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04 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통과를 위해 결국 정부가 물러서는 양상이다. 여야가 비준안 통과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축산농의 목장부지 양도세 면제 문제다. 정부는 양도세 면제는 원칙에 위배되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해 왔다. 하지만 '안되면 의원 입법이라도 하겠다'는 정치권의 으름장에 결국 손을 들고 말 모양이다. 정부는 27일로 예정된 국회와의 협의 테이블에 양도세 면제 방안을 올려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주택 취득세 감면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세수 감소분 보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전 방안을 놓고 정부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보전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결론은 '지자체의 완승'이었다. 4·27 보선을 앞두고 지방 민심에 민감했던 정치권이 지자체 요구를 100% 수용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2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쏟아져 나올 포퓰리즘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지만 올 들어 벌써 2전 전패인 셈이다
"우량기업부에 못 끼면 거품기업, 불량기업인가요?" 한국거래소의 '우량기업부' 선정에 탈락한 한 코스닥기업 관계자의 푸념이다. 거래소는 내달 2일부터 코스닥기업의 소속제도를 변경한다고 밝혀 왔다. 사업의 성격이나 대기업 계열사별 분류가 아닌 '실적'만으로 코스닥기업을 분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소는 자기자본이 700억원 이상이거나 최근 6개월 시가총액이 평균 1000억원 이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우량기업을 정했다. 매출액은 최근 3년 평균 500억원을 넘겨야 한다. 성장성을 감안한 예외규정은 없다. 우량기업에 포함될 기업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시가총액 200위권 기업 중 80개가 넘는 기업이 탈락했다. 분류를 당하는 상장사들은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벌써부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총 순위 상위임에도 우량기업에 탈락한 회사 관계자는 "코스피를 상위, 코스닥을 하위시장으로 부르는 것은 코스닥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코스피 진출을 준
"자동차공업협회는 돈 갖고 장사하는 곳이 아닙니다." 서울모터쇼가 최근 막을 내렸다. 국내외 139개 업체가 참가했고,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차(월드 프리미어) 6대를 포함해 300여대의 차량이 전시된 이번 행사는 외형에서는 분명 성공적인 모터쇼였다. 입장객수가 100만5460명으로 2005년(101만9000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100만명을 돌파한 점도 그렇다. 서울모터쇼는 자동차공업협회(KAMA)와 수입차협회(KAIDA), 자동차공업협동조합(KAICA)등 3개 기관으로 구성된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에서 주최한다. 하지만 조직 인원이나 규모를 감안할 때 자동차공업협회가 단독으로 진행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서울모터쇼의 입장요금은 성인 9000원, 초·중·고등학생 6000원이었다.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입장객수가 100만명을 넘는 만큼 입장료 수익도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참가업체들이 사용 공간 크기에 따라 조직위에 지불하는 참가비도 수십억원 이상이다. 하지만 조직위는
"얘, 임신하면서부터 다 돈이야, 돈. 산전 검사비에 산부인과 입원비, 산후조리원비, 아이 예방접종비… 거기다 젖병부터 유모차까지 필요한 건 또 얼마나 많은 줄 아니?" 친구들 중 비교적 일찍 결혼해 얼마 전 출산한 '그 애'는 기다렸다는 듯 하소연을 쏟아냈다. 우리나라 보육 정책의 문제에 대해 취재하는 동안 가장 만만한 취재원이 돼줬다. 남편이 대기업에 다니고 살림도 넉넉한 편인데도 "허리가 휜다"고 했다. 태어날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국산 분유와 기저귀, 각종 유아용품은 선진국 수입 제품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그런데 안전성과 품질은 수입산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엄마들은 속 모르는 남편과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입' 물건을 찾는 데 열성적이다(본지 25일자, '영맘들이 외제 유아용품만 찾는 이유'). 아이가 자라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돈 덩어리'다. 예방접종비만 100만원 넘게 들고(본지 11일자, '저출산
주요 백화점의 발걸음이 최근 대구로 속속 향하고 있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오는 8월 10차선 달구벌대로와 대구지하철 1·2호선의 유일한 환승역인 반월당역 인근에 대구경북 지역 최대 백화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영업면적 1만7000평 규모로 지을 예정인데, 이는 이미 영업 중인 롯데백화점 대구점(1만3700평)과 대구백화점 프라자점(1만1000평)보다 더 크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18일 대구 상권 진출을 공식화했다. 오는 2014년 12월까지 대구 동구 신천동 1만1620평 부지에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를 만들고 여기에 KTX, 터미널, 지하철 등 전국 교통망과 함께 신세계백화점을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구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백화점 빅3'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게 됐다. 백화점 업계에선 대구 상권의 잠재력을 지역 진출의 이유로 꼽고 있는데, 정작 대구시 현지에선 이와 달리 상권 전망에 대해 다소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 자
"위에서 밀어붙이는데 무슨 수가 있겠습니까" 금융위원회가 이르면 8월 국내 헤지펀드 운용을 일부 허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속으로 한숨을 쉬는 증시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헤지펀드 도입을 기회로 생각하는 증권사, 운용사도 있지만 대부분 생각보다 빠르고 강한 금융당국의 관련 규제 완화 움직임에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눈치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국내 증권·운용사들의 헤지펀드 운용 경험과 인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는 것.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국내 시장을 고스란히 외국계 헤지펀드들에 갖다 바치는 꼴이 될 거라는 말들이 많다. 한 증권사 임원은 "국내 증권사 모두를 합쳐도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IB) 한곳과 경쟁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얘기를 관계 부처에 수차례 전달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말뿐이라고도 했다. 금융당국은 업계와 달리 금융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헤지펀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순차적, 점증적
"LG전자가 달라진 것 같다.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로 변신하는 게 생각보다 빨라 보인다." 지난 19일 서울 양재동 서초R&D센터에서 열린 LG전자 '스마트가전 신제품 발표회'를 지켜본 한 전자업계 담당 애널리스트의 평가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는 선진 기술 등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시장 선도자'며,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는 이를 빠르게 추격하는 기업을 말한다. LG전자는 후자에 가까웠으나 올 들어 '퍼스트 무버'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하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사장이 "스마트가전을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의 타이밍에서 우리가 먼저 했다"고 언급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LED TV와 스마트폰 등 지난 해를 풍미한 IT 분야에서 LG전자가 "우리가 먼저 했다"고 내세울 수 있는 건 없었다. LED TV는 삼성전자가 LED를 광원으로 쓴 액정표시장치(LCD) TV를 'LED TV'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포
"저 같아도 일 안하겠습니다" 저축은행 청문회가 열리던 날, 한 금융권 고위인사는 고개를 저었다. 정책적 판단 하나하나가 나중에 추궁을 당한다면 누가 책임지고 일을 하겠느냐는 얘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제수장들은 20일부터 진행된 저축은행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렀다. 시작부터 "보고서에 사과의 뜻이 제대로 안 담겼다"며 질타가 쏟아졌다. 여야의원들은 정치인답게 감정적 언사들을 즐겨 사용했다. "'서민의 한'을 책임지라"는 식이다. 피해를 본 금융 소비자들은 물론 억울하다. 하지만 사실 냉정히 따지면 높은 금리를 주는 만큼 위험을 감수하는 것도 이용자의 몫이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돈 맡기라고 한 적은 없다. 심지어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금융사기방조원이다. 감독하라고 했지 누가 금융사기를 도우라고 했나"라는 비난도 나왔다. 대중을 의식한 청문회라고 하지만 너무하다. 부실사태를 처리하느라 밤잠 못잔 금융당국 직원들과 관료들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김석동 위원장은
서울시가 지난주 '신주거정비 5대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무조건 철거하고 획일적인 아파트를 건설하는 기존 정비사업을 중단하고 보전과 개발을 함께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40년 만에 정비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자평했다. 서울시내 뉴타운과 재개발·재건축사업장은 들썩였다.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앞으로 뉴타운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는지, 땅값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기자에게도 당장 달라지는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전화가 심심치 않게 걸려왔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선 저층주거지를 보전해 주거유형을 다양화하고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겠다는 것은 지난해 시가 '휴먼타운'을 내놓으면서 주장한 내용이다.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대신할 '주거지종합관리계획' 체제는 강서, 양천 등 서남권 7개구를 대상으로 지난달 착수한 상태다. 재개발·재건축 정비예정구역제 폐지도 1년 전부터 나온 얘기다.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뉴타운 재정비'도 달라진 것
고리 원자력발전(원전) 1호기가 멈춘 지 일주일째다. 고리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사고 다음날인 13일 "단순 기기고장"이라고 밝혔다.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국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탓도 있지만 고리 원전이 30년 수명을 다하고 3년째 연장 운영되고 있어서였다. 특히 원전이 위치한 부산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사고 발생 이틀 후 한수원은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날 회견은 박현택 발전본부장이 진행했다. "차단기가 과전류로 타버려 고장 났을 뿐 원전 자체엔 이상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늦어도 16일이면 재가동이 이뤄질 것이라고도 했다. 사고 발생 4일째 되던 15일 김종신 한수원 사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의원들이 고리원전을 시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날이었다. 김 사장은 의원들 앞에서 박 본부장이 국민들에게 했던 말 그대도 "단순사고다. 원전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사장이 머쓱해
"내일 다시 와보세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센추리시티 쇼핑몰 내 애플스토어. 출장길 지인의 부탁으로 점심 무렵 '아이패드2'를 사러 갔지만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매장 직원은 "아침 9시 문을 열자마자 당일 입고된 물량이 모두 팔린다"며 "내일 영업시작 때 다시 와보고, 없으면 어쩔 수 없다"는 싸늘한 답변을 들려줬다.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거나 현재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 낯선 타지에서, 한국 전자제품 매장과 사뭇 다른 직원의 고자세에 적잖이 불쾌했지만 도리가 없었다. 진열된 아이패드를 만지작거리던 한 손님은 당황해 하는 나를 보며 자기도 며칠 째 못 샀다는 위로의 말을 던졌다. 아이폰, 아이팟 등 웬만한 애플제품은 다 갖고 있다고도 했다. 헛걸음하는 손님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매장을 둘러보며 머문 30여분 동안 어린 학생부터 머리 희끗한 노인까지 10여명이 점원으로부터 같은 대답을 듣고 터벅터벅 돌아갔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풍
지난 13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OCI(옛 동양제철화학)의 사외이사직을 중도 퇴임했다. 지난달 보석신청이 기각되자 취한 조치로 보인다. 천 회장은 2001년 OCI가 자신이 설립한 제철화학을 인수합병한 이래 10년간 OCI의 사외이사직을 맡아왔다. 제철화학의 설립자였던만큼, 인수회사인 OCI에 품었을 애정은 남달랐을 터다. 하지만 지난해 총 12번의 이사회 중 천 회장이 참석한 건 두 번뿐이었다. 대출 로비 및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데다 검찰소환을 피해 아예 일본에 머물기까지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OCI가 사외이사들에게 지급하는 보수는 연간 1인당 5420만원에 달한다. 1년간 달랑 두 번 참석한 천 회장이 보수를 거부하지 않았다면 1회당 2710만원의 '거마비'를 받았다는 뜻이 된다. 그가 사외이사직을 맡았던 또 다른 기업인 휴켐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천 회장은 박연차 태광그룹 회장이 2006년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한 후부터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