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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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끝나고 가을장마가 이어지면서 '주목(?)'받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는 '강남역'이 그곳이다. 언젠가부터 집중호우만 내리면 물바다로 변하다보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재난 현장을 중계하는 게 유행이 돼버렸다. 오죽하면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 가사에 빗대 '상습침수가 강남스타일'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올까. 강남역이 상습침수지역이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5번이나 물에 잠겼다. 서울시도 지난 2010년에 침수를 막겠다며 대책을 내놨다. 지하 40m에 지름 7.5m, 길이 3.1㎞ 규모의 '대심도 빗물저류배수관'을 묻어 강남역 일대에 몰리는 빗물을 한강으로 직접 흘려보내겠다는 것. 그러나 1300억원 넘는 막대한 공사비와 비싼 유지관리 비용으로 인해 사업 자체가 미뤄져오면서 강남역 침수도 일상화가 됐다. 시는 일단 대안 마련을 약속하고 있지만, 확실한 방안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발표한
서울 역삼동의 한 고층빌딩 22층. 사람들이 확 트인 창문 너머 풍경을 보면서 점심을 먹고 있다. 유명 레스토랑은 아니다. 평범한 사무실에서의 점심이다. 직장인 대부분이 부러워하는 구글 점심이다. 미국 본사처럼 '없는 게 없는' 식당은 아니지만 뷔페로 차려진 구글코리아 점심도 다른 구내식당은 물론 웬만한 음식점보다 훌륭한 메뉴와 맛을 자랑했다. 구글 점심은 구글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복지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구글코리아 직원들은 점심 약속을 회사 사무실로 잡는 경우가 많다. 구글코리아를 나간 직원도 구글 점심은 그립다고 했다. 다른 회사 직원들이 구글 점심을 부러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10여명의 모바일앱 회사 사장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구글 점심은 화제였다. 직원 복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사장들이 너도나도 직원들 점심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대부분 직원 점심은 돈으로 준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에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 물가가 하늘을 찌르는
레슬링 그레코 로만형 66kg에 출전한 김현우 선수는 부상으로 인해 한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한국 레슬링에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유도 남자 81kg급의 김재범 선수 역시 왼쪽 어깨, 무릎 인대 부상 때문에 왼쪽 몸 자체를 쓰지 못했지만 4년 전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독일의 올레 비쇼프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런던올림픽이 더 큰 감동으로 와 닿는 것은 이런 부상투혼이 어느 때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재벌총수의 배임과 횡령 등 경제범죄에 대해 집행유예 금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금지'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및 가공의결권 제한’ ‘보험·증권·카드 등 제2금융도 금산분리’ 정치권에서 잇따라 이른바 '경제민주화' 방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정 재벌 총수나 일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라 사실상 모든 대기업이 '경제 민주화'법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렇게 경쟁적으로 기업 때리기에 나서다간 견딜만한 '부상' 정도가 아니라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주역에 '궁즉통(窮則通)'이란 말이 나온다. 궁(窮)하면 변(變)하고, 변(變)하면 통(通)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을 이루기(通) 위해서는 궁(窮)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말은 제약업계에 딱 들어맞는다. 바이오회사 인수·합병, 신약 연구·개발 강화, 수출 계약 체결 등 제약업계가 스스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10년의 업력을 자랑하지만 제약업계는 그동안 유난히 변화에 둔감했다. 정부가 제약산업 육성을 이유로 제네릭(복제약) 약값을 후하게 쳐준 탓이다. 제약사들은 온실 속의 환경에 안주했다. 신약개발을 등한시했고 내수시장에서 제네릭을 파는데만 집중했다. 그렇게 해도 먹고 살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의 대규모 약가 인하로 한순간에 온실이 걷혔다. 실적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제약사들은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 그러자 역설적이게도 100년 넘게 꿈쩍도 않던 제약사들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탕에는 '살아남으려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궁
16일 대한민국 경제계에는 몇 가지 새로운 기록이 추가됐다. 16년만에 주요그룹 총수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 이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배임 혐의로 징역 4년에 벌금 50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기업 총수로서는 역대 가장 무거운 처벌이자 김 회장 개인으로서는 세 번째 구속수감이다. 판결문이 낭독되는 순간 재판장 안의 분위기는 '충격'이었다. 재판장 안을 가득 채운 한화 임직원들의 입에서는 나지막한 탄식이 새어나왔다. 설마 구속까지야 되겠냐는 기대가 무너지는 소리이기도 했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앞날이 불투명해질 것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기도 했다. '재계순위 13위 그룹 총수의 구치소행'이라는 자극적인 사실에서 감정적인 동조를 배제하고 향후 초래될 경제적 파급효과만 놓고 살펴본다면, 재판장 안에 울려 퍼졌던 탄식에 담긴 우려는 비단 한화 임직원들만의 몫은 아니다. 김승연 회장은 이번 재판을 앞두고 분주한 날들을 보냈다. 이라크로 직접 날아가 80억달러 규모의 비스야마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 14일 저축은행중앙회장 공모가 마감되면서 흘러나온 반응들이다. 주용식 현 회장은 오는 23일로 임기가 끝난다. 후임 회장을 뽑기 위해 공모 절차를 밟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주 회장도 연임을 포기했다. 결국 중앙회장의 자리는 한동안 공석으로 남게 됐다. 저축은행 업계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한 때 요직으로까지 꼽혔던 중앙회장 자리가 '찬밥'으로 전락한 이유는 단순하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결과다. 대형 저축은행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회원사는 급감했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100여개 이상이던 저축은행의 숫자는 현재 93개 수준으로 줄었다. 이 과정에서 부실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치부를 드러냈고 일부 경영진들의 부도덕성까지 부각됐다. 밀항을 시도하다가 붙잡힌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사례는 씁쓸함을 넘어 부끄러움을 남겼다. 그만큼 저축은행 전반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일종의 명예직인 중앙회장도 명예롭지 못한 자리가 됐다. 과거를 정리하는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26일 이후 180포인트 넘게 오르며 1950선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고작 25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급등했지만 개인 투자자가 90%를 차지하는 코스닥에 들어온 외국인은 거의 없었다. 지난 10년간 코스닥은 500선을 등락하며 지루한 '제로섬 게임'을 반복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시장이 성장하려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코스닥 시장이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는 위험한 시장을 무조건 회피하지 않는다. 미래 수익이 보인다면 헤지(hedge) 수단을 마련한 뒤 진입한다. 코스닥 시장에 다양한 투자자를 끌어 모으려면 헤지 수단을 확충돼야 한다. 헤지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선물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헤지는 코스피200 선물이 담당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200 선물이 있어 코스피 시장에 쉽게 진입하고 빠져 나간다. 코스피200 선물 거래대금이 현물의 6배
서울의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았던 이달 초 서울 공릉동 한국전력 연수원에선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실내에서 교육을 받고 있던 한전 직원이 정신을 잃고 갑자기 쓰러진 것. 이 직원은 119구조대의 심폐소생술을 통해 정신을 되찾았지만, 자칫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도 있었다. 이날 교육장내 온도는 34도였지만, 한정된 공간에 사람들이 많은 탓에 체감 온도는 훨씬 높았다. 회사의 절전정책상 냉방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채 수업을 진행하다 직원이 참변을 당할 뻔 했다. 화들짝 놀란 한전에선 급히 교육장 에어컨을 가동했고, 이후에도 수업 중 냉방이 이뤄지고 있다. 전기를 팔면서 "아껴 쓰라"고 외치는 한전이 전기를 너무 아끼다 벌어진 사고다. 국민들은 이런 한전을 안쓰럽게 보면서도 공감은 하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가 그동안 전기요금을 꼬박꼬박 받아가 놓고는 전력난을 극복할 특단의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무조건 절약만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협조 덕분이었을까. 매일같이 전력수급 비상사이렌이
"비과세 폐지를 기존 가입자에게도 적용한다는 건 말이 안되잖아요." 비과세 혜택 때문에 신협에 3000만원을 3년간 예탁했다는 이모씨의 말이다. 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5개 상호금융기관의 출자금·예탁금 비과세 혜택은 올해말 폐지될 예정이다. 다만 출자금은 3년간 5%의 세율을 부과하고, 예탁금은 2013년 한해만 5%를 과세한 후, 2014년부터 9%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는 지난 2006년 개정된 세법(조세특례제한법 88조와 89조)에 따른 것으로, 당시 개정안은 비과세 적용기한을 2007년1월1일부터 2012년12월31일까지로 명시했다. 문제는 기존 예탁금 가입자에게도 개정안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상호금융기관의 창구에서 비과세 혜택 기간을 알려주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개정안을 알고 예금에 가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5개 상호금융기관의 전체 수신은 362조원이고, 이중 비과세 예탁금의 규모는 전체 수신의 37.5%를 차지하는 136조원에 달하는
유럽 위기 이야기야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유럽 위기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눈에 띄는 의견이 나와 관심을 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의 유럽 외환 대표 토마스 크레신은 지난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자본 이탈이 또 다른 폭풍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크레신 대표에 따르면 유로는 5월 후 교역 가중치를 기반 해 5% 하락했으며, 달러대비 8% 떨어졌다. 일본 엔과 중국 위안화 대비로는 지난 6월 이후 14% 밀렸다. 이는 유럽 위기가 불거져도 자본이 유로존 주변국에서 핵심국으로 이동하며 유로 가치가 보합세를 이어가던 기존 양상과 다르다. 크레신은 "유로존에 대한 신뢰의 위기가 새로운 차원으로 진전되고 있는 신호가 늘어나고 있다"며 "처음에 유로존 핵심국으로 이동했던 자본이 지금은 유로존 밖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로를 사용하지 않는 유럽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상승은 유로를 대체할 통화로 투자자들이 몰리
"최근 상장된 기업들을 보세요. 벤처라고 할 만한 곳이 있습니까. 코스닥시장은 이미 벤처업계에서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의 줄임말)이 됐습니다." 최근 벤처기업협회 관계자가 코스닥시장을 두고 한 말이다. 그에게는 모처럼 찾아온 '제2의 벤처 붐'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까 염려하는 기색이 뚜렷했다. 벤처업계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뒤 10년 만의 벤처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고무돼 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체 벤처기업 수는 2만6576곳으로 2007년(1만4015곳)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벤처투자도 증가세가 확연하다. 국내 벤처 신규투자액은 2010년 10년 만에 1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1조2608억원으로 늘어났다. 올 상반기에도 5386억원의 신규투자가 진행됐다. 이는 2008년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로 닷컴 열풍이 정점을 찍은 2000년 2조2000억원을 제외하면 근래 최대 규모다. 그러나 초기 벤처기업들은 이런 외형성장의 수혜
첫 단추를 잘못 꿴 무상보육 정책이 재정난 해결의 물꼬를 트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총리실이 지방재정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다툼의 중재자로 나섰지만 갈등은 아직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자체들은 급기야 '예산 돌려막기' 식으로 급한 불을 꺼오다 그마저도 한계에 봉착했다며 중단 시기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사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갈등만 심화되는 데는 문제해결 과정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중앙정부의 잘못이 크다. 지자체는 애초부터 재정 부족분을 국고에서 모두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돈이 없다"고 버티는 지자체에 이렇다 할 해법도, 확고한 원칙도 제시하지 못한 게 중앙정부다. 정부는 당초 중앙과 지자체 간 재정분담 원칙을 들어 지방 부족분을 국고로 지원해주는 방법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원칙'이 흐트러지면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정부 관계자들은 직접 지자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