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00 건
"동일한 내용이지만, 다른 이름으로 두 번, 세 번 발의되는 환경관련법을 보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최근 만난 제지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쏟아져 나오는 환경정책으로 회사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환경을 보호해야한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관련법안들이 갑작스럽고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다보니 대응책 마련은커녕 세부내용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6개월간 '자원순환'이라는 이름으로 발의된 법안만 네 건이다. 정부안으로 '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고, 의원입법으로 '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안', '자원순환사회촉진기본법안', '자원순환촉진기본법안' 등 3개의 법안이 발의됐다. 사실 이들 법안은 산업 폐기물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의 차이만 있을 뿐 세부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다보니 하나의 사안을 놓고 관련법안들이 정반대의 규제내용을 담고 있는 웃지못할 상황도 벌어진다. '환경오염피해구제법'이 대표적인
"정답은 경기가 회복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중소서민부문 2014년 금융감독 업무설명회' 이후 한 저축은행 관계자가 한 이야기다. 설명회에서 저축은행 업계가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내용들이 발표됐지만, 그러한 지원방안들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푸념이었다. 발표에는 신용평가시스템 선진화, 10~20%대의 중간 금리대 개인신용대출 공급 등으로 여신운용 능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것과 함께, 할부금융업, 펀드판매업, 정책자금 취급 등의 신규업무 시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들이 담겼다. 이러한 신규업무 지원에 대해 업계는 실효성에 있어 의문을 나타낸다. 할부금융업, 펀드판매 등은 이미 기존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삼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업계는 오히려 가장 현실성 있는 대책으로 충당금 기준을 완화시켜 달라고 요구한다. 저축은행은 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기초연금법안 관련 긴급 현안보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기자는 가슴이 답답해지는 걸 느꼈다. '국민들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 수급액이 줄어드는 내용의 기초연금법을 충분히 설명했는지'를 묻는 이언주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문 장관은 지난 달 중간 발표된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그는 "그 동안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는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국민들에게 기초연금 정부안을) 설명했다. 그에 대한 반증인지 지난달에 보사연에서 한 여론조사를 보면…"이라고 말했다. 발언이 중간이 끊겼지만 "기초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좋아진 것을 알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 장관이 언급한 보사연의 여론조사 결과(전국 30대 이상 성인 1000명 대상)는 '65세이상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기초연금을 월 10~20만원 차등지급 한다'는 기초연금 정부안에 대해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국가정보원의 전신이던 중앙정보부가 1961년 창설됐을 때 내세운 원훈이다. 일반 국민들이 알아차리기 어려운 곳(음지)에서 활동해 국가의 자유와 안보 등(양지)을 추구한다는 의미였다. 37년간 유지됐던 원훈은 정보의 가치를 강조한 국민의 정부 당시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뀌었다가 2008년에 이르러 현 원훈 '자유의 진리를 향한 무명(無名)의 헌신'으로 자리 잡았다. 현 원훈은 음지에서 활동하는 '이름 없는' 요원들이 양지를 추구한다는 핵심에서 1961년 것과 같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일까. 잘 드러나지 않던 국정원에 대한 국민의 상상은 여러 문화 분야의 소재로 애용됐다. 1998년작 영화 '쉬리'는 북한 정보요원의 음모를 막는 국정원 요원이 출연했고, 2000년 이후에도 2009년 드라마 '아이리스', 2010년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 2012년 영화 '베를린'에도 출현하며 '멋진' 역할을 주로 도맡았다. 하지만 멋진
최근 배달앱 1위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12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받았다.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은 것이지만 이를 보는 자영업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최근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배달앱의 결제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자영업자의 불만 섞인 글이 올라왔다. 이를 시발로 배달앱이 자영업자들에 기대 자기들 배만 불린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배달앱 업체들은 홍보전단지에 비하면 배달앱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는 항변을 한다.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대표는 '전단지를 배포하고 보고 주문을 하는 비용을 분석해 보면 주문당 5000원 정도가 들어가는 데 배달의민족 바로결제는 1만원 주문시 14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이 글은 자영업자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자영업자는 홍보전단지도 만들어 배포하고, 배달앱도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비용이 이중으로 지출되고 있음을 감안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결제수수료 1400원(14%)이 저렴하다는 김
정부가 지난달 26일 '미친 전셋값'을 해결하겠다며 '선진화'로 이름붙인 전·월세대책을 내놨다. 월세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해 전세 수요를 월세 수요로 바꿔 전셋값을 잡는다는 것이었다. 저금리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에게도 혜택이기 때문에 '일타쌍피'를 노린 한 수였다. 대책이 나올 때만 해도 정부가 세입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보여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정책이 나왔다"는 반응이었다. 세입자들의 소득공제를 통해 그동안 세금을 내지 않던 집주인들도 찾아낼 수 있는 만큼 세수 차원에서도 의미가 컸다. 하지만 정부가 간과한 것이 있다. 현행법상 2주택자 이상(기준시가 9억원 이상 1주택자 포함) 월세소득을 얻는 경우 소득을 신고해 세금을 내야 하지만 현실은 거의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세당국도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탈루·탈세를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정부가 집주인에게 세금을 물리겠다고 나서자 일이 꼬였다. 집주인들은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겠다"며 전세로
"지금 안행부는 총체적 난관이다. 수장과 부책임자가 잿밥에만 몰두하는 건 국민들의 개탄을 받을 여지가 충분하다. 여기서 당당하게 (출마여부를) 밝혀 달라." 지난달 19일 개인정보유출 재발방지를 위한 입법청문회에서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건넨 말이다. 전대미문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후속대책이 시급한 마당에 주무부처의 장·차관이 나란히 지방선거 출마설로 언론에 오르내리자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것. 당시 유 장관은 "저도 신문을 보고 그제야 알았다"고 정색했다. 유 장관은 오는 13일 케냐에서 열리는 한국-아프리카 5개국 공공행정장관회의 참석차 풍토병 예방 주사를 맞으러 지난달 말 병원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3월에 접어들면서 유 장관은 휴가를 냈고, 휴가 이틀만인 지난 4일 김포시 새누리당 당직자들과의 긴급회의 이후 출마를 공식화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박찬우 안행부 제1차관이 천안시장 출마를 위해 사임했다. 현재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이 제1차관에 내정되긴
세계적인 식품기업인 네슬레는 올 초 한국 롯데그룹(롯데푸드)과 한국 내 합작사인 '롯데네슬레코리아' 주식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커피믹스 시장에서 점유율 3위로 밀리자 유통망이 강한 롯데와 손잡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네슬레는 그러나 이와 별도로 스위스 네슬레 본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네슬레코리아'는 유한책임 회사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네슬레코리아는 캡슐커피 머신과 캡슐커피 브랜드인 네스프레소와 돌체구스토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캡슐커피는 한국에서 한때 매출 신장률이 250%(머신 기준)를 넘을 정도로 확장세가 가파른 사업이다. 바로 여기에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주식회사로, 네슬레코리아는 유한책임 회사로 책정하려는 속내가 담겨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한국네슬레는 주식회사 방식으로 매년 실적이 여과 없이 공개돼왔다. 하지만 앞으로 네슬레코리아는 유한회사로 바뀌어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가장 기본적인 기업 정보조차 알기 어렵게 됐다. 유한회사는 사원이 회사 출자금
2001년 한국형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를 표방하며 출범한 코오롱FnC의 SPA브랜드 '쿠아'가 최근 슬그머니 사업을 접었다. 엄청난 기세로 승승장구할 것처럼 보였지만 "가격부터 콘셉트까지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쿠아의 사업 포기는 판매를 꾸준히 늘려갈 핵심 경쟁력은 갖추지 않은 채 글로벌 SPA의 빠른 신상품 교체 주기만 따라한 결과다. 뱁새가 황새를 흉내 내다가 사업을 송두리째 날린 최악의 상황을 자처한 셈이다. 사실 SPA는 대량생산을 무기로 자신들의 의도에 맞춰 저렴하고 신속하게 옷을 만들어줄 생산업체와 자신들의 패션 콘셉트에 따라 옷을 진열하고 판매할 수 있는 매장들을 강력하게 움켜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SPA를 표방하며 등장한 토종 브랜드는 SPA의 핵심요건인 '대량생산'은 물론 '대량유통'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무늬만 SPA다. 숫자로 보면 SPA간 격차는 좀 더 명확해진다. 연 매출 23조원인 자라는 전 세계에 6000여개 매
지난달 27일 오만에서 뇌물제공 혐의로 법정구속된 A상사 부사장 B씨(62)는 중동전문가다. 그는 대학시절 현지 언어를 전공한 뒤 이 회사에 입사해 30년 넘게 중동시장을 개척해왔다. 그는 수출실적을 인정받아 석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일반회사 정년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중동의 모래바람에 맞서는 것을 보면 그의 '실력'을 가늠케 한다. B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현지 국영석유회사 사장에게 840만달러(약 90억원)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0년에 벌금 400만오만리알(약 111억원)을 선고받았다. 회사 측은 석유화학플랜트 수주과정에서 현지 컨설팅업체에 정상적인 비용을 지급했다면서 항소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들여 키워낸 '인재'를 잃는 것 못지않게 회사가 받을 유·무형의 타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중동프로젝트 수주과정에서 현지 컨설팅은 필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는 각종 현지 절차와 규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A사
최근 롯데그룹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롯데마트 영업시간을 밤 12시에서 밤 11시로 1시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을 놓고 뒷말이 많다. 이 1시간을 단축한다고 해서 중소상인과 전통시장을 보호할 수 있느냐는 것부터가 논란의 대상이다. 대형마트가 밤 11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전통시장이나 동네슈퍼로 몰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초등학생도 답을 아는 문제다. 오히려 그 시각에 문을 여는 편의점 점주들이 반사이익을 받는다면 모를까 전통시장 운운하는 것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았다. 롯데마트가 영업시간 단축의 전제 조건으로 '대형마트 3개사가 합의할 경우'라고 못 박은 것도 쓴 웃음을 짓게 한다. 롯데마트 스스로 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찾아야지 물귀신처럼 이마트나 홈플러스를 끌고 가려 한 것은 영업 간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른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롯데마트는 왜 혼자 저렇게 나댈까 하는 생각마저 들 수 있다. 의무 휴업으로 가뜩이나 대형마트 영업시간이 줄고 있는데 유통산업발전법에서 분
대덕연구단지에서 외국인이 택시를 잡고 이렇게 묻는다. "코리아 리서치 인스티튜트 오브 스탠다드 앤 사이언스, 플리즈(Korea Research Institute of Standards and Science, Please)!" 운전사가 못 알아듣자 다시 짧게 묻는다. "크리스, 유 노(KRISS, you know)?" 승객이 가려는 곳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하지만 이 같은 말을 들었을 때 외국어 실력자라 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orea Research Institute of Bioscience and Biotechnology·KRIBB), 한국원자력연구원(Korea Atomic Energy Research Institute·KAERI) 등도 영문이름이 어렵고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 랩'(Bio Lab),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아토믹 랩'(Atomic Lab) 식으로 고쳐 달면 훨씬 부르기도 기억하기도 쉬울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