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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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 경영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이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재벌3세가 경영을 못하면 주주들이 그만두게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권 위원장의 논리는 상식적으로 봤을 때 단순명료하다. 재벌(대기업집단)이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3세의 경영능력을 주주들이 검증해야 한다는 것. 만약 '자격미달'이라면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상황논리로는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재계의 불만이다. 3세로의 경영 승계를 음으로 양으로 추진하고 있는 재벌 입장에서 볼 때 3세 경영인의 배제는 경영권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3, 4세를 대상으로 후계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재벌들은 그래서 고민스럽다. 승계를 기정사실화하면서도 드러내놓지 못하는 고충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말 정용진 부회장을 두단계 특진시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요?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것은 없습니다. 다만 한국 진출시 '법률 리스크(Legal risk)'를 검토하는 자세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할까요." 100대 글로벌 금융기관 중 70여개가 진출해 있다는 지구촌의 금융허브 홍콩. 지난 달 29일 홍콩 현지에서 만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한 고위 임원이 론스타에 대한 한국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기자에게 전해 준 말이다. 국내에서 매일 외신을 접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을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기자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의 답변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국인투자자의 시각을 대변(?)한다는 해외 매체들은 론스타사건을 계기로 그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이탈 가능성을 줄곧 거론해 왔다. 론스타 사건이 한국내 반외자정서에 편승한 불공정한 검찰 수사에 휘둘리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런 사실을 떠올리자 그의 전언이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에 바탕한 게 아닐까 잠시 고민을 해야 했다.
"저희 공장 잔디밭에는 토끼가 뛰어다닙니다." 얼마 전 방문한 한 코스닥 상장사의 앞마당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골프 연습장 한쪽으로 토끼 몇 마리가 눈에 띄었다. 회사관계자는 반도체 관련 공장으로 세밀한 작업이 많은 만큼 근로자들의 휴식을 위해 녹색의 잔디밭을, 공장 곳곳 벽면엔 화려한 그림을, 식당에는 연예인과 직원들의 캐리커쳐 벽화 등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회사는 직원들을 위해 '3+1'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3년 근무시 1년치에 해당하는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다. 여성직원이 많은 이 회사는 아이를 낳은 직원들을 위해 6세까지 최소 50만원의 육아비용을 지급하기도 한다. 제주도에 있는 한 반도체 관련기업은 한달에 세번 서울 왕복항공권을 지급하고, 대출금 마련 등 주거비 보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당진의 한 코스닥 상장사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사옥에 잔디구장을 마련하고 직원들의 사기충천을 꾀하고 있다. 어느 회사나 그렇듯 경영의 핵심은 '인재'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중국 위안화와 홍콩달러의 등가화가 눈 앞에 다가왔다. 위안화는 전날 1달러당 7.8394위안까지 하락해 달러당 7.75~7.85에 고정돼 있는 홍콩달러와 사실상 1:1교환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홍콩달러의 달러화 페그가 폐지되고 위안화에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같은 분석은 홍콩 경제가 중국에 서서히 편입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높다. 홍콩경제는 올해 3분기 6.8% 성장해 같은 기간 미국의 성장율 2.2%를 크게 웃돌았다. 또 중국 본토 기업의 홍콩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규모는 10월 말 기준 4조9000억홍콩달러(6290억달러)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5%에 그쳤던 2004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물론 가까운 시일 안에 홍콩달러가 위안화에 연동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선 위안화는 태환성이 크지 않다. 중국의 엄격한 자본 통제 때문이다. 또 홍콩 경제가 중
"종합부동산세 안내서가 발송됐다는데 제가 대상이 되는지 확인해줄 수 있습니까."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종부세 신고를 앞두고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인 서울 강남의 한 세무서에 가장 많이 접수된 문의 중 하나다. 자신의 집값이 분명히 6억원을 넘는데 아직까지 안내서를 받지 못했다며 누락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 세무서 관계자는 "최근 강남지역의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당연히 종부세 대상자가 된 것으로 생각하는 주민이 많은 것같다"며 "본인 여부를 확인한 뒤 대상자 여부를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종부세 부과 기준금액이 지난해 공시가격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아진 뒤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서초나 송파 강동 양천 등에서는 새로 종부세를 내야 하는 주민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게 국세청의 분석이다. 반면 대치동 타워팰리스나 삼성동 아이파크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부자동네 '강남구'는 첫해부터 종부세를 납부한 경험 때문인지 그런 문의보다는 종부세 정책의 앞으로의 흐
"10억원 넘는 구들장 깔고 앉아서 '서민' 운운하는 사람들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힘을 합쳐 아파트값 올리더니 이번엔 세금 못내겠다고 다시 뭉치는걸 보면 담합에 완전히 재미붙였구만." "번듯한 집 하나 마련하는 것을 인생 목표로 삼고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데 세금내기 싫으면 집을 팔라니….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매달 버는 수입이 뻔한데 집값 올랐다고 무작정 세금을 올리니 앞날이 막막하다." 종합부동산세 안내문 발송이 시작되면서 '종부세' 논란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토론방, 점심 식사자리, 반상회, 동창 모임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종부세에 대한 찬반 토론이 뜨겁다. 내집마련에 숨이 벅찬 서민들은 수십억짜리 아파트 살면서 몇백만원 세금에 벌벌 떠는 강남 집부자들이 얄밉다. 진짜 집 한채가 전 재산인 사람들은 막무가내로 세금을 내라는 정부가 야속하다. 종부세는 다주택자의 세금부담을 높여 비정상적이던 보유세 체계를 바로 잡고 매물을 유도해 집
요즘은 세사람 이상만 모이면 부동산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자고 나면 오르는 아파트값을 보면 무리도 아니다. 얼마전 참석했던 벤처기업인들의 모임에서도 부동산 얘기가 화제에 올랐다.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의 오너인 A사장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A사장의 집은 강남 역삼동의 150평대 단독주택이다. 지난 2000년 15억원을 주고 산 이 집의 가격은 최근 40억원을 넘었다고 한다. 회사 근처의 좋은 환경을 가진 집을 찾다가 고른 집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코스닥 상장에 이어 A사장에게 또 다른 대박을 안겨준 셈이다. A사장이 이 집을 산 2000년은 코스닥 거품의 절정이었다. 증시 활황을 틈타 당시 코스닥기업들은 대부분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A사장 의 회사도 예외없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문제는 유상증자용 대금 마련.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가로 장부상 재산은 상당했지만 막상 보유현금은 별로 없던 게 A사장을 비롯한 벤처기업 오너들의 고민이었다. 당시 상당수 벤처기업인들은 기존
"언론이 문제에요. '베트남 처녀수출'이라며 무분별하게 쓰니까 일부지역에선 아예 여성들의 한국행 비자신청 자체를 금지했어요. 도대체 왜 그렇게 선정적인 겁니까. 베트남 자존심이 얼마나 상했겠습니까." 지난주 취재차 들른 베트남에서 현지 진출 우리나라 기업인들에게 들은 얘기다. 최근 국내에서 국제 계약결혼에 대한 보도가 '사기성'만 부각된 채 긍정적인 점은 무시되고 있어 현지인을 매일 접하는 주재원으로서 난감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일방적인 보도가 계속되자 참고 있던 현지정부도 과잉조치를 취하고 말았다는 부연설명이 이어졌다. 솔직히 뜨끔했다. 기사를 쓴 장본인은 아니지만 서른을 한 달 앞둔 노총각으로서 그런 기사를 보고 그쪽 사정은 고려치 않고 총각 입장에서만 공분했던 사실이 생각나서다. 베트남은 문화적으로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 농경생활을 이어온 이들은 옛부터 유교적인 문화의 토대 속에 대가족 중심의 생활을 해왔다. 부모를 공경하고 장유유서를 존중한다. 그런 베트남 여성들이 한
'장하성 신드롬'이 국내증시에 또 다시 회오리 바람을 몰고 있다. 국내 소액주주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하성 교수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 칭찬과 비난이 뒤범벅된 회오리다. 이 회오리 속에는 운 좋게 한 몫 챙긴 이들의 웃음과, 막차를 타거나 엉뚱한 데 몸을 실은 이들의 눈물도 뒤섞여 있다. 앞으로도 국내증시는 이 '예측불허'의 회오리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를 지속할 것 같다. 지난 4월. 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장이 한국기업들의 지배구조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원대한 포부를 품고 펀드(KCGF)를 출범시킨 지도 벌써 7개월이 지났다. 장 교수의 첫번째 타깃 대한화섬이 공개되자 국내 증시는 들끓었다. 태광그룹 관련주는 물론이고 비슷하다 싶은 자산주들, 심지어 '대한'자가 들어가는 종목까지 급등했다. 이같은 이상급등행진에는 증권가에 용하다고 알려진 '도사'들의 '쪽집게 특강'까지 한 몫 거들었다. 두번째로 공개된 장 교수의 타깃이 화성산업으로 알려지
"주택담보 대출 실적이요? 금감원이 우리 소관도 아니고 자료를 밝혀야할 의무가 없지 않습니까. 자료가 필요하면 공식적으로 서울시를 통해 협조공문 보내시죠" 금융감독원이 최근 조그마한 대부업체 한 곳에서 면박을 당했다. 정부가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고 이에 따라 대부업계로 자금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우려된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금감원이 실태조사에 나섰는데 한 외국계 대부업체가 관할이 아니란 이유로 실적공개를 거부한 것이다. 이 업체는 주택담보대출을 집중적으로 취급, 설립 당시부터 정부정책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았던 곳이다. 그런 우려가 이번 11.15조치로 증폭됐고 비슷한 사례가 증가하면 이후 커다란 문제로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사전에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금감원의 주택담보대출 실적 요구는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대부업체는 법적근거를 들이대며 실적공개 요청을 거절했고 당황한 금감원은 부탁하는 형태로 겨우 자료를 확보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사모펀드(PEF)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 기관 뿐 아니라 연기금 등 전통적으로 안전성을 중시하는 투자 주체까지 PEF 투자에 동참, PEF로 자금이 물밀 듯 밀려들면서 PEF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PEF 자금 조달 규모는 4000억달러에 달해 지난해의 1000억달러에 비해 4배로 급증할 전망이다. 올해 PEF 주도의 M&A가 활기를 띠면서 전체 M&A 규모는 닷컴붐이 한창이던 2000년 기록한 사상 최대를 넘어섰다. 지난 18개월 동안 상위 20개 PEF 가운데 15개가 기업 인수를 발표했으며 주요 M&A 가운데 PEF 주도의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달하고 있다. 특히 기업 인수 규모도 점차 확대돼 수백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딜이 잇따르고 있다. 20일에도 대형 PEF인 블랙스톤 그룹이 부동산 업체 에쿼티 오피스 프로퍼티즈 트러스트(EOP)를 부채 포함 360억달러에 인수키로 해 사상 최대 바이아웃 딜 기록
"대출을 자제해달라고 했지, 언제 중단하라고 했나. 은행들이 완전히 오버하고 있다" 11.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시중은행들이 일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 지점창구에서 일대 혼란이 일자 감독당국자들의 불평이 쏟아졌다. 금융감독당국과 일부 시중은행장들의 면담 후 이뤄진 조치로 당국이 '대출총량규제'에 나섰다는 추측이 가능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전산을 차단하거나 대출창구에서 상담을 중단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은행권에서 이뤄진 주택대출은 2조8000억원. 올 들어 10월까지 월 평균 2조원 정도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증가세다. "상황이 이런데 감독당국이 팔짱만 끼고 있는건 '직무유기'아니냐"고 당국자들은 되물었다. 은행들이 과당경쟁을 한 측면이 많았기 때문에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을 뿐 개별적으로 은행별 수치를 제시한 적은 없다고 강변했다. 일부에서는 "은행이 당국을 갖고 놀고 있다"는 격앙된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리스크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