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56 건
"아침에 일어나면 귀에서 망치소리가 들립니다." 금융감독원 한 고위관계자는 고개를 내저었다. 요즘 금감원은 말 그대로 몰매를 맞고 있다. 언론은 연일 날선 비판을 쏟아낸다. 금감원은 죄인이 됐다. 핵심은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 누설죄다. 저축은행 직원들이 친인척, 지인, 우량고객들 돈을 미리 빼내줬는데 이조차 감시를 제대로 못했다는 꾸중이다.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파렴치한 행태를 조장내지는 방조했다는 비난이다. 최근 연이어 금감원 전·현직 직원들이 비리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상태에서 '영업정지 전날 밤 의혹'은 금감원을 한순간에 도덕성 상실 집단으로 만들었다. 과연 금감원이 이렇게까지 매도당할 만한가. 1556명 직원 중 이번에 수사당국이 적발한 사람은 5명(전직 포함). 물론 권혁세 금감원장 말대로 형제 중 하나가 사고 쳐도 집안 전체가 욕먹을 수 있다. 하지만 영업정지 정보까지 금감원이 퍼트렸다는 비난은 금감원 입장에선 억울하다.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한 7개 영업정지 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뭔데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금융에 문외한인 지인이 며칠 전 물었다. 문제의 핵심을 듣고 싶다는 눈치다. 막상 설명하려니 입안에서 맴돌기만 할 뿐 선뜻 뱉어내지 못했다. 결국 이렇게 마무리했다. "금융회사들이 건설사한테 부동산 담보대출 해준 거라고 보면 된다. 분양이 안되니까 건설사들이 돈을 못갚아 부도난 셈이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틀린 설명도 아니다. 그런데 PF 본연의 측면에서 보면 이런 설명은 사실 맞지 않는다. PF는 어떤 프로젝트에서 발생할 수익을 대출회수금으로 삼거나 프로젝트의 자산을 담보로 한 금융이다. 조선이나 자원개발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폭넓은 개념이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PF는 부동산 개발사업에 치중할 뿐 아니라 구조도 비정상적이라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는다. 사업성이나 시행사의 과거 성과와 신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금융회사들은 시공사인 건설사에 대출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대신 지급하라는
"이렇게까지 파장이 커질 줄 몰랐네요." 최근 담뱃값을 전격 인상한 BAT코리아 관계자의 말이다. 밀가루, 설탕, 과자, 커피 등이 줄줄이 오르고 있음에도 담뱃값 200원 인상을 예상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반응에 놀랐다는 것이다. BAT코리아는 이번 담뱃값 인상을 두고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기업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돼 영업이익이 최근 2년간 34% 감소한 점을 담뱃값 인상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특히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의 부단한 노력에도 치솟는 원가상승 등으로 경영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내에 생산 공장을 둔 유일한 외국계 담배회사인 점도 강조했다. 이 같은 BAT코리아의 주장과 달리 이번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22억원. 이익잉여금이 모두 배당금으로 지급됐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100%지분을 갖고 있는 영국 본사가
아이폰·현대카드·쏘울·빌바오미술관의 공통점은 뭘까. 답부터 말하면 디자인으로 성공한 제품 또는 건축물이다. 얼마전 약정기간이 채 끝나기 전에 위약금을 물면서 아이폰을 장만했다. 동료가 묻는다. "드라마 좋아하면서 DMB도 안되는 아이폰을 왜 사냐"고. "그냥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라고 답했다. 실제 아이폰을 사면서 경쟁제품과 기능 비교는 단 1초도 하지 않았다. 지갑에 몇장 들어있는 신용카드 가운데 주로 현대카드를 쓴다. 포인트 적립이 많이 되는 카드이기도 하지만 카드 옆면이 주황색이어서 분간하기가 다른 카드에 비해 쉽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다. 아주 작은 디자인 아이디어지만 오히려 이렇게 작은 아이디어조차 상품화된다는 생각에 카드회사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졌다. 최근 두 회사의 성장세를 보면 이런 생각이 비단 혼자만의 것은 아닌 듯하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애플은 아이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급기야 부동의 노키아를 제치고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현대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통과를 위해 결국 정부가 물러서는 양상이다. 여야가 비준안 통과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축산농의 목장부지 양도세 면제 문제다. 정부는 양도세 면제는 원칙에 위배되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해 왔다. 하지만 '안되면 의원 입법이라도 하겠다'는 정치권의 으름장에 결국 손을 들고 말 모양이다. 정부는 27일로 예정된 국회와의 협의 테이블에 양도세 면제 방안을 올려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주택 취득세 감면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세수 감소분 보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전 방안을 놓고 정부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보전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결론은 '지자체의 완승'이었다. 4·27 보선을 앞두고 지방 민심에 민감했던 정치권이 지자체 요구를 100% 수용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2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쏟아져 나올 포퓰리즘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지만 올 들어 벌써 2전 전패인 셈이다
"우량기업부에 못 끼면 거품기업, 불량기업인가요?" 한국거래소의 '우량기업부' 선정에 탈락한 한 코스닥기업 관계자의 푸념이다. 거래소는 내달 2일부터 코스닥기업의 소속제도를 변경한다고 밝혀 왔다. 사업의 성격이나 대기업 계열사별 분류가 아닌 '실적'만으로 코스닥기업을 분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소는 자기자본이 700억원 이상이거나 최근 6개월 시가총액이 평균 1000억원 이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우량기업을 정했다. 매출액은 최근 3년 평균 500억원을 넘겨야 한다. 성장성을 감안한 예외규정은 없다. 우량기업에 포함될 기업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시가총액 200위권 기업 중 80개가 넘는 기업이 탈락했다. 분류를 당하는 상장사들은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벌써부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총 순위 상위임에도 우량기업에 탈락한 회사 관계자는 "코스피를 상위, 코스닥을 하위시장으로 부르는 것은 코스닥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코스피 진출을 준
"자동차공업협회는 돈 갖고 장사하는 곳이 아닙니다." 서울모터쇼가 최근 막을 내렸다. 국내외 139개 업체가 참가했고,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차(월드 프리미어) 6대를 포함해 300여대의 차량이 전시된 이번 행사는 외형에서는 분명 성공적인 모터쇼였다. 입장객수가 100만5460명으로 2005년(101만9000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100만명을 돌파한 점도 그렇다. 서울모터쇼는 자동차공업협회(KAMA)와 수입차협회(KAIDA), 자동차공업협동조합(KAICA)등 3개 기관으로 구성된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에서 주최한다. 하지만 조직 인원이나 규모를 감안할 때 자동차공업협회가 단독으로 진행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서울모터쇼의 입장요금은 성인 9000원, 초·중·고등학생 6000원이었다.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입장객수가 100만명을 넘는 만큼 입장료 수익도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참가업체들이 사용 공간 크기에 따라 조직위에 지불하는 참가비도 수십억원 이상이다. 하지만 조직위는
"얘, 임신하면서부터 다 돈이야, 돈. 산전 검사비에 산부인과 입원비, 산후조리원비, 아이 예방접종비… 거기다 젖병부터 유모차까지 필요한 건 또 얼마나 많은 줄 아니?" 친구들 중 비교적 일찍 결혼해 얼마 전 출산한 '그 애'는 기다렸다는 듯 하소연을 쏟아냈다. 우리나라 보육 정책의 문제에 대해 취재하는 동안 가장 만만한 취재원이 돼줬다. 남편이 대기업에 다니고 살림도 넉넉한 편인데도 "허리가 휜다"고 했다. 태어날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국산 분유와 기저귀, 각종 유아용품은 선진국 수입 제품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그런데 안전성과 품질은 수입산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엄마들은 속 모르는 남편과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입' 물건을 찾는 데 열성적이다(본지 25일자, '영맘들이 외제 유아용품만 찾는 이유'). 아이가 자라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돈 덩어리'다. 예방접종비만 100만원 넘게 들고(본지 11일자, '저출산
주요 백화점의 발걸음이 최근 대구로 속속 향하고 있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오는 8월 10차선 달구벌대로와 대구지하철 1·2호선의 유일한 환승역인 반월당역 인근에 대구경북 지역 최대 백화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영업면적 1만7000평 규모로 지을 예정인데, 이는 이미 영업 중인 롯데백화점 대구점(1만3700평)과 대구백화점 프라자점(1만1000평)보다 더 크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18일 대구 상권 진출을 공식화했다. 오는 2014년 12월까지 대구 동구 신천동 1만1620평 부지에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를 만들고 여기에 KTX, 터미널, 지하철 등 전국 교통망과 함께 신세계백화점을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구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백화점 빅3'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게 됐다. 백화점 업계에선 대구 상권의 잠재력을 지역 진출의 이유로 꼽고 있는데, 정작 대구시 현지에선 이와 달리 상권 전망에 대해 다소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 자
"위에서 밀어붙이는데 무슨 수가 있겠습니까" 금융위원회가 이르면 8월 국내 헤지펀드 운용을 일부 허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속으로 한숨을 쉬는 증시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헤지펀드 도입을 기회로 생각하는 증권사, 운용사도 있지만 대부분 생각보다 빠르고 강한 금융당국의 관련 규제 완화 움직임에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눈치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국내 증권·운용사들의 헤지펀드 운용 경험과 인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는 것.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국내 시장을 고스란히 외국계 헤지펀드들에 갖다 바치는 꼴이 될 거라는 말들이 많다. 한 증권사 임원은 "국내 증권사 모두를 합쳐도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IB) 한곳과 경쟁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얘기를 관계 부처에 수차례 전달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말뿐이라고도 했다. 금융당국은 업계와 달리 금융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헤지펀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순차적, 점증적
"LG전자가 달라진 것 같다.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로 변신하는 게 생각보다 빨라 보인다." 지난 19일 서울 양재동 서초R&D센터에서 열린 LG전자 '스마트가전 신제품 발표회'를 지켜본 한 전자업계 담당 애널리스트의 평가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는 선진 기술 등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시장 선도자'며,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는 이를 빠르게 추격하는 기업을 말한다. LG전자는 후자에 가까웠으나 올 들어 '퍼스트 무버'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하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사장이 "스마트가전을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의 타이밍에서 우리가 먼저 했다"고 언급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LED TV와 스마트폰 등 지난 해를 풍미한 IT 분야에서 LG전자가 "우리가 먼저 했다"고 내세울 수 있는 건 없었다. LED TV는 삼성전자가 LED를 광원으로 쓴 액정표시장치(LCD) TV를 'LED TV'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포
"저 같아도 일 안하겠습니다" 저축은행 청문회가 열리던 날, 한 금융권 고위인사는 고개를 저었다. 정책적 판단 하나하나가 나중에 추궁을 당한다면 누가 책임지고 일을 하겠느냐는 얘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제수장들은 20일부터 진행된 저축은행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렀다. 시작부터 "보고서에 사과의 뜻이 제대로 안 담겼다"며 질타가 쏟아졌다. 여야의원들은 정치인답게 감정적 언사들을 즐겨 사용했다. "'서민의 한'을 책임지라"는 식이다. 피해를 본 금융 소비자들은 물론 억울하다. 하지만 사실 냉정히 따지면 높은 금리를 주는 만큼 위험을 감수하는 것도 이용자의 몫이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돈 맡기라고 한 적은 없다. 심지어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금융사기방조원이다. 감독하라고 했지 누가 금융사기를 도우라고 했나"라는 비난도 나왔다. 대중을 의식한 청문회라고 하지만 너무하다. 부실사태를 처리하느라 밤잠 못잔 금융당국 직원들과 관료들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김석동 위원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