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해전부터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공계 인력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한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이 때문인지 과학기술계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도 이 문제를 중요한 정책 과제로 몇년째 올려놓고 있다. 우수 학생들을 이공계로 유도하기 위한 각종 정책들도 잊을만 하면 나오곤 한다.
최근 2대 과학기술 부총리로 취임한 김우식 부총리도 출입기자들과의 첫 대면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대입 수능시험에서 과학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자는 것. 김 부총리의 생각은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관 등을 둘러보며 과학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입시때 과학과목에 대한 가산점으로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을 많이 유도하자는 뜻으로 보인다.
이 얘기를 들으며 아이디어 차원이라지만 이건 맥을 잘못 짚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오늘날 우리나라 이공계 위기는 양적 문제가 아니라 질적 문제다. 현재 수능시험에서 이공계를 지원하는 학생의 비중은 40% 수준으로 90년대에 비해 약간 줄었지만 20%대의 미국에 비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문제는 최우수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고 의대나 법대 등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과기부 조사에서도 앞으로 10년간 전국 대학-대학원 등에서 배출하는 과학기술인력이 수요를 초과, 10만명이 넘는 학사-석사급 잉여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박사급 인력은 4500명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얼마전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 위암 환자는 갑상선 수술을 하고, 갑상선 환자는 위 절제 수술을 하는 어처구니 없을 저지른 적이 있다. 챠트가 바뀌어 빚어진 사고라고 한다.
정부 정책도 정확히 현상을 파악하지 못하면 잘못된 챠트를 보고 수술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김 부총리가 제대로 된 정책으로 성공한 부총리로 기억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