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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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한국씨티은행에서 보도참고자료라는 메일이 왔다. 1일부터 시작되는 노조의 파업에 대비해 거점점포를 운영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참고자료에는 노조가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걸고 있으며 사측의 전향적인 자세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하지 않은채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덧붙여져 있었다. 은행측은 특히 이례적으로 노조의 요구조건까지 일부 공개하면서 노조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동안 사측이 교섭을 해태하고 있다는 노조의 잇따른 주장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더이상 못참겠다'는 메시지였다. 사측의 첫번째 강공인 셈이다. 물론 노조는 바로 다음날 사측 보도자료의 몇배 분량의 반박자료로 되받아 쳤다. 노사갈등의 최악 상황인 파업까지 갔지만 씨티은행 사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 중에 경영권이나 인사권에 해당되는 부분도 다수 포함돼 있어 절대 수용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은행 파업때 경영권 부분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사상 첫 아시아인 사무총장이 탄생할 지 기대를 모았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기 사무총장 선거결과, 앙헬 구리아(55) 전 멕시코 재무장관이 차기 총장으로 선출됐다.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도날드 존스턴 OECD사무총장은 지난 1월 아시아에서 차기 총장이 나와야 한다고 말해 주목을 샀다. 그는 세계 경제의 축이 동북아로 이동하고있고, 한ㆍ중ㆍ일 3국이 세계 경제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인 만큼 "아시아 출신이 차기 총장을 맡는 것이 OECD 조직의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한국은 한승수(69)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일본은 다케우치 사와코 전 세계은행 자문관을 후보로 각각 지명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1차 예비투표에서 저조한 지지율을 얻어 후보직을 중도 사퇴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한국의 짧은 OECD 가입기간(9년)과 낮은 기여금 분담률(2005년도 기준 2.230%)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멕시코 후보가 사무총장직에 당선된 이상 외교부의 설명은 설득력을
한나라당이 8.31 부동산대책 후속 입법과 감세안 간의 '빅딜'을 제안했다. 열린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 확대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여당도 한나라당이 추진해온 감세안 중 일부를 진지하게 받아달라는 것이 요지다. '빅딜'이란 우리말로 '큰 거래'라는 뜻인데 원래 정치인들 사이의 '거래'라고 하면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 '빅딜' 대상이 된 부동산대책과 감세안은 여야 모두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내놓았다고 주장하는 정책들이다. 8.31대책은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신규 공급 아파트의 가격을 떨어뜨려 서민의 주거를 안정시킨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감세안도 논란은 있지만 액화천연가스(LNG) 특소세율 인하와 택시 액화석유가스(LPG) 특소세 감면, 장애인용 차량의 LPG 부가세 감면 등 서민과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내용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한나라당의 '빅딜' 제안에 열린우리당은 "8.31대책은 타협
“솔직히 죄가 무슨 죄가 있어, 죄를 저지르는 X같은 XX들이 문제지.” 영화 ‘넘버3’에 나오는 대사다. 얼마 전 가수 신정환이 강남 카지노바에서 도박을 하다 적발됐다. 공인으로서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그릇된 처신을 보니 씁쓸하기만 하다. 그런데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면, 이런 사례가 좀 더 일찍, 그리고 많이 회자되지 않는 게 신통할 정도다. 이른바 ‘바다이야기’, ‘스크린경마’ 등 우후죽순처럼 증가하는 사행성 오락의 부작용이 도를 넘고 있어서다. 기자가 살고 있는 수도권 OO시는 최근 2~3개월 동안 수 십 개의 성인오락실이 들어섰다. 자고나면 하나씩 생겨나는 판이다. "석 달 동안 2000만원을 까먹었다"는 한 동네주민의 하소연은 충격적이다. 더욱 기가 막힌 대목은 사행심리에 불을 지핀 성인오락실용 상품권판매를 다름 아닌 문화관광부가 합법화해줬다는 사실이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할까. 이 조치 이후 성인오락실 증가속도는 한층 빨라지는 추세다. 불황에 시름하던 상가점포
5년 전 기차역 대합실에서 친구들 몇 명과 기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한 친구가 슬그머니 사라지더니 20여 분 쯤 뒤에 다시 나타났다. 어디 갔다왔냐고 물으니 헌혈하고 왔단다. 그 친구의 얼굴이 '지나치게' 아무렇지도 않아 왁자하고 웃음을 터트렸지만,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었다. 헌혈은 이렇게 이미 우리 생활이 돼 있다. 하지만 난자 기증은 헌혈과 전혀 다르다. 난자가 ‘생명체’의 씨앗이기도 하거니와, 난자를 기증하는 과정이 헌혈처럼 그리 간단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난자를 기증하려면 적어도 15일 동안 수시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8~10 일간 매일 과배란 유도제 주사를 맞아야 하고 그 후 난자 채취 시에는 가벼운 마취를 해야 한다. 난자 기증에는 이런 불편함과 희생이 따른다. 게다가 지금은 난자 기증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정보가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잠재적 난자기증자’들은 난자 기증 이후 부작용에 시달리게 되지는 않을까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난자를 뽑아
24일 오후 2시 서울대 수의대 강당. 기자회견에 나선 황우석 교수는 침통했다. 특유의 미소가 사라진 표정이 눈에 설었다. 황 교수는 이날 세계 줄기세포허브 소장직 등 모든 공직에서 물러났다. 따지고 보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은 꼴이 됐다. 세계줄기세포 연구의 중심이 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는 걸음마을 떼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황 교수팀 연구에 대한 윤리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해 5월. 과학잡지 네이처가 연구팀 소속 연구원 2명이 난자를 기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부터다. 연구원들이 난자기증 의사를 밝혔을때 이를 만류했던 황 교수는 그때서야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황 교수는 "당시 이 문제가 생명윤리에 저촉되는지 제대로 몰랐고, 연구원들의 비밀보장 요구도 절실해 이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도 그때 털고 가지 못해 사태가 커진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처녀의 몸으로, 또는 어머니의 몸으로 소중한 난자를 기증한 연구원들이 순순한 의도가 훼손되는 것을 황 교수
"일부 코스닥기업들의 분식회계로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점을 회원사 대표로서 공식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회원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박기석 코스닥상장법인회장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첫 운을 이렇게 뗐다. 하지만 박 회장이 공식사과 한지 사흘이 채 지나기도 전에 또다시 4개의 코스닥기업이 불공정행위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는 사태가 터졌다. 이들 기업의 혐의는 내부자정보를 이용한 시세조작이다. 일부 업체는 증권선물거래소의 조회공시요구로 실명이 밝혀졌다. 이 가운데는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에서 올해 우수 인수합병(M&A)업체로 선정된 업체도 있다. 아직 검찰고발 단계이기 때문에 유죄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해당 업체에서도 이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코스닥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고발조치는 월례행사가 되다시피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터보테크의 분식회계가 한창 상승세를 타던 코스닥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증권선물위원회에 따르면
참여 정부가 갓 출범한 2003년 4월.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가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를 1년 남짓 남긴 상태였다. 대북 송금 특검에 따른 부담 때문이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새로운 정권과의 코드 문제도 거론됐다. '신관치 프로젝트', '재경부의 낙하산 인사 시나리오' 등 온갖 설이 나돌았다. 그때 경제팀 수장이었던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해명이 걸작이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경제팀이 새롭게 구성되면 정책 조율을 위해 국책은행장을 교체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사실상 경제 부처의 하나로 공무원과 같다. 국책은행장의 임기를 가급적 존중하겠지만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면이 있다" 경제팀 수장이었던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사퇴 압력을 가했다는 소식은 '루머'에 힘을 더했지만 그는 '제청권자로서의 제 역할'이라는 논리로 맞섰다. 2년 반이 지난 지금, 산은 총재 인사 과정을 지켜보며 당시를 떠올렸다. 조용한 듯 보였던 이번 인사의 내면은
요즘 구글이 연일 화제다. 지난달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되는 3분기임에도 순익이 7배나 급증했다고 밝혀 월가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엔진을 달고 구글은 지난달말 시가총액 1000억달러의 벽을 뚫었다. 지난해 8월 상장 이후 14개월 만에 일이다. 이는 미국 기업 중 최단 기록으로 꼽힌다. 거침없는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지난 17일 구글은 주당 400달러를 돌파, 시가총액이 1190억달러로 늘어나면서 한때 기술주의 총아였던 시스코를 제쳤다. 구글은 MS, 인텔, IBM에 이어 IT업계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4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포브스, 파이낸셜타임스(FT)의 갑부 명단에 속속 이름을 올리며 부를 과시하고 있다. 구글이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수록 가장 속이 타는 곳은 현재 IT계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MS)다. 최근 MS 빌 게이츠 회장은 구글을 의식하듯 회사 간부들에게 5년만에 이메일을 보내고 "새로운 지각
지난 19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금강산 호텔 앞 주차장.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전용차량인 다이너스티가 주차해 있었다. 이날 밤 9시30분 금강산 관광 7주년 축하연이 끝난 이후 리 부위원장은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면담을 가졌다. 같은 시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자신의 숙소에서 여독을 풀고 있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 회장이 북측으로부터 협상 상대로서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오갔다. 현 회장이 18일 오후 입북한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표정이 없어지면서 이같은 추측이 점차 사실화 되고 있음을 감지했다. 정동영 장관은 다음날 오후 리종혁 부위원장과 면담 결과를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의미심장한 내용을 공개했다. 기업의 인사권 행사를 인정해야 남쪽 기업들도 안심하고 북에 투자할 수 있을 거라는 지적을 리 부위원장에게 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금강산의 문을 개방한 지난 7년간 북한은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다. 입북의 최종 관문인
건설교통부가 안양시를 배제한 채 국민임대주택단지 건설 예정지인 안양 관양지구에 대한 주민공람을 실시중이다. 얼핏 보면 집값을 떨어뜨린다는 이유 등의 지역 이기적인 발상에서 해당 지자체가 임대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는 것처럼 볼 수 있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 2003년 특별법을 만들면서까지 사업인가 주체를 지자체장에서 건교부장관으로 이관한 것은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을 추진하는 데 지자체의 크고 작은 반대가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지자체들이 임대아파트를 지을 경우 복지서비스 등 제공해야 할 것은 많은 데 비해 세수가 적고 해당 토지를 개발할 수 없다는 불만에 반대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지자체를 배제한 채 사업을 강행하는 것도 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서 정부와 지자체간 협의 시스템이 부재한 현실을 되돌아봐야 한다. 시에서 주장하듯 안양시는 전국에서 3번째로 인구밀도가 높고 학교, 상하수도, 도로 등 도시기반시설 부족으로 심각한
"가방은 왜 뒤지는 거예요?" "보안검색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여기는 자동검색기도 없나요?" "......" 15일 오전 11시에 개막하는 'APEC IT전시회'를 취재하기 위해 부산 벡스코 1층 글래스홀 입구에 들어선 기자들과 검색원들간에 소지품 검색을 놓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빠듯한 일정때문에 바삐 움직여야 하는 기자들의 마음은 조급한데 검색대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은 좀체로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사람마다 일일이 가방을 열고 소지품을 검사하고 노트북이나 카메라, 휴대폰 전원을 켜봐야 하는 탓이었다. APEC 정상회의 기간동안 불미스러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철저함은 이해할지라도 첨단 IT전시관 입구의 보안검색이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했다. 우여곡절끝에 벡스코 안으로 무사히(?) 들어선 기자들은 또다시 수난을 겪었다. 벡스코내 IT전시관 옆에 위치한 'APEC 미디어센터'로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불과 서너발짝을 이동하기 위해 다시 실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