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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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과 책 쓰기, 봉사활동을 하겠다. '월급을 받는 일'은 당분간 할 생각이 없다." 지난 12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안택수 신용보증기금(신보) 이사장은 이렇게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했다. 다음날에는 직원들과 송별회도 가졌다. 퇴임일(17일)을 하루 앞둔 16일에는 이임식이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다. 16일 오후 금융위는 신보에 안 이사장 재연임을 통보했다. 지난해 7월 한 차례 연임된 것에 이은 두 번째 연임으로, 신보 36년 역사상 재연임을 한 이사장은 안 이사장이 처음이다. 급작스런 연임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이임식 준비에, 아프리카 여행을 가기 위한 비행기 티켓까지 끊었으니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다. 제일 유력한 설은 지역 편중논란이다. 유력한 이사장 후보로 거론됐던 홍영만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PK(부산·경남) 출신이란 점이 부각되면서 금융권에서는 주요 금융기관장이 PK로 채워지게 된다는 말이 돌았다. 현재 신동규 NH농협금융 회장을 비롯해 주
"기업들이 주관사나 자문사를 선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룰이 뭔지 아세요? 바로 'CYA' 입니다." 한 국내 대형증권사 IB(투자은행) 관계자가 '우스갯소리'라는 전제를 달아 한 말이다. 내로라하는 금융전문가들이 모인 IB시장에서 '빅딜'을 따내려면 해박한 금융지식, 치밀한 플랜, 화려한 언변의 프레젠테이션, 승부사적 기질, 협상력 등의 자질이 중요할 것 같은데 생소한 'CYA'라는 단어가 등장해 기자의 귀가 솔깃해졌다. CYA는 'Cover Your Ass'의 줄임말이란다. CYOA(Cover Your Own Ass)로도 쓰인다. 영어 'Ass'의 뜻을 떠올리면 대략 이해가 된다. 다름 아닌 뒷일을 커버하라는 말이다. 곧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하고 면피할 구실을 확보하라는 뜻도 된다. IB업계에서는 나중에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해 국내 IB보다는 외국계 IB가 선호되는 현실을 빗댄, 일종의 은어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일이 잘못되더라도 골드만삭스에 맡겼는데도 안됐으니 도리가 없지
지난 14일 오후 5시 서울 양재동 교총회관서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 주최 공개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 주제는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 굵직한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에도 세미나 장소가 사람들로 빼곡하게 들어찰 정도로 새 의료법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은 뜨거웠다. 새 의료법이 시행되면 1명의 의사는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은 물론 '운영'도 할 수 없게 된다. '의료인은 하나의 의료기관만 '개설'할 수 있다'고 명시한 기존 의료법 조항이 '의료인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 및 '운영'할 수 없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 네트워크병원들은 기존 의료법을 바탕으로 대표원장이 다른 병원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여러 원장이 함께 병원을 여는 방식으로 다른 병원 '운영'에 관여해왔다. 새 의료법이 통과된 이후 네트워크 형태의 병원들은 모두 불법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때문에 의료법 개정이후 일부 네트워크병원 오너들은 일제히 매각작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
"고등학교 졸업 후 입사 4년차가 되면 대졸자 임금대비 90% 정도는 받아야 하지만, 고졸이라는 이유로 시간이 지날수록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승진 기회도 없는 것 같습니다."(특성화고 교사) "지금은 정부에서 고졸 채용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다음 정부에서도 관심이 지속될지 걱정입니다."(특성화고 학부모) "중소기업은 연봉이 너무 적은데다 복리후생이 열악하고 비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들어요."(특성화고 출신 취업 준비자) 머니투데이가 지난 7월4일부터 특별 기획 기사로 연재하고 있는 '열린고용 새로운 대한민국 만든다'를 본 많은 독자들로부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 기획 기사는 "정부가 고졸 채용 문화를 독려하고 있고, 기업들도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열린 고용' 정책 추진 덕분에 기업들이 고졸 채용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에
최근 국내 신용카드 업계에서 '배신자'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카드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원색적인 단어가 등장하고 있는 것. 카드사의 한 임원은 "배신자가 나오면 끝"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아리송한 말들이지만, 배경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카드업계는 올해 말부터 새로운 카드 가맹점 체계를 적용한다. 35년만의 개편이다. 새로운 수수료 체계에 따라 전체 가맹점의 96%가 지금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다. 반면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지금보다 0.2~0.3%포인트 가량 올라갈 전망이다. 이번 개편안의 큰 줄기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들은 연간 8739억원의 수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형가맹점이 동참할 것을 전제로 했을 때의 수치다. 수수료가 올라가는 대형가맹점이 미온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수익 감소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금융당국도 이를 우려해 수수료 체계를 지키지 않는 대형가맹점
국립중앙도서관이 지난 10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의 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2011년에 이어 2012년 상반기에도 이용도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책이 해를 넘겨 꾸준히 인기를 얻는 배경에는 위로와 공감이 있었다. 짐짓 가르치려 들기보다는 "나도 때로는 우연에 기댈 때가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는 김 교수의 고백에 많은 이들이 위안을 얻었다.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도 '청춘'과의 소통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청년대표와 당직자가 직접 만나는 '청년미래최고위원회의'를 구성했다. 대선후보 경선과정을 SNS로 생중계할 ' 20대 누리캐스터'도 모집 중이다. 문재인, 김두관 등 민주통합당 대권주자들도 동영상과 SNS를 활용해 젊은 유권자들과 만나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낯선 풍경은 아니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도 대다수 후보들이 SNS 계정을 개설해 젊은 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각 정당은 청년 유권자를 위해 반값 등록금, 일자리 창출, 기숙사 확대, 사병 월급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영유아에 대한 무상보육이 예산 부족으로 중단 위기에 처한 것이다.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길 때 돈을 지원하는 보육비는 지난해까지 소득 하위 70% 계층에게만 지원됐지만 올해부터는 모든 계층으로 확대되면서 0~2세 영유아에 대한 어린이집 이용이 급증했다. 시행 넉 달 만에 재원 부족으로 중단 위기를 맞은 것은 예고된 일이었다. 소득이나 맞벌이 여부와 상관없이 보육료를 지원할 경우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까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 재원이 동이 날 것이란 경고는 여러 차례 나왔었다. 그러나 이런 경고를 뒤로한 채 무상보육은 강행됐다. 그 결과 어린이집 보육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맞벌이 부부 등 정작 보육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와 정부는 서로의 탓으로 돌리기 바쁘다. 무상보육을 놓고 정부와 국회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잘잘못을 따지고 있는 사이 무상보육 재정의 절반을 부담하는
2000년대 들어 드라마를 시작으로 K팝이 몰고 온 '한류'에 모두가 열광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1980~90년대 서민들의 삶과 함께 했던 '1인 창무극의 명인' 공옥진 여사가 지난 9일 조용히 하늘로 떠났다. 여사의 죽음 이상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제 더 이상 '곱사춤' '병신춤'과 같은 고인의 춤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정식으로 춤을 전수받은 사람도 없다. 지난 30여년간 여사의 문하에서 1인 창무극을 배운 이는 영광문화원 사무국장인 한현선씨(48·여)가 유일하다. 하지만 무형문화재 지정이 늦어진 데다, 공 여사의 투병까지 겹치며 전수자 신청을 결국 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동료 국악인과 후학들이 '1인 창무극'의 무형문화재 지정 신청을 문화재청에 했지만 번번이 거부됐다. 전통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창작'한 것이라는 게 이유다. 결국 2010년 11월에 '판소리 1인 창무극 심청가'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로만 지정됐다. 문화재보호법에서는 연극·
"은폐를 멈춰라! 다이먼 당신은 사기꾼이야!" 6월 14일. JP모간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청문회를 시작하려던 미국 국회의사당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아우성이 순식간에 울려 퍼졌다. 대규모 파생상품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으로 끌려 나온 다이먼 CEO를 비난하기 위해 청문회장을 급습한 이들이 10여 분 동안 시위를 벌였다. 가관이었던 점은 시위대가 그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청문회장에서 끌려 나가는 동안 다이먼은 어떤 동요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사태를 통감하는 엄숙한 표정 대신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7월 5일. 밥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즈 전 CEO에 대한 청문회는 심각한 듯 보이지만 결코 긴장된 것 같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세계 금융거래의 중요한 잣대인 리보 금리를 조작한 희대의 사건을 다루는 청문회였지만 종종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은 어쩌면 지나치게 권위적이
여윳돈이 생겨 펀드에 투자하려고 은행에 들렀다. 급여이체계좌를 갖고 있다보니 펀드나 ELS(주가연계증권) 등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주로 이 은행을 이용한다. 성장형펀드에 가입하려고 원하는 펀드이름을 댔는데, 은행원이 의외의 대답을 했다. 해당 펀드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 이 펀드는 설정액 1조원이 넘는 대형펀드인데도 대표 시중은행이 팔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 펀드는 물론 이 은행 계열운용사 상품이 아니다. 은행원은 최근 수익률이 좋은 펀드라며 계열 운용사 펀드를 소개했다.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인데 올해 출시 이후 설정액이 급격히 불었다. 이미 같은 운용사의 비슷한 스타일펀드를 갖고 있어 관심 없다고 말하자 은행원은 "수익률이 좋으니 펀드를 갈아타시는 게 어떤가요. 다른 분들도 그렇게 많이 하고 계세요"라고 설득했다. '펀드 갈아타기'를 권한 것. 기존 펀드 수익률이 나쁜지 않다면, 판매사 직원이 펀드 갈아타기를 권하는 이유는 신규로 펀드를 팔 때마다 챙기는 판매수수료
"GTX가 들어오지 않는 동탄2신도시, 분양받을 가치가 있을까요?" 최근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분양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일산-수서·동탄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을 접하고 불안한 마음에 글을 올린 것이다. 이 커뮤니티에 GTX정보 전용게시판이 따로 있을 정도로 수요자의 관심은 상당하다. 이유는 있다. 지금까지 수도권 신도시의 성패는 '서울 접근성'에서 갈렸다. 자족성을 추구하는 신도시이지만 서울과 물리적·시간적 거리가 지나치게 멀면 도시 발전 속도가 확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판교신도시는 신분당선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빠르게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반면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 개통이 무산된 인천 청라국제도시는 서울과 동떨어진 '섬'이 돼버려 아직까지도 도시다운 도시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사업 추진 주체 입장에서야 자족성을 추구하겠지만 실제 거주자들은 서울과의 연결성을 무시할 수 없다
부채감축과 임대주택 공급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서울시 산하 SH공사의 노력이 눈물겹다. 임대주택은 박원순 시장 임기 중 기존 6만가구에 2만가구를 추가해 총 8만가구를 지어야 하는데 부채는 7조원 이상 줄여야 해서다. SH공사는 지난 2월 민간 건설전문가인 이종수 사장 취임 이후 다양한 부채감축 계획을 내놨다. 미분양으로 신음하는 은평뉴타운의 대형 평수를 최대 1억원 할인분양에 나서는가 하면 '알짜배기땅'으로 꼽히는 강서구 마곡지구 상업용지와 송파구 문정지구 미래형업무용지를 잘게 쪼개 재매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당초 계획에 비해 사업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장 부채문제가 심각하다보니 손실을 보더라도 빨리 털어버려야 한다는 논리다. SH공사의 부채는 양면성을 지녔다. 부채가 대부분 임대주택 건설비와 입주민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으로 구성되다보니 임대주택 공급을 늘릴수록 SH공사의 부채도 덩달아 증가해서다. 결국 임대주택 공급확대와 부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