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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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여당의 참패로 끝난 5·31일 지방선거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했다. 그중에서도 선거가 끝났으니 이젠 경제살리기에 매달리겠지 하는 기대를 가졌을 것 같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를 허망하게 했다. 결과는 오히려 재계를 옥죄는 정책이나 방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거가 끝난 직후인 지난 1일 예금보험공사는 한화그룹을 상대로 대한생명 인수가 원천 무효라며 국제상사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내년말까지 대한생명 지분 16% 추가로 싸게 살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데 이를 포기하라는 압박이었다. 4일엔 공정위가 동양제철화학의 콜럼비안케미컬즈코리아 인수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인수를 포기하던가 다른 공장을 팔라는 강도 높은 제재가 내려졌다. 정책도 기업옥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무부가 발표한 상법 개정안에는 이중대표소송제와 집행임원제가 포함됐다. 이중대표소송제는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강도높은 기업 감시제도 중 하나다. 집행임원제도도 기업들
국내외 리서치 센터의 리포트를 자주 접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국내 증권사에 비해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가 훨씬 더 집중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때론 다른 종목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냄으로써 자사 추천주를 부각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일례로 외국계 증권사인 M사는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꾸준히 밝히고 있다. 대신 LG전자를 최선호주로 꼽는다. 반도체주에 대한 리포트만 이달들어 네번 이상. 이 증권사는 NAND플래시 가격이 40%이상 '급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 '급락할 것'이라는 리포트가, 가격 반등 조짐이 나타나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리포트가 어김없이 나온다. 그러는 동안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대다수 증권사들의 가격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지만 M사는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이 증권사 보고서의 다른 특징은 기타 업종에 관한 보고서에서도 말미에 LG전자로 갈아탈 것을 조
최근 접촉한 저축은행 중앙회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대한 세간의 인식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간 봉급생활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고금리 예금상품을 정책적으로 많이 만들어서 자부심이 컸는데 최근 언론에서 저축은행이 서민을 외면한다고 비판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힘이 빠진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저축은행들이 중산층의 푼돈보다 부자들의 목돈을 좋아하고 대출에서도 서민을 나몰라라 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방적 매도"라고 목청을 높였다. 고금리 상품에다 강남에 영업점이 몰려있어 오해를 사고 있는데 그것도 따지고 보면 서민형 서비스 지원을 원활하게 하는 면이 있어 나쁘게 볼 것은 아니라는 말도 했다. 그는 이어 통계와 시중은행의 영업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들어가며 항변을 계속했는데 빈말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들은 목돈 예치가 필요한 `고액자산가상품'인 정기예금보다 매월 돈을 붓는 '서민형 상품'인 정기적금에 0.3~0.5% 포인트 더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는
5.31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 관심은 그리 높지 못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근 조사에서도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의 비율은 절반을 넘지 못했다. 왜일까. 우선 판세가 사실상 결정돼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반감이 핵심이다. 또한 이슈가 없다. 선거 초반 나온 지방정부 심판론과 중앙정부 심판론은 잠잠해졌다. `오풍' `강풍' 등 바람이 조금 부는 듯했지만 다들 지방선거 이후만 얘기하는 분위기다. 다음으로 눈길을 끌 만한 정책도 없다. `2006 지방선거 시민연대'가 시도지사 후보의 997개 공약을 분석한 결과, 개발공약(지역경제, 교통)이 51.3%로 절반을 넘는다. 문제는 개발공약의 70%가 구체적인 예산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실행될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반면 관심이 높은 교육관련 공약은 77건(7.7%)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대부분 자립형 사립고 신설, 영어마을 설치, 원어민 교사 지원 등이다. 현행 교육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실질적 내용
“수도권과 같은 수준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작년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마자 문닫고 폐업에 들어간 업소가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최근 토지시장을 취재하기 위해 대구 부산 등 영남지역을 갔다가 만난 한 부동산 중개업자의 얘기다. 그는 정부가 혁신도시 등 온통 개발 호재로 집 값을 들쑤셔 놓고 이제는 집 값 잡겠다며 내놓은 정책에 대뜸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영남권 부동산 취재 중에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 손님은 없고 이웃 사람들과 잡담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본업은 내버려두고 5·31 지방선거용으로 사무실을 활용하는 곳도 눈에 띄었다. 부산 강서구에 있는 한 중개업소는 5·31 지방선거 후보의 대형 현수막을 사무실 밖에 붙여 놓았다. 안으로 들어가서 주변 시세와 거래동향 등을 물었더니 사무실에 있던 사람은 “전 직원이 아니라서 잘 모르고요, 사장님이 유세 나가셔서 사무실을 봐드리는 겁니다”라고 답했다. 대구에서 선거용 사무실을 직접 보진 못했으나 일감이 없기는
"우리 서버가 해킹당한 게 아니라 외주업체가 당한 거라구요. 우리도 피해자입니다" 최근 주요 언론사의 뉴스포털 사이트들이 한꺼번에 해킹을 당해 악성코드가 유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도가 나간 직후 항의전화가 걸려왔다. 해킹을 당한 건 자신들이 운영하는 서버가 아니라 외주업체 서버라는 것이다. 따라서 본인들도피해자라는 항변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지난해 말 해킹 사고를 당한 유명 인터넷 포털의 사례도 그랬다. 악성코드는 포털 사이트 내부에서 유포됐지만 정작 뚫린 곳은 보안이 허술한 외주 콘텐츠업체의 서버로 밝혀졌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서비스 운영업체를 믿고 해당 웹사이트와 서비스에 접속한다. 외주업체가 제공하는 콘텐츠든 자체 콘텐츠든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사실 우리나라 인터넷 포털이나 뉴스포털 대부분이 수많은 외부업체와 연동돼 서비스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이들 대부분이 위탁업체와 동일한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포털이 자신의 도메인으로 운영되는 모든 서비스
"대만의 중소기업이 왜 잘 되는지 아십니까?" 삼성전자 권오현 사장이 한 특강시간에 기자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권사장의 대답은 간단했다. 대만에는 대기업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만 현지에는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은 없다. 그러나 미국 실리콘 밸리에 진출해 있는 엄청난 화교 자본과 대만의 브레인들은 대기업 역할을 하며 대만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견인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선단식 경영으로 유명한 일본의 대기업들은 중소부품업체들과 끈끈한 연을 맺어 그들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줬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일본과 비슷한 대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지만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많다. 대기업의 횡포로 중소기업이 투자를 할 수 없기 때문이란 주장도 설득력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퍼주기식 지원이 경쟁력을 하락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일본이나 대만(실리콘밸리)과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이 적은 것도 한 이유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기업이랄 수 있는 곳은 3~4개 그룹
"개인들이 망각하는 진실의 하나가 바로 현금도 종목이라는 것입니다." 주가 급락이 걱정된다고 하자 대형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이 이런 말을 건넨다. 주식은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상품으로 꼽힌다. 오를 때는 어느 자산보다 높은 수익을 준다. 문제는 조정이 아무도 모르게, 너무 급하게 온다는 것이다. 폭락할 때는 팔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5월의 급락이 대표적이다. 8일 동안 하락률은 종가기준 9.2%, 장중 10.2%에 이른다. 은행 정기예금 1년치 이자의 2배가 불과 8거래일만에 증발했다. 수익을 낸 투자자들은 애써 웃음을 짓지만 압도적인 다수의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고 울상이다. 인도증시는 22일 한때 10%나 하락하기도 했다. 하루만에 1년 이자의 2배를 잃을 수도 있는 게 주식투자다. 폭락의 경험은 한두 번이 아니다. 2000년의 IT버블 붕괴, 2001년 9·11테러, 2004년 '차이나쇼크', 그리고 2006년5월. 대응 불가의 조정은 앞으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리처드 웨커 행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본점 출근을 처음으로 봉쇄한 지난 15일. 이날 외환은행 부점장들이 따로 모여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551명의 부점장들로부터 일괄 '사직의향서'를 제출받았다. 지난 19일 비대위는 결의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언론에 배포했다. 그러나 성명서에서는 사직의향서가 아닌 '사직서' 제출로 표현됐고 언론에서는 성명서에 나온대로 사직서로 표현해 기사를 실었다. 웨커행장도 이날 오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글을 통해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지 않은 분들은 은행을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강수를 내놨다. 노조와 비대위는 반발했고 은행업계에서도 외환은행 부점장의 사직서 파동이 오는지 촉각을 세웠다. 그러나 비대위가 성명서에 밝힌 사직서는 사직의향서였다. 사직의향서는 글자 그대로 사직의향이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사직서로서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이었다. 비대위는 노조원이 될 수 없는 외환은행 부점장들이 모여 결성한 비공식조직이다.
지난주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미국 인플레 우려가 세계 증시를 강타했다. 특히 '검은 목요일' 세계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예상보다 높은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미국과 유럽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운데 이어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 마켓에 강도 높은 충격을 안겼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이 집중되며 이머징마켓의 대표주자로 발돋움한 인도 증시는 18일 당일에는 6.8% 급락했고 19일 추가로 4% 떨어졌다. 인도 증시는 지난 한 주 동안 11% 급락했다. 이는 한주간 낙폭으로는 지난 2001년 9월 15일 이후 최대치다. 인도증시는 지난 3년간 400%나 상승하는 괴력을 보였다. 2003년 3000선에 불과했던 선섹스 지수는 올들어 1만2000선을 돌파했다. 최근의 급락세로 선섹스 지수는 19일 현재 1만938.61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이 인도증시가 급등한 이유는 인도의 가능성에 베팅한 선진국의 자금이 폭포수처럼 인도증시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인
"당분간 몸을 사려야겠습니다" 통계 오류가 특정지역의 부동산 버블을 부추기고 있다는 전날 청와대의 지적에 대한 A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그 한마디에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는 냉소적인 어감이 느껴졌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부동산시장을 왜곡시키는 주범으로 정보를 과잉생산하는 사설 부동산업체와 이를 보도하는 언론을 탓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강남권 집값이 통계 오류에 의한 버블이라면 참여정부 이후 부동산대책을 숱하게 쏟아냈을 필요가 없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물론 부동산 정보업체의 난립으로 인해 특정지역에 대한 경쟁적인 정보생산과 이에 따른 심리적 영향을 주고 있는 점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점도 없지 않다는 것이 부동산정보업체측의 반응이다. 그러나 그것이 시장을 왜곡할 정도의 변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부동산정보업체들이 많아진 것은 그만큼 정보 수요자가 있다는 얘기다. B부동산 정보업체관계자는 "국민은행 시세통계와 정보업체의 편차는 몇년간
"저는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한 적은 없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무역협회에서 열린 '한미 FTA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한미 FTA를 지지하는 학계와 경제단체의 전문가들은 자신 있는 태도로 FTA 체결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토론회장에서 비판과 질의가 쏟아지자 이들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듯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들 스스로가 아직 한미FTA의 성과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한 참석자는 "솔직히 100% 준비를 끝낸 다음 개방해야 하는지, 아니면 서둘러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은 어차피 예상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이처럼 우리는 아직 FTA에 관한 '컨센서스'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데 미국의 움직임은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지난 16일 한미 FTA를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