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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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고용노동부 7·9급 신입 직원들과 첫 대면식을 가진 정현옥 고용부 차관은 이들의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랐다. 어림잡아 평균 연령이 32세 정도였다. "28세에 공무원이 된 나도 그 당시에는 '늦깎이'였는데..". 정 차관은 '격세지감'을 느꼈다. 지난해 7급 공무원 공채 최종합격자는 총 628명이다. 이 중 32세 이상 '늦깎이 공무원'은 208명. 33%가 넘는다. 합격자 평균 연령은 30.1세. 41세 이상 합격자는 31명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최고령자는 무려 56세였다. 첫 취업 연령이 한없이 높아지는데 정년은 그대로다. 일하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말이다. 늦게 들어왔어도 정년은 똑같이 60세다. 지난해 최고령 합격자는 4년만 일하고 퇴직이다. 2008년 개정된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한다. 이때까지도 의무화는 아니고 권고사항일 뿐이었다. 의무화를 위한 정년연장법은 지난해말 국회를 통과했다. 사업주로 하여금
"촉구하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대북 경공업 차관 첫 상환기일이 지난데 대해 '북한에 상환을 촉구하는 것 말고, 정부가 실제로 환수를 할 의지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통일부 당국자의 답이다. 정부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에 경공업 차관으로 총 8000만 달러(857억 3600만원)규모의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했다. 신발과 섬유, 비누 등의 생산에 필요한 94개 품목이었다. 북한은 차관금액의 3%에 해당하는 240만 달러를 2007년 12월과 2008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아연괴로 상환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상환해야할 금액은 원금 잔액(7760만 달러)과 이자(843만 달러)를 합쳐 총 8603만 달러(921억 7254억원)가 남았다. 북한은 올해부터 매년 860만 달러를 상환해야 한다. 정부는 북한에 상환을 촉구하는 것 외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 남북관계 상황에서 회담을 제의해도 북한의 반응이 예상가능하다"는 게 통일부 당국자의 설명
"투자수익률 19%라고 하면 당연히 원금보다 더 많은 돈을 돌려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설계사 말만 듣고 해지했더라면 후회막급 이었을 거예요." 얼마 전 만난 한 지인이 보험사 '행태'에 분통을 터트렸다. 그의 어머니는 10년전 A보험사의 '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했다. 당시 증시 활황과 더불어 변액보험이 불티나게 팔렸다. 50대였던 어머니는 고수익이 난다는 말만 듣고 이 상품에 가입했다. 변액보험은 납입 보험료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가입자에게 수익을 배분한다. '유니버셜'은 입출금까지 가능하지만 일반인이 상품 성격을 세세히 알기엔 복잡한 측면이 있다. 지인의 어머니는 매달 30만원씩 꼬박꼬박 보험료를 냈고, 드디어 지난달 말 의무납입기간인 10년이 끝났다. 연로한 어머니 대신 지인이 보험사 콜센터에 전화했지만 계약자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우여 곡절 끝에 해당 보험계약을 담당한 설계사와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설계사는 "투자수
"네, 각하. 어떻게든 능력껏 돕겠습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의장 등 세계 금융계를 움직이는 중앙은행장들을 다룬 책 '연금술사들(THE ALCHEMISTS)'에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다룬 대목이 나온다. 70년대 닉슨 정부는 경제호황 유지를 위해 노골적으로 낮은 금리를 요구했고,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아서 번스는 치솟는 물가에도 저금리를 유지했다. '각하'라는 깎듯한 존칭은 대통령과 중앙은행장의 관계를 상징한다. 번스가 조금이라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할 기미가 보이면 닉슨 정부는 중앙은행 지배구조 개편설 같은걸 언론에 흘려 압박했다. 법적으로는 '독립기관'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중앙은행의 처지는 한국은행이 더하면 더했지 다를 게 없다. 한은 제1의 목표는 '물가안정'이지만, 경제성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과거 정부들은 통화정책에 관여해 시장에 돈을 풀고자 했다. 근래 들어서도 이명박 정부가 열석 발언권'을 행사해 한은에 입김을 불어넣었다. 이성태 총재
"올해는 한국예탁결제원의 도움으로 주주총회를 무사히 마쳤지만, 정말 내년이 걱정된다." 코스닥 상장 전자업체인 A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A사는 최근 예탁원이 '섀도보팅'(Shadow Voting)으로 5% 가량의 부족한 정족수를 채워주면서 주총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당시 주총은 보통결의로 정족수 25% 이상(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섀도보팅은 상장사 주총이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되지 않도록 예탁원이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의 투표권을 임의로 행사해주는 제도다. 상장사가 섀도보팅을 신청하면 예탁원은 부족한 정족수만큼 위임장을 제공하고, 이는 주총 결과에서 나온 찬반 비율대로 배분되는 방식이다. A사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10% 중반으로 적은 편이고, 나머지 지분도 대부분 기관이 아닌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주총 때마다 회사 내 재무인력들이 총동원돼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총 참여를 독려해야한다. 다행히
"투쟁 강도를 높이면 한번 정한 정책도 뒤바꿀 수 있다는 못 된 선례를 남겼습니다. 의사들 앞에서 정부의 대응은 허울뿐이었습니다." 의사들의 집단 휴진 사태를 바라본 한 대형병원 의사는 '원칙'도 '소신'도 없이 의사들에게 끌려만 다닌 정부의 한계를 되레 씁쓸해 했다. 전 조짐은 의료계-정부 협의안이 처음 파기될 때부터 감지됐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한 달간 의사협회와 6차례 만나 의정협의안을 만들었다. 그러나 발표 4시간 만에 의사들이 협의안을 무효화했고 휴진을 결의했다. 정부는 "신뢰를 깨버린 단체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대응했지만 이 또한 말뿐이었다. 정부는 원칙을 깨고 의료계와 대화 창구를 재가동했다. 끌려다니는 정부의 모습은 지난 10일 1차 휴진이 현실화한 후에도 재현됐다. 정부는 "국민 불편을 초래한 단체에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지만 추가 협상을 통해 △의료보조인력(PA) 합법화 추진 중단 △의료인 폭행 방지법 입법 등을 선물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구성을
최근 농협금융 경영진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 중 하나가 '신뢰회복'이다. 실제로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일 일선 영업점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강에서 "전 임직원이 신뢰회복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주하 농협은행장 역시 틈 날 때마다 신뢰회복을 강조한다. 금융사의 최대 덕목이 신뢰라는 점을 감안하면, 농협금융은 이 부분에서 결정적인 취약점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농협금융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농협금융은 이미 '전산사고의 단골손님'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수차례 발생한 전산사고에 따라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전국 각 지역의 단위조합 등 여러 곳에서 같은 전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은 말 그대로 변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올해 초에는 농협카드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도 겪었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신뢰회복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농협금융이 인사실험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농협은행의 최근 외부인사 수혈이 눈에 띈다
"자괴감이 듭니다. 참담한 심정이에요. 국회가 필요없는 존재로 전락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들이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해도 할 말이 없어요." 지난 21일, 국회 정론관. 조해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새누리당 간사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로 마이크를 잡았다. 비통한 표정이었다. 원자력방호방재법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무산된데 따른 것이다. 그는 처음엔 방송법개정안과의 연계처리를 요구하는 야당을 비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달한 결론은 '국회 무용론'이었다. 소관 상임위의 수장으로서 6개월넘게 법안처리 제로(0)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결과에 대한 자성이었다. 일은 안하면서 '국회의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데 대한 괴로움을 '밥 버러지'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간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왜 유독 미방위에서 여야 갈등이 첨예한 걸까. 정치적 영향력이 큰 '방송'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은 여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선거를
두 살 된 어린 아이는 숨바꼭질을 할 때 자기 눈만 가리면 상대방이 자신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사고방식이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17~18일 열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의 재판은 마치 어린 아이 숨바꼭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검찰 진술을 번복하며 시종일관 엉뚱한 답변을 늘어놨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국정원에서 근무한 정예 요원인 이들은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와 트위터 계정, 하루 일과 등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검찰 조사 때는 윗선의 지시를 받아 트위터 활동을 했다고 털어놨지만 법정에서 "그렇게 장황하게 말했다면 나는 거의 천재다. 나는 돌아서면 잊어버린다"고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꿨다. 심지어 "당시 검사님 눈을 쳐다볼 수가 없을 정도로 겁을 먹었다"고 엄살을 부리는가 하면 "이 자리에 앉아있지만 내가 내가 아니다. 혼은 다른데 가 있다"고 동문서답을 하기도 했다. 듣다 못한 재판장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를 매입했을땐 아무래도 투자 목적이 있지 않았겠어요. 그런데 일반분양가보다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니 분통이 터지죠." '27.1㎡'의 아파트 대지가 주민들도 모르게 도로로 바뀌어 화제가 된 '테헤란아이파크'의 한 조합원은 분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만한 땅이 지목(토지용도) 변경됨에 따라 인접한 '개나리4차' 재건축이 가능하게 된 것이 배가 아프다는 얘기가 아니었다. 1대 1 방식의 도급제로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면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커져 결과적으론 일반분양을 받는 것보다 못하게 됐다는 심리적 상실감 때문이었다. 추가분담금이 커진 이유는 조합의 예산집행이 불투명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결정들이 많았다는 것. 그 중 하나가 바로 '27.1㎡'의 지목 변경이었다. 결국 조합원들의 의견도 묻지 않고 예산을 방만하게 집행한 조합장과 임원들의 비리 때문이었다는 얘기다. 조합장의 비리 내역을 세세히 알려준 나이 지긋한 조합원은 "재산이라고 해봐
19일 2기 방송통신위원회 마지막 전체회의. 종합편성채널방송채널사용사업자(종편PP) 재승인에 대해 심의가 진행됐다. 방통위는 1시간30분 남짓 심의 후 몇가지 조건과 강제력 없는 권고사항을 부과한 후 재승인을 의결했다. 야당 추천 위원들은 재승인 심사위원회 결과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제대로 된 심의를 할 수 없다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심의 과정에서 야당추천 위원인 양문석 상임위원은 종편PP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일부 내용을 언급하며 "심사위원회의 세부 심사항목별 점수가 어떻게 나왔냐"고 물었다. 하지만 방통위 사무국은 답하지 않았다. 양 상임위원이 "채점표를 보여주지 않으면 의심은 커진다"며 "상임위원이 법에 정해진 일을 제대로 하겠다는데 못하게 하면 행정을 방해했다며 사무국을 고소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도 "감춰서 심의할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 노출이 없다면 상임위원들에게 못 보여줄 이유가 없다"며 "이 자리에서 보여주자"며 세부 심사항목
"결과적으로 독자신용등급 도입의 발판이 마련된 것 같다." KT ENS 대출사기 사건 이후 채권시장에서 나오는 말이다. 지난해 떠들썩했던 STX·동양사태와 맞물려 KT ENS 사건이 외부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기업 자체의 신용등급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강화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KT ENS 대출사기 사건은 KT ENS의 협력업체 대표가 KT ENS 직원과 짜고 가짜 서류를 만들어 은행 등에서 1조8335억원을 빌린 뒤 2894억원을 갚지 않고 착복한 사건이다. 처음 사건 소식이 전해졌을 때 시장 여파가 신용등급 제도로 향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모기업인 KT가 재무 지원 가능성을 일축하고 KT ENS가 지난 12일 만기 CP(기업어음)를 갚지 못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상황이 묘하게 흘렀다. KT ENS는 그동안 KT의 100% 자회사라는 점이 감안돼 자체 신용등급보다 한두단계 높은 A등급을 받아왔다. KT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신용등급은 B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