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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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멀다하고 어김없이 들리는 것이 대규모 자연재해 소식이다. 1만5000여명이 사망한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를 비롯해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뉴질랜드와 터키, 페루의 지진 등 재해는 자연 앞에 선 인간의 나약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태국 전역 총 77개 지역 가운데 63곳 이상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4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태국의 홍수는 대규모 인명 피해뿐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 손실도 유발해 관심을 받고 있다. 50여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홍수 사태로 태국 중앙은행은 올 해 태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7월 말부터 발생한 이번 홍수로 피해 규모는 최대 5000억바트(약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아유타야주와 빠툼타니주 등 태국 전역에서 산업단지 7곳이 침수된 것이 경제적 피해를 크게 했다. 이들 산업단지들에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부품 공급망)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자동차와 컴퓨터 관련 부품업체들이
"신용카드는 신성불가침이 돼버렸습니다." 카드시장 구조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2의 카드대란'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회자돼도 건드리기가 힘들다. 수술에 들어가려고 하면 카드업계, 가맹점, 소비자들이 너도나도 첨예한 이해관계 속에 들고 일어난다. 수술은커녕 메스를 들어보지도 못하는 판국이다. 최근 수수료 인하 문제, 1만원 이하 소액결제 거부허용 논란 등이 그랬다.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못한 채 무산되거나 여론의 맹폭에 밀려 급히 처리되는 모양새다. 이제는 포인트 혜택 감소가 화젯거리다.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감소를 포인트 제도를 손질해 메운다는 비난이다.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기보다 서로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하다. 핵심은 사실 간단하다. 신용카드는 공짜가 아니다. 어쩌면 꽤나 비싼 결제수단이다. 외상결제를 하려면 누군가 신용공여를 해야 하고 그에 따른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 카드발급부터 결제과정, 정산작업 등에 필요한 인력,
더벨|이 기사는 10월28일(10:02)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W사는 벤처캐피탈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에 참석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신사업 진출을 위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겠다는 내용의 프리젠테이션을 한 게 화근이 됐다. W사는 오토바이용 전자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그간 내연기관 오토바이 업체와의 거래에 주력했지만 신규 고객사의 의뢰로 전기 오토바이 충전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제품 출시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충전기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IR 다음날 W사의 전화기엔 불이 났다. W사의 거래선들로부터 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거래처 직원이 "돈 구하러 다닐 정도로 회사 형편이 어렵냐"고 묻는 통에 W사 재무 담당자는 진땀을 뺐다. 납기와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엄포를 들은 것은 물론이다. 벤처투자를 유치하려는 기업들은 대부분 회사를 '드라마틱'하게 성장시키겠
"리비아 건설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과 건설사 간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한 대형건설사 해외건설 영업담당 임원) 42년 간의 철권통치가 무너진 리비아는 새로운 민주화의 시대를 맞게 됐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세계 9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원유를 바탕으로 전력, 석유화학공장, 도로, 주택 등 각종 인프라 개발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엔지니어링 기업과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KOTRA가 추정한 리비아 재건사업의 투자비용은 최소 1200억달러. 그동안 우리 건설사들이 리비아 건설시장의 3분의1을 점유해온 점을 감안하면 최소 400억달러를 챙길 수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대에 불과하다. 리비아 해방에 결정적 공헌을 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미국이 각각 기득권을 내세워 직·간접적으로 원유 개발과 건설시장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토탈,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ENI 등 세계 오일메이저들도 해당 국
"막걸리는 중소기업에서 만듭니다. 제가 가급적 막걸리를 즐겨 마시는 이유 입니다."(2008년 10월27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3년 전 중소기업청장 시절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전했던 막걸리 예찬론이다. 홍 후보자는 과거 지경부 전신인 산업자원부 시절부터 막걸리와 소주, 사이다를 섞어 마시는 것을 '혼돈주(混沌酒)'라고 칭해왔다. 마신 다음날 머리가 개운하고, 위장이 편하며, 살이 빠지는 것은 물론 혈압에 좋다는 거다. 직원들의 답장이 쇄도했다. 한 직원은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청장님과 저녁때 먹어보고 예찬론자가 됐다. 살 빼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게 가장 맘에 든다"며 "다음 달 개인적인 모임 때 오늘 보내주신 내용을 활용할 계획이다"고 적어 보냈다. 홍 후보자가 지경부 장관으로 내정되자 그의 공직자 시절 '이메일 스킨십'이 과천 관가에서 화제다. 그는 산자부 실·국장 시절부터 중기청장 때까지 매주 월요일 아침 직원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업무 내용, 유머·격언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잇달아 이사회를 열고 이들 기관이 증권사에 부과하던 각종 수수료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해 투자자와 회원사(증권사 등)의 고통을 분담하고 시장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투자자들이 받게 되는 혜택은 어느정도일까. 어느 투자자의 주식 거래대금이 100만원일 때 증권사가 거래소와 예탁원에 내는 수수료는 각각 33원(0.000033%), 13원(0.000013%) 등 총 46원이다. 증권사는 거래대금에 비례해 다시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거래 매체별로 수수료율이 다르긴 하지만 100만원 거래대금당 증권사가 투자자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약 200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바로 이 2000원에 증권사가 거래소·예탁원 등에 내는 수수료 46원을 비롯한 서비스요금들이 포함된다. 즉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깎아줄 수 있는 돈은 그야말로 '껌값'이다. 업계에서 가장 싼 수수료율
"다른 은행은 어떻게 하기로 했나요? 서류는 다 준비했는데 몇 %의 칸을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수수료 체계 개선안을 제출하기 하루 전인 지난 24일 밤 은행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폭을 놓고 끝까지 고심했다. 인하폭을 몇 %로 하느냐에 따라 수수료 수입의 감소분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펴다가 결국에는 자동화기기(ATM)수수료를 대폭 낮췄다. 한 대형은행은 다른 은행들이 예상외로 수수료를 많이 낮추자 뒤늦게 은행장이 추가 수수료 인하를 지시해 저녁에 자료를 내는 해프닝도 벌였다. 이번 수수료 인하과정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남겼다. 일부 은행은 5만원 이하의 소액 인출만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일반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지 않는 10만원 초과의 타행 송금만 대폭 낮추는 등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이 이렇게까지 강제적으로 요구하는 것
"입찰 기준을 완화했다지만 '눈가리고 아웅'이죠. 중소 가구업체들에겐 공공입찰이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중소 가구업체 관계자) 동반성장을 외치며 대기업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가 정작 산하 공공기관들이 발주하는 조달물량에선 중소기업을 '왕따'시키는 이중 잣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까다로운 입찰 참가자격과 평가기준을 제시하며 사실상 중소업체들을 배제시켜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이 심심찮게 제기되는 등 공공조달 입찰과정의 잡음은 여전하다. 최근 대한체육회의 진천선수촌 가구입찰 선정과정이 대표적인 경우다. 특정업체 몰아주기 논란으로 기준을 완화했다는 대한체육회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 상위 업체인 퍼시스와 리바트 2곳만 참여해 퍼시스가 결국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조건이 완화됐어도 정작 중소업체들이 참여하기 어렵고 선정을 위한 품평회에서도 '특정업체 봐주기'가 노골화됐다는 게 중소가구업체들의 불만이다. 한 중소가구 업체 관계자는 "20억원 이상 단일 납품 실적이 있는
영화 '통증' 주인공 남순(권상우분)의 통장은 서랍이다. 집에 있는 서랍에는 1만원권 지폐가 어지럽게 놓여있고 동거하게 된 여주인공 동현(정려원분)에게 필요한 돈을 꺼내 쓰라고 말한다. 낭비가 우려됐는지 '하루 3장'이란 말과 함께. 이 장면은 채권추심업자인 남순의 허술한 경제관념을 드러내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낸다. 서랍에 총 얼마가 들어있는지 동현이 하루에 3장이 넘는 돈을 사용하는지 남순으로선 알 턱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진행 중인 저축은행 비리 수사에서 남순만큼이나 허술한 통장을 지닌 이들이 적발되고 있다. 바로 지난달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저축은행의 일부 대주주들이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에 따르면 토마토저축은행과 파랑새저축은행의 자금이 대주주가 따로 운영하는 법인의 자금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부산지역에서 대형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조용문(53) 파랑새저축은행 회장은 은행에서 65억여원을 차명대출, 일부를 학원 운영비로
"최소한 하나는 죽어야 모두가 삽니다." 최근 만난 시멘트업계 관계자가 한숨을 내쉬며 전한 말이다. 건설경기 침체에 과잉공급까지 겹치며 깊은 불황에 빠져버린 시멘트업계의 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멘트업계 역시 한때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1997년만 해도 호황을 구가했다. 당시 국내 시멘트업계의 총공급능력이 6200만톤에 불과한데 수요는 이를 웃돌았다. 이후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잠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별다른 난관이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건설경기가 내리막 길을 걸으면서 시멘트업계도 동반 불황에 빠졌다. 국내 시멘트업계를 대표하는 곳은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라파즈한라시멘트 7개 회사며 이들도 어렵기는 모두 마찬가지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업계의 총 내수 판매량은 9월말 기준 3174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3%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일 백화점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중소 납품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 인하 문제 때문이다. 공정위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위해 대형유통업체들이 중소 납품업체에 판매수수료 인하 등의 혜택을 주길 원했지만 이익 감소를 우려한 업체들이 강경하게 버티자 '압박 모드'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해외명품, 국내 유명브랜드, 중소 납품 업체에 대한 실태조사를 잇따라 실시해 중소 업체들이 해외 명품업체 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수수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해외 명품브랜드는 17%, 국내 유명브랜드는 28%, 중소 납품업체는 32%의 평균 수수료를 각각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업체들은 여기에다 판촉사원 인건비, 인테리어 비용, 판매촉진비용 등 추가 비용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해외 명품업체들은 인테리어 비용의 전액 또는 상당 부분을 백화점이 부담했다. 특히 브랜드력이 높은 상위 3개 업체는 백화점에서 80% 이상의 추가 비용
#1.1981년. 당시 기자의 나이 10세. 아버지는 밥상 위에 국이 있어야 아침을 드시는 보수적인 가장이었고 어머니는 전업주부였다. 당시 우리 여섯 식구는 건평이 82㎡(약 25평) 정도 되는 구식 기와집에서 부대끼며 살았다. #2. 2011년. 현재 기자의 나이 40세. 와이프에게 아침을 달라면 바로 '간이 부은 남자'가 돼버리는 시대다. 회식에 술자리에 평일엔 세 식구 얼굴 마주보며 밥 먹는 게 하늘의 별따기. 기자는 지금 전용면적 66㎡의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 집은 한 시대 삶의 양식을 담는 그릇이란 말이 있다. 한 시대의 집을 보면 동 시대 삶의 모습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이 시대를 사는 평균치의 40대 가장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우리 아버지 세대는 #1처럼, 우리 세대는 #2처럼 살고 있다. 기자의 집은 아버지의 집에서 마당이 빠지고 크기가 다소 줄었다. 그 안에서 부대끼는 식구의 수도 절반이 됐다. 12개들이 초코파이 한 상자를 놓고 하나라도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