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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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40)는 매주 로또나 연금복권을 구매하는데 1만 원을 소비한다. 한 달이면 4만 원을 복권 구매로 쓰는 셈이다. A씨는 5000원을 받는 5등에도 당첨된 적이 거의 없지만 매주 복권 구입을 멈추지 않는다. 혹시나 1등에 당첨되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조바심 때문이다. 복권은 카지노, 경정, 경마 등과 더불어 6개 사행산업으로 분류돼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감독통합위원회(사감위)로부터 매출 총량에 대한 규제를 받는다. 도박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복권 역시 중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복권 발행 총량을 현행 2조8000억 원에서 오는 2016년까지 5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복권 판매액이 국내총생산(GDP)의 0.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4%의 절반에 불과 한만큼 복권 발행을 늘려도 된다는 게 정부 논리다. 지난해 복권 매출은 3조1000억 원을 기록, 사감위가 권고한 2조8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7월 발행된 연
"요새는 할 일이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네요." 1일 낮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증권사 투자정보팀 관계자 A씨의 말이다. "어떻게 지내냐"는 인사를 건네자 씁쓸한 표정으로 내놓은 답이다. 그는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모아 전하는 게 '전공'인데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몸을 사리는 게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테마주 집중단속에 나선 영향이 컸다. A씨는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선거관련주인데 여기가 막히니 손가락만 빨고 있다"며 "정치테마주가 워낙 떠들썩하다보니 실적시즌이긴 해도 현장에선 실적관련 정보로는 약발이 안먹힌다"고 전했다. 투자정보팀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가면서 지점 영업현장에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보다 정보가 늦는 경우가 늘어나다보니 항의가 적잖다는 것. 하루에도 몇 번씩 상담을 요청하던 투자자들도 돌아오는 대답이 시원찮으니 전화상담마저 뜸해졌다고 한다. 그는 "테마주 단속이야 한두 번 겪
뉴욕타임스가 최근 "아이패드에는 인간비용이 포함돼 있다"며 보도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중국 노동단체, 납품공장직원에 대한 심층인터뷰와 애플 보고서 등을 인용한 것인데 일부 근로자는 장시간 서서 일하다 다리가 부어서 걸을 수 없을 정도이고, 유독성 폐기물을 불법처리하거나 미성년자를 고용한 사례도 있는 등 심각한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애플의 성공 이면에 중국 노동자들의 희생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파트너사인 폭스콘의 한 전직 종사자는 "애플은 제품의 품질향상과 생산비절감 외에는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으며, 근로자 복지는 그들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도직후 애플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얼마전 애플 스티브 잡스 창업주의 추모열기는 온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칼럼니스트 피터 코한은 "당신들의 i제국을 위해 23명이 죽었고 273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대학살을 멈추
영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3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정상들이 보여준 결과물이 말 그대로 '머리만 맞대고' 온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한 달 전 열린 EU정상회의처럼 '토크숍(말잔치)'으로 끝났다는 비판을 이번에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고 모인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회담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는 조크와 웃음소리가 번져 나왔다. 여유로운 분위기로 시작된 회담의 성과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5000억유로 규모의 영구 구제금융기구인 유럽안정화기구(EMS)를 예정보다 1년 앞당긴 오는 7월부터 출범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충분히 예견됐기 때문에 감동이 없었다. 정상들은 연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하고 국가 부채가 GDP의 60%를 넘으면 제재를 가하는 신 재정협약 최종안도 논의했다. 하지만 이 협약은 기존 EU조약을 개정하는 수준이
최근 개봉한 영화 '부러진 화살'에는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요"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부러진 화살'은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복직소송 2심 재판장인 박홍우 부장판사(현 의정부지방법원장)를 집 앞에서 석궁으로 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영화화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영화 개봉 후 김 전 교수의 복직소송에서 주심을 맡았던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저도 석궁을 맞진 않을까 하는 두렵다"며 "품위 없게도 요즘 유행하고 있는 표현을 빌리자면 저는 무척 '쫄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탓인 지 최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재판에서도 비슷한 '코멘트'가 나왔다. 학부모 단체 공교육살리기연합은 지난 26일 판결을 내린 판사의 집 앞에 찾아가 "김형두 판사 그게 개판이지 재판이냐"며 영화 대사를 빗댄 문구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는 김 판사의 집에 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보수단체들도 사법부를 앞다퉈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줬다가 연체가 발생하면 카드사에도 책임이 있죠." 카드업계 관계자 이모씨는 본인과 남동생의 과거 경험담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대학교 3학년 시절 신용카드를 썼다가 70만원을 갚지 못해 2년 동안 연체자가 됐고, 동생은 보충역(방위) 근무를 할 때 신용카드로 800만원을 쓰는 바람에 이씨가 대신 갚아줘야 했다. 홍보대행사의 김모 과장도 총각시절에 카드를 잘못 사용했다가 결혼 직전에 겨우 카드빚을 갚은 기억이 있다. 모은행 카드를 썼는데 은행은 김과장에게 월 신용한도를 1500만원까지 높여줬다. 이는 급여의 7배. 한도를 다 쓸 경우 월급여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연체가 되자 은행은 한도를 줄이기보다 리볼빙서비스(다달이 갚는 방식)를 권하는 등 수익사업에만 관심을 높였다. 김 과장은 리볼빙 서비스로 카드빚을 늘려갔다. 카드빚은 1년만에 2000만원에 육박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신용카드(현금
지난해 증시를 뒤흔든 테마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빼놓을 수 없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휘거나 구부릴 수 있고 접을 수도 있다. 얇으면서 가볍고 충격에도 강하다. 획기적인 기술이지만 실제 제품은 일본 기업이 내놓은 게 전부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관련 휴대폰을 내놓을 것이란 소식에 본격적으로 수혜주 찾기에 들어갔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전자잉크 생산업체 잉크테크다. 이 회사는 은(Ag)을 이용한 투명전자잉크를 개발해 국내외 업체에 납품을 추진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1만원대였던 주가도 3만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27일 잉크테크는 지난해 영업손실 78억1759만원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놨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한 데는 증권사 리포트가 한 몫 했다. 불과 두 달 전 교보증권은 4분기 매출증가와 실적개선이 가능해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리포트를 읽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당시 제목도 '본격적인 성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토요일(28일) 청와대 인근 북악산에 올랐다. 청와대 직원 500여 명이 함께 했다. 오전 10시30분에 시작된 등산은 3시간여 만에 끝났다. 이날 산행은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들이 임기 마지막 1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산행에 앞서 열린 워크숍에서 "다음에 누가 들어오든 우리가 바통을 넘겨줄 때까지 속력을 내야 다음 정권도 속력을 내서 대한민국이 계속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으로선 27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전격적인 사퇴로 등산 감회가 남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탄생의 주역이자 정권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이들이 하나둘 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 위원장을 비롯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선거 캠프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였던 '6인회' 멤버들이 대부분 불명예 퇴진했다. 친형 이상득 의원은 측근이 수억 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와 관련,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 사실상
마치 '핑퐁게임'을 보는 듯했다. "하겠다"는 쪽과 "안 된다"는 쪽이 평행선을 달리는 게임이다.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지난달 19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 덕분이었다. 그러자 보수 교원단체와 보수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이 통과된 조례에 대해 재의(再議)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교육청을 압박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후보자 매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던 때였다. 권한대행인 이대영 서울시부교육감은 이달 9일 결국 재의를 요구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19일 곽 교육감이 벌금형을 선고받고 풀려나자 상황이 복잡해졌다. 곽 교육감은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인권조례 재의요구를 철회해버렸다. 재의요구를 했던 당사자인 이 부교육감이 이를 철회한다는 내용의 서류에 자기 손으로 다시 서명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조례에 대한 재의를 요구한다'고 발표했던 시교육청은 이번에는 '저런이런 이유로 조례에 대한 재의요구를 철
지난 16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16층 회의장. 굳은 표정을 한 4명의 중년 신사들이 차례로 걸어 들어왔다.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김용환 현대·기아차그룹 부회장, 강유식 LG그룹 부회장, 김영태 SK㈜ 사장이었다. 이들이 테이블이 앉은 지 2분여가 흐른 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들어왔다. 서로 악수를 나눈 5명은 곧장 한줄로 서서 사진촬영을 했다. 밝은 표정의 김 위원장과 달리 부회장단은 포토라인에 서서도 환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강 부회장 만 애써 웃음을 지어보인 정도였다. 다시 테이블에 앉은 뒤 김 위원장이 발표문을 읽기 시작했다. 발표문이 낭독되는 약 5분 동안 4명의 부회장단은 기자들의 사진 플래시 세례를 받으면서도 입을 굳게 다문 채 먼 곳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기자들을 모두 내보낸 뒤 시작된 회의는 불과 30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났다. 4대 그룹을 대표하는 4명은 곧장 자리를 떴다. 김 위원장이 홀로 회의장 밖에 서서
더벨|이 기사는 01월19일(08:4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책 과제는 벤처기업에게 단비와도 같다. 별다른 수익 모델 없이 자본금만 까먹고 있는 초기 기업에게는 특히 그렇다. 창업 초기에 국책 과제 사업비를 받아 직원 월급 줬다는 벤처 창업자들의 경험담이 줄을 잇는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도 국책 과제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은 매력적이다. 최소 1년은 현금흐름을 일으킬 수 있어 안정적으로 회사가 운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기술력을 검증받았다는 의미도 있다. 이런 까닭에 초기기업 상당수는 국책 과제 참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지식경제부나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향후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매년 2~3월에 집중되는 사업자 공모에서 '간택'을 받기 위해 길게는 1년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과제 수주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정부과제에 맛을 들인
신도시급 보금자리주택지구인 경기 '광명·시흥지구' 처리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대규모 부지임을 고려해 최대 4단계까지 단계적 개발로 전환하고 부지 조성과 주택 건설에 연기금과 민간건설사를 끌어들여 자금조달에 숨통을 틔운다는 구상이다. 부지 규모가 17.4㎢로 분당(19.6㎢)과 맞먹고 가구수는 보금자리주택 6만6000가구를 포함해 9만5000가구에 달하는 광명·시흥지구는 2010년 5월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후 2년째 사업이 중단됐다. 광명·시흥지구가 이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이 원인이다. 9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보상비가 필요하지만 LH 단독으로 거금을 빚으로 조달하는 게 불가능하다보니 추진이 차일피일 미뤄진 것. 하지만 광명·시흥지구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데는 보금자리주택을 늘리려는 정부의 욕심이 화를 불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 강남·세곡 등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의 성공에 고무돼 무차별적으로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지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