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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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지출로 빚 독촉에 시달리는 개인 채무자는 으레 카드 '돌려막기'로 급한 불을 끄려고 한다. 하지만 '돌려막기'는 빚독촉의 압박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게 해줄 뿐 시간이 지날수록 부채는 더욱 늘어나기 마련이다. 더욱이 은행에서 돈줄이 막히고 불황으로 수입마저 준다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신용불량자가 해야 할 일은 원론적으론 자명하다. 우선 회생 절차를 밟으며 씀씀이는 대폭 줄여야 한다. 또 일을 해 수입을 늘려나가야 한다. 그래야 이자뿐 아니라 원금을 조금이라도 갚아 부채문제에서 탈출할 수 있다. 물론 얽히고설킨 문제들로 난관을 헤쳐 나가는 것이 현실적으론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개인의 부채문제를 떠올려본 것은 유럽의 재정위기 때문이다. 지난주 유럽 정상들은 마라톤회담을 열고 구제기금의 은행권 직접 지원과 변제 선순위 배제 등 긴급 위기대응책을 꺼내놓았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긴급 조치가 마련됐다는 소식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급락세를 보였고, 증시는 급반등했으
"사람이 다녀야 사고도 나는데 사람이 없는 곳에 교통사고가 많을리 있나요." 지난달 26일 서울시가 군자역에서 어린이대공원역 구간 사이에 있던 자전거도로를 다시 자동차전용도로로 교체한 이후 관할경찰서인 광진서 관계자에게 그동안 발생한 사고현황에 대해 묻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이 구간 자전거도로는 지난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임기 당시 설치됐다. 하지만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오르막길에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는 처음부터 무용론이 제기됐고 주민들의 불만도 계속 이어졌다. 결국 오 전 시장 임기중인 지난해 4월 서울시는 주민과의 협의 끝에 자전거도로를 없애기로 계획하고 지난달 자동차도로로 원상복구를 마쳤다. 현장에 직접 가보니 서울시 관계자들이 이 구간에서 직접 자전거를 이용해봤는지 의심이 들었다. 900m에 걸친 교체비용만 9000만원. 자전거도로 설치 비용을 고려하면 비용은 두배 가까이 불어난다. 더욱이 답십리역부터 천호대교 입구까지 이어지는 6.6km 자전거도로중 이번에 교체
국회가 우여곡절 끝에 2일 개원한다. 하지만 산적한 민생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국정조사 △언론 관련 청문회 △대법관 인사청문회 등 현안에 대한 입장차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여야는 국회가 개원하면 12월 대선을 앞두고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기싸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국회는 공전하고 민생현안들은 또 다시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양당은 이미 치열한 수싸움을 예고했다. 새누리당은 민간인 불법사찰 청문회 범위에 2000년 이후를 모두 포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는 물론이고 노무현 정부와 김대중 정부 시절의 사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조사대상이 국무총리실인 만큼 청와대는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부의 불법 사찰에 국한해야 하며, 청와대도 조사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증인으로 요구할 태세다. 대법
'폰지사기(Ponzi Scheme)'라는 말은 1920년대 미국 보스턴에서 희대의 다단계 금융사기극을 벌였던 찰스 폰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실제 자본금을 들이지 않고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다음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을 받아 앞사람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사기수법을 가리키는 용어다. 폰지는 45일 후 원금의 50%, 90일 후 원금의 100%에 이르는 수익을 보장하며 투자자를 모집했고 투자자들은 약정된 수익금이 실제 지급되자 재투자를 하는 한편 주변 사람들을 2차 투자자로 끌어들였다. 소문이 퍼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4만여명의 투자자가 몰려들었고 투자액은 1500만달러로 급속히 불어났다. 백수였던 폰지는 불과 몇 달 만에 전도유망한 젊은 투자가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결국 폰지의 사기행각은 사업의 지속 여부에 의심을 갖게 된 투자자들이 하나 둘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순식간에 종말을 맞았다. 당시 평균 은행이자율이 4%인 상황에서 허황된 감언이설에 속은 투자자들은 피땀
19대 국회 개원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국회의원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변협이 여론에 편승, 실현가능성이 낮은 소송을 계획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협은 우선 국회의원을 상대로 부당이득금반환 및 위자료를 청구하겠다고 했다. 지역구별로 10명 내외의 국민소송인단을 모집, 집단소송을 내겠다는 것.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세비가 부당이익임을 입증하는 것부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법률 전문가는 "부당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일"이라며 "국회의원의 월급을 부당이득으로 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송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변협은 또 회기 시작 후 일정 시점까지 국회 구성을 못하는 경우 세비 및 국고보조금 지급 중단, 국회의원직 상실 등 불이익을 주도록 하는 법안을 입법 청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지난 26일 벽산건설마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이후 상황이 더 악화돼 법정관리에 들어간 경우다. 풍림산업, 우림건설에 이어 올 들어서만 3번째다. 금융권의 자금 옥죄기를 견디지 못한 게 결정타였다. 좀 더 살펴보면 주채권은행과 채권은행 사이, 또는 채권은행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주단 사이 이해관계가 달라 법정관리란 파국으로 진행된 측면이 크다. 감독당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은행과 PF대주단의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한 역할분담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아직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여서 결과물을 내놓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전까지 제2의 풍림산업, 우림건설과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러다 멀쩡한 회사도 자금줄이 말라 문 닫게 생겼다"는 푸념은 엄살이 아니다. 금융권의 PF를 대체할 수단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고선
금융위원회 사무관 한 명이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 2009년 3월 계약직으로 채용됐으니 3년 남짓만에 이별이다. 변호사로 로펌 생활을 한 경력이 있는 그로선 제자리로 돌아가는 셈인데 아쉬움이 적잖다. 들어올 때 그렇듯 '경력 쌓기' '경력 관리' 등의 말이 따라붙는다. 계약직 성격상 채용 때부터 떠나는 것을 염두에 뒀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경력 쌓기'를 그가 바랐다기보다 제도 자체가 강제한다는 점이다. '경력 쌓기'를 넘어 삶의 방향을 공무원으로 수정하고 싶어도 길이 마땅찮다. 매년 실시되는 '경력직 일반 공모'에 응하면 일반 공무원이 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감내해야 할 게 너무 많다. 그 전의 모든 '경력'이 사라진다. 일반 공모로 채용된 때부터 초임 사무관이 되는 구조다. 사법연수원과 로펌 재직, 금융위 3년의 근무 경력 등은 인정되지 않는다. 공무원을 택하기엔 너무 많은 것을 버려야 한다. 계약 기간은 길어야 5년. 승진은 없다. 서기관으로
"사실 슈퍼컴퓨터 순위를 높이려면 해외서 최신 제품을 사오면 됩니다. 정작 더 급한 것은 저변확대와 국산화입니다." 한 국내 슈퍼컴퓨팅 솔루션 제조사는 최근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과 관련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세계 슈퍼컴 톱 500 순위는 한국 IT과학기술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미국이 일본을 제치고 슈퍼컴 1위에 오르며 선두를 탈환한 가운데 중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우리나라 슈퍼컴 순위는 20위권에서 50위권으로 대폭 하락했다. 500위권에 포함된 슈퍼컴은 기상청의 해담(55위)과 해온(56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 타키온(65위) 뿐이다. 수준차이는 더 크다. 1위인 미국 IBM의 세쿼이어가 16.32 페타플롭스(PetaFLOPs)의 처리속도를 보인데 반해,해담과 해온은 0.31 페타폴롭스, KISIT의 타키온은 0.27 페타플롭스에 불과하다. 페타플롭스는 1초당 1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여론조사 지지율 상승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 21일과 22일 실시해 발표한 조사에서 안 원장은 오차 범위 이내이기는 하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따라잡았다. 양자대결 구도에서 각각 48.0%와 47.1%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KBS가 여론조사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와 MBN이 22, 23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안 원장은 박 전 위원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1,2위 다툼을 하고 있다. 4·11 총선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이 안 원장을 10% 포인트 차이로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안 원장의 상승세와 박 전 위원장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안 원장은 지난달 30일 부산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대선 출마 여부도 불명확하다. 그런 그의 지지율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치권이 자초한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지난 17일 여수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순천시청 서용석 과장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는 토∼일요일 아침 7시23분이면 어김없이 순천역에서 여수엑스포역행 기차에 오른다. 오전 7시46분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동안 봉사 근무에 돌입한다. 공무원 경력 20년을 훌쩍 넘었지만 엑스포 현장에선 궂은 일을 마다 않는다. 안내나 통역 같은 업무가 아니라 조경부 소속이어서 점심시간 1시간을 빼면 꼬박 땡볕 아래서 일한다. 전시장내 야외광장이나 바닥분수, 잔디밭 등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쓰레기도 치운다. 요즘은 전시관 위치를 묻는 관람객들이 워낙 많아 주 업무 외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더 힘들다며 웃는다. 순천시청에는 그처럼 엑스포 현장으로 자원봉사 원정을 뛰는 공무원들이 60여명 더 있다. 이들 자원봉사자가 없다면 엑스포는 지금처럼 성대하고 화려하게 치러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없는 자원봉사자들의 이면은 생각보다 밝지 않다. 대부
지난 22일 저녁 방송업계 지인들 몇몇이 모인 자리. 이런저런 업계 얘기를 하던 중 갑작스런 뉴스속보에 모두 놀랐다. '김성수 CJ E&M 대표이사 법정구속'. 김 대표가 온미디어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회사에 손실을 입힌 하청업체를 눈감아 주고, 대가로 수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다. 동석했던 업계 관계자들은 '그 CJ 맞냐', '오보 아니냐'며 믿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최대 콘텐츠·미디어그룹의 수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데다, 그동안 회사측이 김 대표 비리의혹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점에서 당황스럽고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검찰의 오리온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비리 혐의가 포착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그동안 회사측은 "전 회사에서 있었던, 개인적인 일일뿐"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뉴스가 전해진 이날도 "예상치 못했고 개인 문제라서 회사가 할 얘기가 없다"며 "각 사업별 부문장이 책임경영을 펴고 있기 때문에 경영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이 열리는지 조차
지난주 찾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활기가 넘쳤다. 2010년 대대적으로 진행한 하노이 정도(定都) 1000년 행사를 통해 도로가 깨끗이 정비됐고 새 고층건물들이 스카이라인을 바꿔놓고 있었다. 한국인들은 어디서나 대체로 환영을 받는 분위기였다.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다'는 베트남이지만 각종 행정절차에서 우대를 받았다. 사실 한국과 베트남 관계는 냉각 위기를 여러 차례 맞았다. 베트남에서 한인이 현지 여성을 살해한 강력범죄로 양국 관계가 한 차례 경색됐고, 한국에서는 2010년과 지난해 베트남 신부가 남편에게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사건 후 베트남에서 반한 감정이 확대될 조짐이 보였으나 다행이 곧 진정됐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전했다. 베트남 정부가 비자 발급시 체류기간을 제한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도 도움이 됐다. 현지 교민들은 그러나 한국 기업의 힘이 양국 관계 개선에 가장 큰 버팀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 기업들은 일본 기업에 앞서 베트남에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