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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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위에 군림하는 게 `국민정서법'이라는 세간의 우스갯소리가 있다. `여론'이란 이름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때도 있지만 `국민정서법'은 합리성과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 이성보다 감성에 치우친 탓에 일관성도 없다. 지난 8월말과 9월말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보자. `국민정서법'이 회자된 것은 노 대통령이 9월27일 언론사 경제부장과의 간담회에서 삼성 관련 언급을 하면서다. 당시 노 대통령은 삼성애버랜드의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등에 대해 "합법적이었다고 할지라도 세금이 적은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대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보다 한달 앞서 KBS TV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 행한 발언은 정반대다. 노 대통령은 대연정의 필요성을 설파하면서 "국민을 제왕으로 생각하고 필요할 때 직언하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할 줄 알아야 된다. 민심이라고 해서 그대로 모두 수용하고 추종만 하는 게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을 신하로
며칠 전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식당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대화가 자연스럽게 들렸다. "열이면 네다섯 집은 발코니 확장하고 사는데 법 지키겠다고 참고 산 사람들만 바보가 된 셈이잖아." "발코니 확장했다가 걸려서 벌금 물고 원래대로 고친 사람들은 어떻구요." "그러니까 우리 나라에서는 정부말들으면 안돼." 정부가 내년부터 아파트 발코니 확장을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아파트 소유자들이 발코니를 거실 등으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건설업계는 물론 아파트 거주자들도 대부분 이 같은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멀쩡한 마감재를 뜯어내고 재시공할 필요가 없으니 자원 및 비용 낭비를 막을 수 있고 이웃집과 지자체 눈치를 보며 몰래 개조하지 않아도 되니 심리적 부담도 덜게 됐다. 이번 결정은 불법으로 발코니를 개조한 잠재적 범법자(약 200만가구)를 양성화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발코니 확장으로 실내공간이 넓어짐에 따라 중대형
'고위험 고수익' 사업 모델인 바이오 벤처기업의 가치, 혹은 가격을 어떻게 산정하는지 궁금했다. 지금 시장에서 매겨진 가격이 거품인지 아닌지 구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명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도 '이게 답이다' 싶은 게 없다. "바이오벤처는 허허벌판에 난 새싹과도 같아서 각종 변수에 따라 가치 평가도 심하게 흔들린다" 창투업계 바이오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 심사역마저 "바이오벤처의 가치평가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얻어내기 힘들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산업 초기 단계에 있는 이들은 벌어놓은 돈이 아직 없고, 때문에 본질가치를 측정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상대가치를 산정할 만한 비교 대상 기업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면 ‘부르는 게 값’이 된다 해도 뭐라 할 말이 없다. 최근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한 바이오벤처 3개 업체도 수 개월 동안 '심사 보류' 상태로 발이 묶여 있었다. 초조해진 벤처 업계는 "증권선물거래소가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애초 '기술력
침묵으로 일관하던 전경련이 드디어 말 문을 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지난주 전경련 회장 회의가 끝나고 반기업 정서의 우려를 표명하면서 공동 대처해야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에 대해서도 소급 입법 개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뒤이어 집단소송 남용 방지 위해를 위해서 증권거래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전경련은 재계의 공동 이슈에 대해서 되도록이면 언급을 자제해왔다. 일각에서는 그런 전경련에 대해 그 존재조차 부인하고 싶을 정도였다. 전경련은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자칫 대기업 그룹의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질까봐 숨을 죽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이대로 가다간 기업과 국민과의 괴리가 너무 커질 수 있고, 이로 인해 대기업 스스로도 냉소주의로 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국가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에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다만 이 시점에서
“oo라면이 없네요?” “원하시면 갖다놓겠습니다.” 다시 그 구멍가게를 찾았을때 원하던 라면이 진열대에 놓여 있었다. 얼마전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A은행을 찾아 “oo운용사에서 나온 펀드 있나요?”라고 물었더니 투신상품 판매 담당자는 자회사 펀드만 판매한다며 자사 펀드의 가입을 권유했다. 이 은행은 수년 전 외국계 은행과 합작해 자산운용사를 만들때 수년간 자기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만을 팔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고 한다. 선진금융기법을 배우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다. 판매할 펀드상품을 정하는 것은 판매사 자유다. 또 구멍가게와 은행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원하고 입맛에 맞는 상품을 가져다 놓는다’는 구멍가게 경제학이 거대한 은행에서 통하지 않는 사실이 안타깝다. 비단 이 은행 뿐 아니라 대다수의 펀드 판매사들이 상품 판매에 있어 아직 투자자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자회사 펀드상품을 밀어주기식으로 판매한다는 이야
11일 오전 한국은행 기자실. 북적거리는 기자실에서 기자는 두꼭지의 기사를 미리 써놓고 송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금통위, 콜금리 0.25%포인트 인상'이라는 기사와 '금통위, 콜금리 동결'이라는 기사였다. 시장 전망은 콜금리 인상이 압도적이었고 기자의 개인적인 전망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의 기사를 준비한 것은 재정경제부의 금리인상 반대 발언이 잇따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콜금리 조정 여부는 분초를 다투는 기사이다 보니 '혹시나'에 대한 대비를 안할 수 없었다. 재정경제부의 금리인상 반대입장은 늘 통화정책에 소음으로 작용해왔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될 때마다 "경기판단이 아직 불확실해 금리인상은 시기상조", "금리를 인상할 경우 분명한 이유와 타당성이 필요하다" 등 금통위 직전까지 금리인상에 대한 반대한다는 발언을 계속했다. 하지만 금통위는 결국 콜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리고 3년5개월만의 이벤트인 콜금리인상을 이끌어낸 주역은 박승총재다
정상에 오르기는 어렵지만 내려가는 건 순간이다.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던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정크본드 추락에 이어, 과거 자회사였던 델파이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존폐의 위기에 내몰렸다. 문제는 1999년 델파이 분사 당시 2007년 전에 델파이가 파산할 경우 GM이 은퇴자의 의료 및 연금 비용을 모두 끌어안기로 약속한 데 있다. 델파이의 연금 비용은 110억달러. 여기에 델파이가 GM에 진 빚 12억달러를 감안하면 GM이 짊어지게 될 '델파이 비용'은 120억달러가 넘는다. 현재 자기 앞가림도 힘든 GM이 다른 회사 은퇴자의 미래까지 책임지게 된 셈이다. 'GM에 좋으면 미국에도 좋다'는 모토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하던 GM의 수난은 '노조'에서 시작됐다. GM이 미 자동차노조연맹(UAW)과 체결한 건강보험, 퇴직금 비용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한대당 1500달러꼴로 전가된다. 그런데도 UAW는 2003년 단체협상에 의해 체결된 의료보험 보장협약
노동계 비리가 또 적발됐다. 그것도 도덕성을 지고 지순한 덕목으로 삼고 있는 민주노총의 최고위급이 사용자측에 먼저 돈을 요구해서 받은, 추악한 성격의 것이다. 올해 유독 노조 관련 대형 비리가 꼬리를 물었다. 기아차 노조의 '채용장사' (1월), 항운 노조(2월)와 현대차 노조 금품수수(5월), 권오만 한국노총 사무총장의 기금 유용(5월), 이남순 전 한국노총 위원장 복지센터 리베이트 수수(6월) …. 가히 '비리 시리즈'라 부를 만 하다. 그럴 때마다 상급 단체인 노총은 대국민 사과성명과 함께 자체정화 방안을 제시하며 '비리'와의 단절을 다짐했다. 하지만 공염불이었다는 게 이번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의 금품수수로 확인됐다. 노총에서 이전 처럼 '개인 비리'로 묻어 버리고 넘어갈 단계는 이미 지난 것 같다. 초기 순수했던 노동운동이 세력을 불리고 권력화하면서 천민자본과 결탁해 '단물'을 빼먹어 오다 하나 둘씩 들켰다는 표현이 더 맞는 듯 하다. 하지만 11일 민주노총의 기자회견
'5억2000만원(8.20)→4억7000만원(9.10)→4억2000만원(9.20)→4억5000만원(10.10)' 요즘 강남 일선 중개업소 사이에서는 '알다가도 모를 게' 재건축 아파트값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위에 적은 개포주공1단지 13평형의 가격추이를 보면 실감이 난다. 8.31대책이후 폭락세로 치닫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최근 시나브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등이 너무 빨라 중개업자들도 놀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가격반등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 아파트만 그런 게 아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비롯해 강동구 고덕주공과 둔촌주공 같은 재건축 단지들도 조금씩 거래가 이뤄지며 매도호가가 뛰고 있다. 특이한 사실은 최근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강남 아파트를 사려고 별렀던 무주택자가 대부분이라는 점. 고수들은 매물을 팔려고 난리인데 예상밖의 복병이 등장했다. 수많은 상승장을 놓쳤던 무주택자들은 이 정도 가격이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 4억원이 넘는
얼마전 모 보안업체가 특정 범용소프트웨어의 취약점 정보를 개발업체의 확인이나 통보없이 언론에 공개했다가 개발업체와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다른 루트를 통해 취약점 정보를 미리 알았고, 보안 패치작업이 한창 진행중인데, 어이없게 해당 취약점 정보가 노출되는 바람에 해당 개발사는 큰 곤혹을 치뤘다. 무엇보다 패치전 고객들이 직접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물론 상용화된 시스템에 취약점이 발견됐을 경우, 이를 악용한 범죄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이 정보는 공개되고, 또 공유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방법과 절차상의 적정성 여부다. 시스템의 취약점만을 전문 분석하는 해커그룹들조차 상용화된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먼저 해당 개발사에 먼저 통보해 조치가 이뤄진 다음에 공개하는 게 상식이다. 현재 서비스중인 시스템의 취약점 공개가 먼저 이뤄질 경우, 이 정보가 곧바로 사이버 범죄로 직결될 위험이 있음이다. 최근 `인터넷 민원서류 위변조' 사태는 국내 취약점 정보공개가 얼마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이 광주 신세계를 통해 1000억원의 평가익을 얻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측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관전자 시각에서 보면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우선 광주신세계를 독립 법인으로 설립한 것 부터가 이상하다. 신세계측은 "광주 지역 사회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정용진 부사장 개인 회사'로 설립하기를 요구한 것은 아닐 것이다. 굳이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면 신세계가 법인자격으로 출자해 자회사를 두는 방식이 당연해 보인다. 정 부사장이 50%가 넘는 지배주주로 회사를 설립한 후 '신세계'라는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은 물론 영업 노하우와 신세계의 지명도, 신용을 그대로 이용해 회사 가치를 키운 것 자체가 '편법'의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이익이 고스란히 정 부사장 개인 몫으로 돌아간다는 게 문제 일 뿐 아니라, 그 돈이 결국 신세계 경영권 승계자금으로 쓰일 개연성이 높다는 점에서 신세계
"FTSE가 내년에는 한국을 선진국지수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천의 얼굴을 한 외국인'이란 기획시리즈를 위해 런던에 갔을 때 현지에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는 아주 고무적인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며칠 전에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뒤의 일이어서 반가운 마음으로 잘됐다며 맞장구를 쳐 주고 싶었지만, 속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바로 하루 전날 도크랜드가에 위치한 FTSE그룹을 찾아 피터 드 그라프 공공부문 담당이사와 인터뷰를 했을 때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편입 조건을 충족했더라도 실제로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한 선진국 지수 편입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이기에 다소 희망적인 얘기를 했을 법하다'며 이해해 보려고 했지만 상황인식이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참여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금융허브'에 대해서도 비슷한 느낌이다. 뉴욕과 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