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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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 논란이 다시 불붙을 태세다.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회 연금특위가 재가동되면서 2004년 `안티 국민연금' 파문 이후 수면 아래에 있던 연금 개혁 이슈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껏 몸을 낮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도 "정치 지도자에게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한다. 정치적 관점이 아닌 긴 안목에서 올해 안에 국민연금 개정을 이뤄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유 장관의 주문이 아니더라도 내년에는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이 수술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는 참여정부 임기 중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대통령과 '실세' 주무장관이 정열적으로 밑어붙이고 있는 만큼 올 한해 연금개혁은 분명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의 뜻대로 흘러가기에는 '암초'가 너무나 많다. 여당은 '더 내고 덜 받자'며 고통분담을 호소하지만 야당은 일정액을 공평하게 받는 '기초연금제'로 맞불을 놓고 있다. 소득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사각지대 해소방안도 넘어야할 과제다. 여기에
"청약통장 괜히 만들었어. 1순위 됐다고 좋아했는데 바보짓이었지. 내 조건으로 청약 당첨은 어림없는 일인데 말이야." 며칠 전 저녁모임에서 만난 한 친구의 볼멘 소리다. 신도시 아파트 분양받고 싶어서 직장생활 첫달부터 청약부금을 꾸준히 부었는데 자꾸만 강화되는 청약조건에 내집마련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공택지내 중소형 주택 청약자격을 무주택자로 한정키로 했다. 주택당첨도 무작위 추첨에서 가구주 연령, 구성원 수, 무주택 기간 등을 점수로 환산하는 방법으로 바꿔 당첨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신도시 건설방식을 공영개발로 바꾼 것도 모자라 이제는 지어진 집에 누가 들어갈지도 정부가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공급되는 택지의 70% 이상이 공공택지임을 감안할 때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의 대부분을 정부가 통제하는 셈이다. 물론 무주택 서민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고, 국민 복지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야 할 일이다. 하지만 임대주택 건설 뿐 아니라 시장에 맡겨
몇해전부터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공계 인력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한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이 때문인지 과학기술계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도 이 문제를 중요한 정책 과제로 몇년째 올려놓고 있다. 우수 학생들을 이공계로 유도하기 위한 각종 정책들도 잊을만 하면 나오곤 한다. 최근 2대 과학기술 부총리로 취임한 김우식 부총리도 출입기자들과의 첫 대면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대입 수능시험에서 과학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자는 것. 김 부총리의 생각은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관 등을 둘러보며 과학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입시때 과학과목에 대한 가산점으로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을 많이 유도하자는 뜻으로 보인다. 이 얘기를 들으며 아이디어 차원이라지만 이건 맥을 잘못 짚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오늘날 우리나라 이공계 위기는 양적 문제가 아니라 질적 문제다. 현
"봄이 오면 모든게 잘 될겁니다"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이 지난 5일 검단산 산행에 올라 한 말이다. 최근 가시화 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동행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때까지 북에 가지 말란 말이냐"라는 의미심장한 응대로 자신감을 드러냈던 윤 사장이다. 윤 사장의 자신감이 현대아산의 봄을 앞당긴 것일까. 윤 사장이 지난 8일 전격 방북길에 올랐다. 2박3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돌아와 기자회견을 연 윤 사장은 현대아산이 제안한 금강산 종합개발 계획을 북한이 수용했다는 소식을 풀어놓았다. 또 상반기 중에는 내금강 구경길이 열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사장의 방북을 계기로 그동안 부두에 정박돼 있던 윤만준 현대아산호(號)는 닻을 올렸다. 현대아산은 북측이 윤만준 사장을 대화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데 고무된 분위기다. 지난해 김윤규 전 부회장 사태로 북측에 '야심가'로 지목된 윤 사장이 5개월간 북한 땅에 발도 들여놓지 못했던 터라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들어 증권사의 미수거래제도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장이 급락을 거듭하면서 미수를 끌어다 주식 투자를 한 사람들의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기자는 개인투자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장기투자자 어쩌고 운운하면서 미수거래로 단타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도대체 언론은 뭐하고 있느냐. 개인투자자의 주식계좌를 깡통으로 만드는 미수거래제도를 못하도록 여론 조성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전화였다. 최근과 같은 분위기라면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종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바라보며 생계형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미수거래제도에 대한 원망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가 상승세를 타던 지난해, 언론에 나온 미수거래제도 관련기사가 ‘가뭄에 콩 나듯’ 듬성듬성 있는 것을 보고 과연 최근 증권사 미수거래제도에 대한 혹독한 비평이 객관적인 시각에서 나온 것들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수거래는 말 그대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9일 오전 11시7분 한국은행이 콜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10여분 후부터 기자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콜금리 인상이 시장에 매우 민감한 내용이다 보니 기자는 매우 급박하게 관련 기사를 송고해야 하는 시간임에도 휴대폰은 계속 울어댔다. 전화를 건 곳은 시중은행들의 홍보팀이었다. 콜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금리를 즉각 인상한다는 보도자료를 발송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국민, 우리, 신한, 조흥은행은 이날 콜금리 인상 발표가 나온지 10여분만에, 하나, 외환은행도 오후에 각각 예금금리 인상안을 내놨다. 이같은 은행들의 신속함은 과거와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은행들은 과거에는 콜금리 인상이 결정나도 '앞으로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보고 예금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는 재빠르면서 예금금리 인상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변화는 영업력 강화를 위한 자발적인 조치라는 분석도 있지만 은행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진짜 시작됐다. 흔히 세계 소프트웨어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터넷업계의 신예 구글의 싸움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한다. 지금까지는 구글의 승리였다. 지난해 구글은 MS와의 검색전쟁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에서 점유율 46.3%로 1위를 차지해 11.4%에 그친 MS의 MSN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그러나 아직 구글이 승리의 팡파르를 불기는 이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MS와 구글의 싸움은 MS의 텃밭인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구글의 주무기인 검색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구글이 델, 휴렛패커드(HP) 등 굴지의 PC업체와 손을 잡고 자사 소프트웨어를 사전 탑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구글이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MS를 정조준하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진짜 시작된 셈이다. 구글이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업체인 델과 HP와 손을 잡고 소프트웨어 사전 탑재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시장에 뛰어들게 되
청와대와 정부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다름아닌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을 마련하면서도 정부는 이 점을 강조했다. 조세개혁은 복지재원을 확충해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폐지, 부가가치세 확대 등 윤곽이 드러난 조세개혁 방안에 대해 월급쟁이들은 분노하고 있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찾아볼 수 없고 세부담만 급증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중산층 이하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월급쟁이는 이 시점에서 정부에 묻고 싶은 말이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조세개혁이냐고. 최근 맞벌이 부부의 세부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재정경제부 관료는 "선진국 수준의 복지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하면서 정부가 판단하는 중산층 가구의 기준을 제시했다. 부부 합산 연간 근로소득이 5160만원(세전)이면 중산층에 해당하고, 그 이상이면 고소득층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5160만원 이상 버는 상대적 고
'강남 부의 상징’으로 꼽히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이 주상복합아파트 124평형(1차) 가격은 지난 1월30일 현재 51억5000만원이다. 국민은행 등 시세조사 기관들의 시세 목록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몇 가구수 안되는 바람에 매물 자체가 없고 거래도 없다. 따라서 매매가격이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도 어렵다. 이 아파트의 지난 2003년 6월24일 가격은 상한가 기준 27억원. 최대 평형이지만 2년7개월만에 무려 24억5000만원이 상승한 것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집주인은 하루 평균 257만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타워팰리스의 가격이 이쯤에 무섭게 상승한 것은 그해 4월초 강동구 고덕 주공1단지가 서울시의 안전진단을 통과한 때문이다. 타워팰리스를 비롯한 기존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 값이 덩달아 뛰자 참여정부는 부랴부랴 ‘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5·23대책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8·31 후속대책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재건축아파트 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안전진단을 강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대세상승의 확신이 가득하던 시장이 어느덧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있다. 지난 2일 급등과 급락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로 놀라게 하더니 3일에는 개장초부터 무섭게 떨어져 투자자들의 가슴을 써늘하게 했다. 상승을 주도하던 기관이 차갑게 물량을 내던져 여느 하락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전문가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아직 대세상승은 살아있다고 하던 1월의 여유를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최근 부쩍 ‘펀드 깨야 하냐’고 걱정스럽게 물어오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한푼 두푼 아껴서 적립식펀드로 목돈 한번 모아보겠다던 월급쟁이들이다. 이렇게 또 시장에 배신당해야 하나? 이날 점심에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과 식사자리가 있었다. 당연히 시장불안이 화제로 떠올랐다. “주가, 떨어지기도 하고 오르기도 하는 거지. 증권선물거래소는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 되는 거고, 사실 거래소의 1차 고객은 증권사고 투자자는 2차 고객이라고…” 태연한 이 이사장의 발언이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5월부터 시작된다. 3일 새벽 협상 개시가 선언됐지만 그 이전부터도 한미 재계는 물론 각계 각층에서 이미 활발한 의견을 개진하며 손익 따지기에 분주하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동차
"○○사 주가가 조만간 뜰 거라고 하던데 뭔지 좀 알아봐 주세요." "××사가 FDA에 뭘 신청한다고 하는데, 지금 사도 괜찮겠습니까? " 머니투데이가 바이오뉴스팀을 신설하고 전담 기자로 취재를 시작하자 이런 문의전화를 하루에도 몇번씩 받는다. "△△사가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는데 사실입니까?", "▽▽사의 임상승인이 임박했다는데요" 등. 비슷한 유형의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질문하는 사람들이야 돈이 걸려 있어 절실한 문제겠지만,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는다. 수없이 되풀이되는 통화에서 오는 짜증이 섞여 있겠지만,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루머만 믿고 피땀흘려 번 돈을 몽땅 쏟아붇는 사람이 있나 하는 의아함 때문이다. 바이오 산업을 다른 산업과 가르는 가장 큰 특징은 확률만큼만 성공하며 성공까지 감내해야 하는 기간이 엄청 길다는 것이다. 오늘 임상 1상에 통과했다고 내일 당장 신약이 나오기 어려울 뿐더러 3상에서 실패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