태양기계, 판타지오, 퓨얼셀, 하이로닉 등 14곳에 달한다. 전체 51개 상장기업 가운데 27.4%다. 주가 상승폭을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다. KB투자증권이 지정자문인인 메디아나 주가는 지난해 9월 2300원에서 이달 8일 1만500원으로 치솟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336억원으로 전년보다 13% 늘었고 영업이익은 7억원에서 37
세월호 참사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이 검찰은 민감한 사안들을 급작스레 처리하는 모양새다. 지난 7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이 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 사찰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검찰은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존재 여부를 가리는데 발표시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특히 필요 이상의 구체적인 사례를 모두 공개하며 '채동욱 망신주기'에 집중했다. 하지만 정작 청와대가 채 전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법을 어기고 뒷조사를 벌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조사에 그쳤다. 검찰은 관련인사에 대한 소환조차 안했다. 서면조사 및 관련자의 주거지 인근으로 방문하는 '친절한' 조사 끝에 "청와대는 정상적인 특별감찰을 했다"는 면죄부를 줬다. 청와대 및 국가정보원 직원의 뒷조사에 대해도 '개인적인 일탈'로 마무리 지었다. 한 법조계 인사는 "법을 집행하는 수사기관으로서 검찰은 채 전총장의 혼외자 진위 여부가 아닌 청와대의 불법 사찰 여부에 대해 조사를
하나은행 홈페이지에는 'CEO 룸'이라는 공간이 있다. 여기에는 김종준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대외활동이 상세하게 나열돼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 3월31일 이후 'CEO 룸'에는 새로운 글이 없다. 3월 한달에만 24개의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하나은행과 김종준 행장을 둘러싼 최근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김종준 행장이 지난달 17일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도 그치지 않고 있다. 징계 이유는 김종준 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미래저축은행을 부당 지원했다는 것이다. 중징계를 받았지만 내년 3월까지 잔여임기는 마칠 수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직간접적으로 김종준 행장의 중도퇴진을 압박했다. 금융당국의 '관치논란'까지 되살아났지만 김종준 행장은 조직의 안정을 이유로 퇴진 압박을 거부했다. 그리고 한동안 이 일은 잊혀졌다. 하지만 또 다시 김종준 행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카자
부하가 상사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부하는 해양경찰, 상사는 해양경찰청장이다. 지난 7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진도군청에서 "탑승자 확인 작업을 벌인 결과 구조자가 2명 감소하고 실종자가 2명 증가했다"며 "실종자가 2명 증가한 이유는 탑승자 명부에 없었던 중국인 2명이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중국인 2명, 예비부부 이씨와 황씨는 이미 시신이 수습돼 지난달 25일 발인을 마친 사람들이었다. 실종자에 포함될 수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취재진은 "왜 거짓말을 하나, 대국민 사기극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인 고명석 해경 국장이 어떻게든 설명을 하려 했으나 본인도 제대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결국 인천의 해양경찰청에서 담당자를 불렀다. 다음날 담당자가 도착하고서야 의문이 풀렸다. 지난달 18일 인원수를 발표한 이후 변동사항을 그동안 발표하지 않다가 20일이 지난 후에 최종 내역만 발표하면서 그 과정에서 생긴 오류였다. 대책본부는 지난달 18
부끄러운 고백으로 시작하려한다. 2010년 3월28일 천안함의 침몰소식에 찾은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처음 보도한 기사는 오보였다. 혈육을 바다에 남겨둔 가족들 사이에서 "OOO에게 전화가 왔다"는 고성이 나왔고, 급한 마음과 생존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그대로 속보로 전한 게 화근이었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소식과 함께 이 악몽이 떠올랐다. 아직 배를 탈출하지 못한 단원고 학생이 SNS를 통해 구조요청을 하고 있다는 보도다. 차라리 사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무색하게도, 한 초등학생의 장난으로 결론났다. 4년 전 오보는 보다 악의적이고 잔인하게 변했다. 교묘하게 사실을 가장한 문구와 SNS라는 편리한 미디어는 실종자 가족들의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칼을 벼려냈다. 유언비어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사고 수습능력은 4년 전에서 단 한걸음도 진화하지 못했다. 천안함 사건 당시 강한 조류로 구조와 수색작업에 애먹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재난 시 투입 가능한 잠수인력풀조차 관리하지도 못
보건복지부 기초연금사업지원단 공무원들에게 지난 황금연휴는 '남 얘기'였다. 2일 국회에서 기초연금 여야 절충안이 통과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은 연휴를 반납하고 밤샘 근무를 해야 했다. 복지부의 한 공무원은 7일 피곤에 지친 눈으로 기자들에게 기초연금 개정안을 설명했다. 기초연금법안의 국회통과는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자리를 채운 의원 195명 중 140명이 찬성했다. 49명은 반대, 6명은 기권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끝까지 법안 통과를 막으려 했다. 통과 이후에도 논란은 식지 않았다. 그럼에도 야당이 절충안을 받아들이고, 시행시점을 7월로 촉박하게 감행한 이유는 6월 지방선거 때문이라는 걸 부인할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야당으로서는 7월부터 450만명의 노인에게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이 지급되는 것을 막아서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여당으로서도 표를 의식해 '긴급 처리'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복지부는 기초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