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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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상당수는 대기업에 정보기술(IT)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기업이 주거래처인 만큼 대기업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대기업 의사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기도 한다. 이런 점은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는 데 한 원인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000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반도체장비 회사였다. 하지만 2001년에 불미스러운 일로 삼성전자의 공급회사에서 제외되면서 3년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때 7만원을 넘던 주가도 1000원대까지 추락했었다. 카메라폰 관련 IC칩을 제조하는 엠텍비젼과 코아로직도 최근 급성장세를 나타내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들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같은 종류의 제품을 직접 생산키로 했다는 소식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20~30% 가량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시 LG전자가 휴대폰 부품 공급기업수를 줄인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LG전자로의
1일 아침 7시30분 은행연합회 16층 뱅커스클럽. 은행연합회와 증권업협회, 생명보험협회, 자산운용협회 등 4개 금융기관 협회장들이 '간접투자상품 판매건전화를 위한 자율결의서'를 채택하기 위해 모였다. 협회장들은 결의문에서 △투자자의 이익과 재산 보호, 효율적인 운용과 투명성 보장 △상품 선택시 충분한 정보 제공 △판매 임직원의 전문성 향상 △투자자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 △질적인 경쟁을 통한 간접투자시장 선진화 기여 등을 밝혔다. 금융권이 이처럼 자정 결의에 나선 것은 단기 실적주의식으로 펀드 판매가 지속돼서는 장기적인 고객 기반이 무너지고 업계가 공멸의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날 현장 취재를 가서 느낀 것은 '기대'보다는 '우려'다. 협회 차원의 결의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대책들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각 협회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 진정한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각 금융기관들이 후속 조치들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협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어오던 국내업체의 해외건설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때맞춰 찾아온 원유가 상승도 업체들의 이같은 행보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이 관련 플랜트공사 발주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건설업체 입장에선 `또다시 찾아온 중동특수`로까지 불린다. 그러나 이같은 업체들의 행보와 노력에 비해 정작 정부의 지원은 찾아보기조차 어렵다. 업체들이 해외공사 수주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의 건설시장과 수주 동향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잖은 개척 자금이 필요하다. 연간 17조원 이상의 예산을 다루고 있는 건설교통부가 이같은 해외건설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확보한 예산은 불과 10억원. 조그마한 마을에 다리 하나 놓기도 빡빡한 금액이다. 이 돈으로 한 해 100억 달러의 외화벌이를 지원한다고 온갖 생색을 다낸다. 산업자원부도 별다를 게 없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대규모 사절단을 이란에 파견, 30년간 2억5000만톤에 달하는 가스를 수입키로
최근 노동조합의 `비리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은 큰 허탈감을 빠졌을 것이다. 허탈감은 "노조마저..."라는 일반적인 정서에 기인한다. 노조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빨간색 머리띠 만큼이나 순수성과 도덕성을 믿어왔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노동계를 잘 아는 인사들은 "곪아서 터질 것이 터졌을 뿐"이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갖가지 비리와 모순이 내재돼 있으면서도 짐짓 변화를 외면해오다 검찰수사로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노동운동을 벌였던 한 정치인은 사석에서 "최근 적발된 한국노총의 비리는 개인적인 잘못이라기 보다 수십년동안 이어져 온 노동귀족의 악습이 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내부에서도 "비리가 얼마나 더 드러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노조가 환골탈태 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무성하다. 이같은 내부 고백은 자체 개혁에 실패한 노조가 외부로부터의 개혁 요구를 얼마나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SK건설이 지난 23일 쿠웨이트에서 수주한 원유집하시설 프로젝트는 공사의 규모와 금액이 갖는 의미 이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업체가 단독으로 따낸 해외플랜트 공사로는 사상 최대 규모에다, 쿠웨이트 정부가 발주한 공사 중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여서 SK건설에게도 경사지만 제 2의 중동특수가 예견되고 있어 전체 업계 차원에서도 낭보가 아닐 수 없다. 과거 건설업계의 부흥기에 중동특수가 일조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값 싸고 질 좋은 노동력이 우리 건설사들의 경쟁력을 뒷받침 했다면 이제는 고도의 기술력이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이 달라졌다. 도로나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에 한정됐던 시공 영역도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플랜트 설비 등으로 확대돼 중동에서 거둬들이는 부가가치도 훨씬 커졌다. 최근 중동 국가들의 원유 관련 시설 신증설 붐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중동의 불꽃`을 활활 지피기 위한 치밀한 준비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중동 공략에 앞서 먼저 강
공청회나 토론회는 정부의 정책 수립이나 입법화 과정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절차다. 핵심 사안에 대한 각계의 다양한 의견과 반응을 한자리에서 점검하는 여론수렴의 통로이자, 정책 취지와 내용을 알릴 수 있는 더 없는 홍보의 장이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주최하는 공청회나 토론회가 부쩍 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알맹이' 있는 공청회나 토론회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달 중순 개최된 '사이버폭력 대책 토론회' 자리도 그런 자리였다. 이 토론회는 정통부가 4대 폭력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사이버 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키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자는 취지다. 2시간 내내 토론회가 진행됐지만, 정작 사이버 폭력에 대한 법적 규제의 타당성이나 절차, 범위 등 핵심 이슈들에 대한 참석자들의 진지한 논지와 근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핵심 사안별로 자신의 논점을 준비했던 참석자들도 있었지만, 전혀 토론 준비가 안된 참석자들과 뒤섞여 허무한 공방만 이어지다보니 정작 미리 준비했던 의견조차
지난 25일 현대산업개발 정세영 명예회장이 영면한 경기도 양수리 선영은 한국 자동차산업 대부의 묘자리로는 너무 검소했다. 평소 정 명예회장의 소탈한 성품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게 이날 선영을 찾은 지인들의 한결같은 해석이다. 승용차 한대가 간신히 지날 수 있는 좁은 폭의 시멘트 포장길을 500여미터쯤 올라간 야산 중턱의 선영은 멀리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게 유일한 사치였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조차 "이미 20여년전부터 선영을 결정했다고 알려져 어느정도 묘자리가 준비됐을 것으로 알았는데 막상 선영을 와보니 방치된 수준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할 정도였다. 32년간 자동차 외길 인생을 걸어온 포니정은 마치 유가족과 지인들에게 "한줌 흙으로 돌아갈 한뼘 땅만 있으면 됐지 더이상 뭐가 필요하냐"고 되묻는 듯 했다. 잔디조차 심어져 있지 않은 20평 남짓한 묘자리는 보통사람의 그것과 전혀 다를 바 없었다. 그 흔한 상석이나 묘비조차 없이 하관은 유족들과 지인들의 오열속에서 청교도적으로 치러졌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연구성과가 성급한 주식시장을 흥분시키고 있다. 지난 20일 황 교수팀이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에서 줄기세포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식시장에서는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줄기세포 관련 대표주로 꼽히는 산성피앤씨의 경우 지난 20일 장중 한때 13.67% 가까이 올랐지만 이후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날보다 7% 이상 하락 마감했다. 이 여파로 그날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1조8821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 1조6725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대신증권은 `줄기세포 관련주 점검'이란 보고서에서 지난 2~3일간 강세를 보인 국내 바이오주들은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와 직접 관련이 없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이 `황우석 효과'에 성급하게 휘둘리면서 줄기세포 관련주에 열중하는 사이 외국인들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들을 쓸어담으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외국인의 코스닥 우량주 사냥은 개인들이 지
"국가기관이 금융산업의 기반을 흐트려 버리는 것이다." 최근 국세청의 엔화스왑예금의 선물환 차익을 이자소득으로 간주, 과세키로 결정한데 대한 은행계 관계자의 말이다 과장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의 과정과 그 파장을 고려할 때 은행들의 단순한 호들갑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듯 싶다. 세원을 찾아내 과세하는 것은 국세청의 당연한 업무다. 따라서 과세의 타당성을 지적할 생각은 없다. 선물환차익을 이자소득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게 은행권의 한목소리지만 이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하면 된다. 다만 국세청이 과세를 결정까지의 보여준 과정은 '금융산업의 기반을 흐트려 놓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은행권에서 엔화스왑예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하반기부터이다. 하지만 과세결정이 내려진 것은 지난 17일. 2002년부터 판매한 상품에 대한 과세 결정이 약 3년이 지난 시점에 내려진 것이다. 게다가 2003년 은행이 국세청 인터넷 상담센터를 통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혁명을 실현한 과학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황우석 서울대학교 석좌교수의 연구 성과는 생명공학을 넘어 세계 정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로 배아 줄기세포를 복제하는데 성공한 이번 성과는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한 가닥 희망을 안겨준 동시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정치적 궁지로 몰아넣었다. 부시는 그동안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배아를 파괴하는 행위가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했고, 이는 종교 단체나 보수주의자들의 지지 기반을 다지는데 보탬이 됐다. 하지만 황우석 교수의 연구 결과가 전해지자 공화당의 보수주의 의원들조차 줄기세포 연구 제한을 완화하는데 찬성하고 나섰고, 미국 학자들은 재정 및 법률적인 문제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에서 한국에 뒤지고 있다며 볼멘 소리를 내놓고 있다. 당장 이번주 줄기세포 연구를 확대하는 법안의 채택 여부를 놓고 의회 심의가 예정된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부시의 법안 거부를 정치적인 모
"엠바고 파기, 또 한국이야" 지난 19일 세계적인 과학 전문 저널 사이언스 모니터 요원들간의 웅성거림이었다. '바이오 분야의 산업혁명'로 일컬을만큼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낸 황우석 교수는 이 모니터 요원들의 웅성거림에 "얼굴이 몹시 화끈거렸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보도제한 시점을 명기한 "엠바고가 뭔대수야"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권위있는 학술지에 게재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인 과학자들 입장에서 보면, 국내언론의 섣부른 엠바고 파기는 그냥 웃고 지나칠 수만 없을 터였다. 사실, 황 교수 연구논문 발표기사에 대한 엠파고 파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래서 황 교수는 누차 엠바고를 지켜줄 것을 국내언론들에게 신신당부했다. 때문에 엠바고를 파기한 해당언론들이 `실수'라는 변명이 더 옹색할 수밖에 없다. 사이언스측에서는 한국언론이 엠바고를 파기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황 교수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라며 불만을 강력히 어필하고 있다. 사이언스는 아직 어떤 방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추진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매각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원매자로 나선 업체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다. 지난해 12월 뉴브리지가 삼성생명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을 때 받은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인지 이번에는 비교적 분위기가 차분했다. 채권단 대표인 서울보증측은 '이제 겨우 종이 한장(인수 의향서)받았을 뿐' 이라는 표현으로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국내 최대보험사인 삼성생명의 지분을 해외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는 논란이 여전히 유효한 상태에서 두번째 원매자마저 해외 투기펀드라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삼성생명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보험사이면서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돈줄' 역할을 하고 있다. 경영권과는 무관하지만 17.6%라는 적잖은 지분이 외국펀드로 넘어갈 경우 뒷말이 무성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KKR측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KR이 채권단의 심사를 통과해 우선협상대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