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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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구조조정을 할려고 해도 돈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회사를 확실히 회생시킬 수 있는 자금지원 계획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1년 가까이 진행했던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채권단은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가치부터 끌어올리기로 했다.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 우선 매력적인 매물로 만드는 작업부터 하겠다는 얘기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대우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대한 걱정보다 채권단이 제대로 자금을 지원할지에 대한 우려부터 하고 있었다. 1999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아오면서 직원의 3분의 2를 떠나 보내는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다시금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것은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충분치 못했던 것도 일조했다는 아쉬움도 묻어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도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니 대우일렉트로닉스 임직원들의 걱정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회계법인 실사결과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지난 주말 '황후화'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며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왕권을 지키려는 아버지와 이를 뺏으려는 아들이 축제날 화려한 궁 안에서 10만 대군의 학살을 불러온 내전을 치르는 내용입니다. 2년동안 제약업계를 출입하며 동아제약을 지켜본 입장에서 이 영화는 왠지 남달랐습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주윤발, 공리의 멋진 연기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도 그 내용이 지난 몇년을 떠올리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아버지 황제와 반란군을 이끄는 차남의 모습에서 동아제약 '박카스 부자'가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이죠. 동아제약이라는 국내 최고의 제약회사를 놓고 펼치는 아버지 강신호 회장과 차남 강문석 대표의 지분 경쟁은 '황후화' 속 내전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22일 마침내 '박카스 부자'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약간 어색하긴 했지만 그래도 '화해의 포옹'을 나눈지 1달이 채 안돼 아들의 제안을 도덕성을 이유로 거절한 것입니다. 이에 아들은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이라는
졸업·입학시즌 쇼핑매장에 무수히 붙어있는 세일행사지가 과거 받았던 선물들이 떠오르게 한다. 요새 졸업했다면 고가의 휴대폰을 받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억울한 느낌이 들 정도다. 휴대폰 선물과 관련, 최근 KB카드의 휴대폰 마케팅이 과열조짐을 빚고 있어 우려스럽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신용카드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인기많은 포인트리 카드 이용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 LG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휴대폰 할부구매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서비스였는데 최근에는 마케팅 설계의 허점이 발견되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24개월간 매월 휴대폰 요금의 10%를 할인해주는데, 이를 LG텔레콤과 계약을 맺은 일선 판매망에서 "KB포인트리 카드로 휴대폰을 사면 공짜"라고 선전하고 있다. 매월 통화비가 10만원 나오는 고객이 50만원의 휴대폰을 사면 LG텔레콤에서 나오는 구매보조금이 25만원 가량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휴대폰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과 함께 KT&G를 공격한 바 있는 미국계 투자펀드 스틸파트너스가 지난 15일 일본 3위 맥주업체 삿포로 홀딩스를 공개매수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미 17.52%를 소유하고 있는 데 더해 지분을 66%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스틸파트너스는 삿포로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사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스틸파트너스가 이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적대적 인수 및 합병(M&A)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낮다. 지난해 초 일본 정부의 회사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M&A 방어수단 덕분이다. 삿포로는 지분 20% 이상을 취득하려는 투자자에 대해 사업계획 등의 설명을 요구하고 주주 전체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되면 '강제취득조건부신주예약권'을 발행할 수 있게 했다.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신주예약권을 발행한 뒤 적대적 매수자의 신주예약권을 강제로 소각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일본 기업들의 M&A 방어수단은 이 뿐만이 아니다. 회사가 적대적 매수자의 주식을 강제
한나라당 대선 후보간 '검증' 공방의 열기가 여의도를 뜨겁게 달군 지난 15일. 평온하던 국회 브리핑룸이 오후 5시를 조금 넘어서자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의 이사철 대변인이 A4용지 1000장 분량의 두툼한 문건을 들고 브리핑룸으로 들어서면서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 문건이 이른바 '이명박 X파일'임을 직감한 취재기자들의 눈길은 이 대변인의 입에 멈춰섰다. 잠시 후 이 대변인이 입을 열었다. "오늘 제출받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검증자료는 1996년 선거법 위반 당시의 신문기사와 판결문이 전부입니다." "이미 수사가 종료되고 유죄판결이 확정된 것이므로 검증절차를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브리핑룸에는 실망섞인 한숨과 탄성으로 가득했다. "이게 다야?" "어이가 없네"란 말이 기자의 귓전을 때렸다. 누군가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희대의 사기극이네"라는 반응도 토해냈다. 경준위의 맹형규 부위원장은 심지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
과욕(過慾)일까. 정부가 무주택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의욕적으로 내놓은 '임대주택 공급계획'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이나 10년 중대형 임대주택, 전월세형 임대주택은 모두 개념의 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토지 공급가격 기준은 조성원가와 감정가로 제각각이다. 그나마 10년 중대형이나 전월세형은 재정지원도 없다. 물론 보증금과 월임대료 책정 수준도 다소의 차이가 있다. 1.31대책을 통해 발표한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을 둘러싸곤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간 '밥그릇' 싸움까지 벌어지고 있다. 연일 해명하기에 바쁜 건설교통부는 "(인사를)요구한 적 없다"고 발뺌하지만,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에 대해 비판적 내부보고서를 만든 주공에 대해선 문책성 인사조치도 취했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2017년까지 370만가구에 달하는 임대주택을 확보하려면 민간기업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임대주택을 지
"해외해커들 사이에선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망이 더없이 좋은 공격무기로 알려진 지 오래됐습니다. 손놓고 있다가는 더 큰 국제적 망신을 자초할 수 있습니다." 지난 6~7일 전세계 인터넷망을 관리하는 루트 DNS(도메인네임서버)가 공격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보안전문가가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당시 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외신들은 하나같이 한국을 공격 지점으로 지목했다. 그럴만도 한 게 루트 서버를 공격한 트래픽 가운데 61% 가량이 우리나라 소재의 PC들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들의 곱지않은 시선이 한국에 몰리자 급기야 정부가 브리핑까지 가졌다. 최초 공격지점은 독일 소재의 서버이고 한국은 단순히 경유지로 악용당한 사례라는 것. 악성코드(봇)에 감염된 좀비 PC들이 해외 해커의 조종을 받아 공격에 가담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제적인 망신살을 모면하긴 어렵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세계 IT강국'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로 '국제해커들의 놀이터'
"이건희 회장이 삼성이고 삼성이 이건희 회장 아닌가요?" 이건희 회장이 사설 수목원을 짓기로 한 경상북도 영덕군 관계자의 말이다. 그가 이런 푸념 섞인 발언을 한 배경은 이렇다. 우리나라 최대 기업인 삼성, 게다가 그룹의 총수인 이건희 회장이 관내 칠보산에 수목원을 짓겠다는 소식에 영덕군은 매우 고무돼 있다. 이 때문에 이를 '삼성 수목원'이라며 군 홍보에 활용했다. 하지만 곧바로 삼성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칠보산 수목원은 이 회장 개인 명의이며 삼성그룹과는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에 '삼성 수목원'이라고 홍보하지 말라는 것. '삼성 수목원'이 아니라 '이건희 수목원'이라는 얘기다. 영덕군이 수목원 착공을 빨리 해달라고 삼성그룹에 요청했을 때도, 부군수가 직접 삼성을 방문했을 때도 삼성은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삼성을 이제 막 출입하게 된 기자도 영덕군 관계자의 '삼성=이건희'라는 주장(?)에 별 생각없이 '그렇죠'라고 맞장구쳤다. 하지만 삼성의 반응처럼 이 등식은 '공식적으로' 성
올해 국내은행의 배당 대부분이 외국인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올해 주요은행들의 높은 외국인지분율을 고려할때 은행들의 배당총액 가운데 2조원 이상이 외국인에게 돌아간다는 계산이다. 외국인과 주식시장은 환호했다. 은행들이 그간 배당도 제대로 못했으니 주주의 갑갑했던 심정은 이해가는 대목이다. 외국 선진은행의 고배당 사례를 들어 주식회사인 은행들이 고배당을 하는 것은 이상치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주 열렸던 국민은행의 2006년 실적발표회(IR)장에서 국민은행이 밝힌 고배당결정은 외국인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2조4721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1조2278억원을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더욱이 금융감독당국이 충당금 기준을 상향조정함에 따라 올해 예상순이익이 3조원을 돌파하지 못할 것이란 실망감이 있던 터여서 이날 국민은행의 깜짝발표는 외국인을 포함, 증시투자자에게 주는 기쁨이 더했다. 주가도 상승으로 화답했다. 국민은행 외인 지분율이 84%가량이
지난 8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하루 종일 증권선물거래소(KRX) 사옥을 휘감았다. 먼저 오전에 열린 KRX 이사회. 이사진들은 자회사인 코스콤(KOSCOM)과 마찰을 빚고 있는 차세대 통합전산 프로젝트의 선도개발 프로젝트 투자를 승인했다. 사실상의 '강행' 선언이다. 때맞춰 오후로 예정돼 있던 코스콤 노동조합총회. 거의 모든 노조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총회에서 노조원들은 50억원의 투쟁기금을 거두기로 했다. 이사회 결정에 대한 사실상의 '맞불' 선언이자, 투쟁 장기화 선언이다. 물론 8일째 진행중인 거래소 1층 야외철야농성도 '무기한 강행'키로 했다. 동우이상(同宇異床:한 지붕 아래 다른 침대)이라고나 할까. 모회사와 자회사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닌 두 곳간의 '암투'가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코스콤은 지난해 9월 거래소가 발주한 차세대 IT선도개발 프로젝트에 티맥스소프트와 함께 참여하게됐다. 그러나 주도권 문제로 마찰을 빚은 뒤 즉각 프로젝트에서 탈퇴, 아
올해 첫 서방 선진7개국(G7) 회의가 9일(현지시간) 열린다. 주요 관심사는 엔저 문제다. 이날 각국 재무장관들은 엔저 현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G7에서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시각이 엔화 약세를 옹호하는 일본의 주장과 다르지 않아서다. 엔저 현상은 우리 수출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엔 약세로 유럽 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많이 떨어졌다. "일본이 고의로 금리를 낮춰 엔화 약세를 조장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엔저 현상을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엔화의 가치를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럽 재무장관들의 요구대로 일본의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면 보다 큰 재앙이 닥칠 수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이탈로 인한 혼란이다. 엔저 현상은 저금리가 조장하고, 엔 캐리 트레이드가 부추겼다. 현재 일본 금리는 0.25% 수준이다. 이로 인해 많은 금융사들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2월 임시국회는 민생국회가 될 것입니다". 지난 1일 2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한 여야 원내 사령탑(원내대표)들이 개회에 앞서 한 공언이다. 원내 사령탑들뿐만이 아니었다. 여야를 불문하고 만나는 국회의원마다 '민생'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저마다 '민생, 또 민생'이었다. "임시국회에서 시급한 민생정책 수립과 법안처리에 매진하겠다(6일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최우선으로 민생경제에 전력하겠다(7일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임시 국회에 쏠린 국민의 관심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주요 법안도 쌓여 있다. 미친 듯 오른 집값잡기용 부동산관련법,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법안(공정거래법 개정안), 국민연금법…. 하지만 임시국회가 개회한 지 3일째를 맞은 7일. 현실은 정치인들의 '입에 발린 구호'와는 정반대다. '민생국회'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첫날부터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문제는 후순위로 밀렸고 '자리다툼'만 오갔다. "운영위원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