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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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기껏 만들어놓고 없애겠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최근 금융당국이 파생상품 관련 대대적인 규제안을 내놓은데 대해 금융투자업계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등은 장내옵션과 주식워런트증권(ELW), FX(외환)마진 등 파생상품 시장의 투기성을 억제하고 개인투자자의 시장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마련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손실을 입기 쉬운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고 투기성 거래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공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을 막고 거래를 축소시켜 이를 달성하겠다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일관성이 없는 규제라는 지적이다. 장내 옵션 거래 승수를 1계약당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해 소액투자자를 시장에서 내쫓을 경우 풍선효과로 ELW 시장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ELW 규제와 배치되는 대목이다. ELW 규제도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을 스프레드(매도
"1년 농사지은 게 한순간에 날아간 기분이에요."(KT 직원) 8일 오전. 예정대로라면 이날은 KT가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LTE(롱텀에볼루션) 전략을 발표하는 날이다. 하지만 이날 KT 직원들은 새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설레임 대신 허탈함에 사로잡혔다. 올 들어 공격적으로 추진해온 2세대(2G) 서비스 중단 계획이 전날(7일) 종료시간 6시간을 앞두고 법원이 이용자들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보류됐기 때문이다. KT는 가입자가 적은 2G 서비스를 종료해 그 주파수를 4G 서비스에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법원은 기업 논리 보다는 소수의 이익에 무게를 두고 이용자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달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을 삼수만에 어렵게 얻어내면서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건만, 그야말로 KT에는 '날벼락'이었다. 방통위도 당황했다. KT의 2G 종료가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기사를 미리 준비했던 기자들은 황급히 기사를 다시 써야 했다. KT는 즉각 항고
인구 700만명에 우리나라 경상도 크기만 한 나라. 게다가 국토의 4분의1이 알프스산맥이어서 수력이외에 별다른 천연자원이 없는 나라.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강대국에 둘러 싸여 수많은 외침에 시달려야 했던 나라. 그럼에도 1인당 국민소득 7만달러의 부자나라. 바로 스위스다. 기본 조건만 보면 우리나라 보다 딱히 좋을 것도 없지만 스위스인들은 세계 최고의 부를 일궜다. 척박한 환경을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부가가치'의 창출이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산업은 금융, 제약·바이오, 정밀기계, 화학, 관광 등이다. 이들은 평범한 상품에 '지식'과 '기술'을 입혀 가치를 만들었다. 전 세계 사람들은 이들이 만든 바이오의약품, 시계 등을 사는데 주저 없이 지갑을 연다. 누구도 따라하지 못하는 가치를 지닌 상품이기 때문이다.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스위스 기업 중에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회사 로슈가 있다. 로슈의 연간매출 65조원의 상당 부분은 연간 치료비 수천만원에 이르
"낱개로 파는 편의점하고 박스에 담긴 할인점 물건을 같이 비교하는 것이 맞습니까?" "포장에 담긴 종합선물세트 중 하나만 꺼내 유통기한만으로 가격을 매기는 격입니다." 생명보험사들의 볼이 나와 있다. 공개적으로 꺼내지는 못 하지만 불만도 많다. 지난 5일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의 '변액유니버셜보험 회사별 상품비교' 발표가 있은 뒤의 일이다. 금소연의 이같은 발표는 최근 수년간 몇차례 있었지만 올해는 장소와 뒷배경이 특별했다. 금소연은 자료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명기했다. 실제로 생보사들에 대한 담합 조사로 공포의 대상이 된 공정위는 변액보험 평가와 관련해 발표장소 제공뿐 아니라 경제적인 지원도 했다. 금소연의 조사결과는 중소형사들이 상품의 가격경쟁력과 수익률 면에서 앞서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항변처럼 의문은 남았다. 보험사들은 금소연의 수익률 비교는 각사 변액유니버셜 보험상품에 편입된 10여개의 펀드 중 하나를 임의로 골라서 적절치 않다고
"건설·부동산경기가 나쁘니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겠죠. 그러려니 할 수 있겠지만 경기가 최악이다보니 예전과 다르게 잘려도 갈 곳이 없네요." 연말 인사를 앞두고 한 대형건설사 임원이 토로한 푸념이다. 12월이 되자 건설사들 사이에서 인력정리가 본격화되고 있다. 매년 있는 인사와 구조조정이라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A사는 임원의 50% 가량을 내보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B사는 임원 20%를 구조조정하고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B사는 통상적인 수준의 구조조정이라고는 하지만 불경기 속에서 진행하다보니 임직원은 더욱 힘들게 느낀다.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여느 해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란 소문이 도는 등 인사 대상자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구조조정 수위가 높아지는 것은 사상 최악의 상황에 빠져있는 건설·부동산경기 탓이다. 23조원을 투자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공공공사 발주가 급격히 줄었고 부동산경기의 장기 침체로 관련 사업이 몰락하고
"결정권은 메르켈 총리에 있고,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를 따르기만 한다" 프랑스 제 1야당 사회당의 내년 대선 후보인 프랑수아 올랑드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독일처럼 되길 바라지 않고 독일 역시 마찬가지다"며 재정통합을 주장하는 독일 중심의 유로존 위기 해법에 반기를 들었다. 사회당 소속의 의원 장-마리 르 갱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회담을 1938년 뮌헨회담에 비유했다. 영국·프랑스·이탈리아 정상이 나치에 대한 유화책으로 체코슬로바키아 수데텐 지방에 대한 독일의 합병을 승인한 이 회담은 2차 대전의 발발을 막지 못해 실패한 회담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사회당 소속의 또 다른 의원 아르노 몽테부르는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독일 국가주의가 비스마르크 방식의 정책을 통해 부상하고 있다"며 "메르켈 총리는 지배력을 강요하면서 반목을 키우고 있다"고 혹평했다.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독일 통일을 달성하고 첫
'굿바이 OCI', '태양광 비중은 10% 미만'. 최근 몇몇 증권사에서 내놓은 OCI머티리얼즈 분석 보고서의 제목이다.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모기업인 OCI의 주가가 꺾이고 덩달아 OCI머티리얼즈 주가도 동반급락하자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보고서이다. 전체 매출에서 태양광 사업 비중이 많지 않다며 수습에 나선 것이다. 보고서는 삼불화질소(NF3), 모노실란(SiH4) 등 낯선 용어를 동원해가며 바닥을 헤매고 있는 모기업 OCI 및 태양광 사업과의 '거리두기'에 집중했다. 실제로 태양광 사업 비중이 전체의 1/10에 불과한 회사가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주가가 반토막 난 상황에서 애널리스트가 과도한 주가 하락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 것은 당연한 '직무'일 터다. 문제는 보고서의 일관성과 시점이다. 태양광 사업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OCI머티리얼즈도 OCI와 동반 상승하던 반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태양광 사업 비중이 작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보다는 태양광 '테마'를 즐겼다. 태
5일 수출 한국의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졌다.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액을 합친 무역 규모가 이날 현재로 1조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1948년 건국 63년 만에,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후 49년 만에 이룬 쾌거다. 세계 200여 개 나라 중 지금까지 1조 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8개뿐이다. 임기 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어야 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소회도 남다를 것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들어간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예정에 없이 무역협회를 방문해 무역 1조 달러 달성의 기쁨을 표시했다. 무역 1조 달러의 이면에 장미 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소득은 더디게 늘고 물가는 높아지고 지출은 늘어난다. 지난달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민경제의 직전 한해 전체 실질소득에서 가계 빚이 차지하는 비중이 68.6%로 1997년 통계 작
"정말 고맙습니다. 진짜 열심히 일해서 꼭 갚겠습니다." 지난 2008년 12월. 40대 아주머니가 미소금융 지점을 방문한 진동수 전 위원장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 아주머니는 자신을 신용 불량자라고 소개했다. "미소금융의 지원으로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됐어요." 그녀의 목은 매여 있었지만 눈엔 희망이 담겼다. 그런 미소금융 사업이 비리로 얼룩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뒷돈이 오갔고 사업자로 선정된 대표는 대출금의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민들의 재활에 발 벗고 나서야 할 사람이 서민을 위한 쌈짓돈을 가로챈 것이다. 이번 사건이 일부 개인의 비리에 불과한 지, 더 많은 사람들이 비리에 연루됐는지는 검찰의 수사를 기다려봐야 한다. 금융당국도 특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혹여 미소금융 사업이 중단되거나 위축돼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최근 금융권에 불기 시작한 '따뜻한 금융' '친서민 금융' 흐름까지 주춤
국무총리실이 지난 달 23일 내놓은 검·경 수사권 강제조정안에 대해 실무를 담당해왔던 수사구조개혁단에게 4일 '경찰 수뇌부 책임론'을 물었다. 이 관계자는 "누가 사표를 낸다고 하면 언론이나 국민들은 갈등, 대결 등으로만 본다"고 말했다. 입법예고기간동안 의견수렴을 통해 반전을 노리겠지만 수뇌부 사퇴와 같은 과격대응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정한 것이다. 오히려 사실상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 검찰 내부에서 반발의 움직임이 거세다. 지난 달 30일 이완규 서울 남부지장검찰청 부장검사(50)는 검찰 내부망에 "검찰이 결코 잃어서는 안될 것을 잃을 우려가 있으니 지도부가 직을 걸고 막아야 한다고 했지만 지도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며 사의를 밝혔다. "검사의 지휘권을 양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검사의 동의를 받으라"며 한상대 검찰총장의 사표도 촉구했다. 검찰의 '불같은' 반응과 경찰의 '미지근한' 대응은 지난 6월 형사소송법 개정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수사권 조정의 실무사항을 법무
얼마전 국토해양부 고위관계자에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푸는 것 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금 그 얘기를 꺼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기획재정부와) 논의 안한지 오래됐다"고 했다. 상환능력인 소득에 따라 부채 규모를 정하는 DTI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의 마지막 보루로 꼽힌다. 하지만 소관 부처인 재정부가 금융건전성 안정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사실상 꺼내들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재정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 여유층의 부동자금을 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대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의 규제 완화는 상당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국토부가 공식적으로는 규제를 풀어야한다고 하지 않으면서도 내부적으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론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다섯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부산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전 세계 160여 개국, 3500여 명이 모여 새로운 개발원조 모델을 모색하는 세계개발원조총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상급 인사가 대거 참석하는 등 세계 개발원조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는 부산총회는 사상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행사로 사흘간의 일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하지만 부산총회는 단순히 규모와 참석자의 면면만 화려한 게 아니었다. ‘효과적인 개발협력을 위한 부산 파트너십'이라는 총회 결과문서를 채택했다. 가칭 부산선언이다. 부산선언은 총회의 핵심 의제였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성과를 담았다. 국제원조의 패러다임을 현재까지 원조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원조효과성에서 실질적인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개발효과성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부산선언은 선진 공여국이 일방적으로 원조를 주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받는 수원국의 여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