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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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9.11테러가 일어난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그러나 그날의 상처는 아직까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2001년 9월 11일. '그라운드 제로'가 돼 버린 뉴욕 맨해튼의 월드트레이더센터가 테러에 의해 힘 없이 무너지면서 이 곳에서만 260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리서치 기관인 프랭크페르난데즈에 따르면 9.11 이후 2만5000명에 이르는 금융업 종사자들이 맨해튼을 떠났다. 이 가운데 8000명이 맨해튼으로 돌아왔지만 나머지 1만7000명은 맨해튼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월드트레이트센터에 있었던 채권 투자 전문 기업 캔터피츠제랄드와 투자은행 니프 브루옛앤우즈, 샌들러오닐 등은 맨해튼 대신 뉴저지와 웨체스터카운티, 코네티컷 등지로 이동했다. 뉴욕이 9.11테러로 타격을 받은 사이 런던과 두바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세계의 다른 도시들은 금융 중심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 왔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9.11테러 이
3년을 끌어온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이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8일 입법예고안을 발표하면 사실상 '공'은 국회로 넘어간다. 노·사·정은 로드맵 논의를 위해 3자 수장들이 참여하는 대표자회의를 10차례에 걸쳐 가졌고 셀수도 없을 만큼의 실무회의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40개 논의 과제 중 상당수는 의견접근을 봤다. 그러나 노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 등의 사안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막바지에 가서야 한국노총과 경영계가 '노조 전임자 임금'과 '복수노조'를 맞교환 하는 형식의 '5년 유예'안을 내놨고,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이를 수용하느냐만을 남겨 놓고 있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 간에 이번 로드맵 논의 과정은 너무도 실망스러웠다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좋은 식으로 표현하면 '진통'일 수도 있지만 '수준 이하'라는게 더 맞는 듯 하다. 노동단체들은 협상 탈퇴와 복귀를 밥먹듯 번갈아가며 했다. 최근에만 해도 한국노총이 IL
"정부가 여론에 밀려 담합을 잡는 시늉만 한 겁니다. 공정거래법상의 법적 처벌을 가하는 등 강력한 제재 수단을 마련했어야 했습니다." 건설교통부가 집값담합 조사를 중단키로 방침을 정했다는 소식에 '아파트값 거품내리기 모임(아내모)' 운영자 조우영씨의 반응은 냉담했다. 조씨는 이어 "지금도 지역 중개업소의 공동중개 등을 통한 은밀한 담합행위가 여전 합니다. 잘못하면 실거래가가 은밀한 담합을 인정해주는 꼴이 되고 맙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교부는 지난달 14일부터 전국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공개됨에 따라 제재 수단이었던 담합지역 실거래가 공개가 무의미해졌다고 담합조사 중단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지난 7월부터 운영된 건교부 담합단지 신고센터는 2차례 조사 발표를 끝으로 문을 닫게 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장담할 순 없지만 2차례 조사 발표와 실거래가 공개 뒤 담합 신고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 등 담합 확산이 어느 정도 방지됐다"며 그간의 운영 결과를 자평했다. 건교부 자평에도 불구, 담
"내 자식만큼은 내가 하는 일을 안하도록 만들겠다." 개발시대 가난한 농민이나 일용직 근로자들의 푸념이 아니다.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의 하나로 꼽히는 소프트웨어(SW) 산업 종사자들이 모이면 나오는 단골 메뉴다. 그만큼 국내에서 SW업으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SW업체들은 개당 몇만원짜리 SW를 단돈 몇백원에도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만성적인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자연스럽게 종업원들의 처우도 열악해 지면서 우수한 인력들이 모이지 않는 악순환 구조에 빠져 있다. 이같은 악순환 구조의 중심에 대기업 계열의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자리잡고 있다. SI업체들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대형 IT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SW들을 개별업체에 하도급을 준다. 이 과정에서 SI업체들의 무자비한 가격 후려치기와 대금결제 지연 등의 횡포가 발생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SW업체들은 SI업체들이 자신들의 제품에 제값만 쳐주면 제대로 된 인력을 모아
"부모님이 어느나라 분이신지… 학교는… 그럼 나이는?" 최근 홍기화 KOTRA 사장과 식사를 같이하며 듣게 된 우리나라 국제 비즈니스맨들의 매너는 아직도 50점 수준이었다. 산업적인 발전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지만 개개인의 시민의식과 비즈니스 매너는 아직도 한참이나 뒤떨어져 있다는 일침이었다. 홍 사장은 "아직도 우리나라 일부 비즈니스맨들은 중요한 협상 테이블에서도 조금만 관계가 부드러워 졌다 치면 바로 사적인 질문을 던진다"며 "이 때문에 계약을 목전에 두고 날리는 것은 물론 한국인 전체의 이미지 수준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뭐 친하면 그럴 수도 있지'하는 합리화만으로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세계인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일 민족인 한국인들은 건너건너면 서로 아는 사이기 때문에 익숙하지만 국제적 관계에서는 왠만해선 용납되지 않는 질문들이 많다. KOTRA가 내놓은 '국제비즈니스 매너 지적사례'를 살펴보면 이같은 예는 실제로 문제가 되겠다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 우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주인공 '삼순이'는 인생이 꼬이는 이유가 이름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개명신청서를 들고 구청에 들어선다. 코스닥상장사들도 기업이미지, 분할 인수 합병, 사업목적변경 및 신규사업 진출 등의 이유로 상호변경에 나선다. 하지만 정작 주가에 미치는'약발'은 기대이하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04년부터 올 8월까지 상호변경한 213개 코스닥 상장사의 상호변경 효과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특히 '사업목적변경 및 신규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하는 상호변경의 경우 오히려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상호변경 공시발표후 나흘간 누적초과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최대 5.94%까지 밑돌았다. 그렇다면 왜 코스닥상장업체의 상호변경은 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이지 못할까. 창업후부터 사용해 온 사명을 변경하면서까지 회사를 키워보겠다는 창업자나 최고경영진의 진심을 시장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여기에는 코스닥시장의 슬픈 현실이 투영돼 있다. 과거 코스닥기업
잠잠하던 산업은행이 다시 금융권의 이슈메이커로 부상했다. 7조원대에 달하는 LG카드 매각을 주도한데 이어 현대건설 인수전에 대한 '훈수'까지 두면서다. 김창록 산은 총재는 LG카드 우선협상자 선정을 마치고 지난 28일 기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현대건설 얘기가 나왔다. 김 총재는 "(현대건설) 매각절차를 진행하기 전 우선적으로 구사주 문제를 풀고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를 해결하지 않고 매각을 진행한다면 최근 LG카드 매각 시 문제가 됐던 공개매수건 보다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의 발언은 결국 '구사주' 문제의 공론화 계기가 됐다. 언론들은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주식 관리 및 매각준칙 관련 조항'을 언급하며 이 문제를 앞다퉈 보도했다. 원론적인 얘기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주채권은행이 아니라는 점, 특히 정부가 주인인 국책은행이라는 신분임을 감안하면 좀더 조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론화 이후
덩샤오핑이 1978년 시장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지 20년도 채 안 돼 세계 경제의 중심 국가로 우뚝 선 중국이 본격적인 시장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은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금융시장 개방 조치를 발표한데 이어 파산법을 제정, 시장 경제로의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동안 헷갈렸던 정체성에 종지부를 찍고 경쟁을 제한하는 사회주의적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 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물권법 제정 움직임이다.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는 지난 22일부터 물권법 제정 5차 심의에 들어갔다. 초안은 국유재산, 집체재산과 함께 사유재산을 평등하게 보호한다는 대원칙 아래 통상 70년으로 돼 있는 개인의 토지사용권이 소멸된 뒤라도 부동산을 계속 점유할 수 있도록 법률로 보장했다. 중국 언론들은 물권법 초안이 미세 조정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내년 3월 전인대에서 법안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다. 지
29일부터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지역 총회가 열리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한 이번 총회는 아태지역 40개국 노동장관 등 600여명이 참석하는 상당한 규모의 국제행사다. 노동현안을 놓고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노동계도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 입장에 서서 이 기간만큼은 시위를 자제키로 하는 등 사실상 '휴전'에 동의했다. 그런데 노동문제를 담당하는 기자 입장에서 솔직히 이번 총회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원만한 국제행사 개최란 대의명분 아래 노사정이 잠시 숨을 죽이고 있지만 회의가 끝나자 마자 또 한번의 '격동'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노사정은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노사관계 로드맵을 총회가 끝나는 다음날인 9월2일 최종 논의할 예정이지만 '대타협'을 기대하기는 난망한 상황이다. 경험칙상 다음부터는 우리가 익히 봐왔던 수순을 밟을게 분명하다. 정부는 독자적으로 입법예고 할 것이고, 경영계는 못이는 척 지켜보고, 노동계
대기업 차장인 김모씨(41세)는 판교신도시 2차 입주자 모집공고를 보고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30평형대 아파트 한채를 갖고 있으나 당장 2억원이상의 거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청약 자체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이다. 대출규제와 세금강화로 아파트를 팔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달 남짓 주어진 계약기간동안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판교 2차 44평형의 분양가는 평균 5억8318만원이지만 채권손실액을 합친 실질 분양가는 8억1718만원. 자칫(?) 당첨이라도 되면 계약금 8747만원과 채권손실액 1억3621만원 등 총 2억2369만원을 당장 내야 한다. 이런 돈이면 수도권 외곽의 아파트 한채를 바로 사고도 남는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정부는 국정브리핑을 통해 판교의 고분양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채권입찰제 도입 취지와 일부 여론의 균형잡히지 못한(?) 비판적 시각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물론 정부가 자칫 '투기판'이 될 수 있는 판교에
"'바다이야기'와 온라인게임은 전혀 다른 종류입니다. 모든 게임을 '바다이야기' 같은 `도박'으로 봐서는 곤란합니다. 언제는 한류의 선봉이요, 디지털 콘텐츠산업의 메카라며 추켜세우다가 갑자기 무슨 원수 보듯 하면 어떻합니까." '바다이야기' 사태가 전국을 휩쓴 지난주, 만나는 게임업체 관계자들마다 이런 말을 했다. '바다이야기' 때문에 '게임은 사행성을 조장하는 도박'이라는 인식이 퍼져 게임산업 자체가 심각하게 위축되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자신들이 만든 게임이 사행성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대다수 온라인게임은 그 자체만으로는 사행성이 없다. 하지만 아이템 현금매매 부문에 들어가면 차원이 달라진다. 게임의 사행성을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은 게임의 결과물이 현금화되는지 여부다. 현재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은 이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외부에서 아이템을 매매하면 안된다는 법적 조항은 없다. 이 때문에 무수히 많은 아이템 현
"양보교섭 반대한다." 이 한마디가 잘 나가던 판을 깨버렸다. 쌍용자동차 노사 모두 한발씩 양보하며 최종 타결점을 찾아가던 순간이었다. 옥쇄파업 8일만이었다. 특히 노조측은 기존 사측안에서 퇴직금 중간정산, 학자금, 연월차 휴가수당 등을 지급중지 한다는 3개항을 제외시켰다. 아울러 분할매각 금지 및 여유인력 발생시 추가조치 금지 등 상당부분 양보받았다.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산고를 겪던 협상은 잘하면 이날 중으로 잠정 합의안 마련도 가능할 듯했다. 노사 모두 '9부 능선'은 넘었다고 말해 한껏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오후들어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차기 노조집행부 선거에 나선 일부 후보측이 교섭장 앞에 자리를 잡고 현재 협상을 '양보교섭'이라고 규정하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처음에는 4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입후보자 전원이 가세하며 순식간에 50여명으로 불어났다. 협상 과정에 만족하던 후보측도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선거를 앞두고 입후보자간의 '선명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