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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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참여정부 구원투수'로 등장한 게 10개월 전. 시장은 열광했다. 그의 능력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무엇보다 그만의 '카리스마'는 어지러운 경제 상황에 지친 이들에게 기댈 언덕으로 받아들여졌다. '주니치의 태양' 선동렬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게임 분위기가 바뀌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것과 비견되기도 했다. 신용불량자 대책, 중소기업종합대책 등 맥을 짚는 이 부총리의 초기 행보는 '이제 뭔가 자리를 잡는구나'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기대와 환호도 잠시. '이 부총리가 흔들린다'는 소문이 퍼졌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갈등설, 사퇴설, 경질설, 개각설 등 온갖 설(說)의 중심에 이 부총리가 놓여 있다. 그 과정에서 이 부총리의 자산인 '카리스마'는 조금씩 무너졌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불확실성이 시장의 의구심 속에서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해소 노력을 하지 않았다. 투수가 흔들리는데도 별다른 반응이 없거나 애매한 말로 혼란스럽게 했다
을유년(乙酉年) 새해를 맞는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는 '유동성' 확보다. 각 연구기관마다 쏟아내는 전망을 감안할 때 2005년은 올해보다 경기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주택시장의 경우 공급은 이어지더라도 체력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수요가 이를 받쳐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조짐을 보여온 입주난이 대표적인 사례다. 거래부진은 물론 낮아진 담보대출비율로 인해 자금줄이 막혀 입주 아파트들마다 난리다. 중도금은 물론 잔금도 들어오지 않아 업체들도 애를 먹고 있다. 건설업계가 줄도산했던 지난 94, 95년을 연상케할 정도다. 업체들의 도산은 관련 산업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건설업체가 흔들리면 실업자가 대량으로 늘어난다. 이런 점에서 외생변수에 의한 줄도산은 막아야 한다. 그러나 옥석은 구분돼야 한다. 저가수주 덤핑 등을 일삼으며 외형 늘리기에만 급급해 리스크에는 전혀 대비하지 않는 기업까지 인위적으로 보호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이런 업체
"억울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벙어리 냉가슴 앓는 거죠." 최근 LG 계열사 임원들의 말수가 급격히 줄었다. 물론 행동도 조심스러워 졌다. 이유는 산업은행을 중심으로한 채권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LG카드 증자 때문이다. LG 계열사 한 임원은 "LG전자 등이 LG카드의 기업어음(C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했던 올해 초 사외이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자진 사퇴해 사상 초유의 경영권 공백이 일어나는 진통을 겪었다"며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 재연될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LG는 '끝까지 책임을 지라'는 채권단의 논리를 일면 이해하면서도, 언제까지 시장의 논리에 반하는 정서법이 통용돼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LG카드의 부실화가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에 상당히 어려움을 준 것은 인정하지만, 이미 LG는 채권단과 체결한 모든 약정을 이행한 상태라는 것이다. 만약 추가 증자에 참여할 경우 '회사 이익을 저버리는 의사결정'이라는 논리로
평범한 사람에게 한끼니 밥은 허기를 채우기 위한 것이지만 장관에게는 식사가 곧 업무다. 딱딱한 의자 대신 편안한 등받이 의자에서 이야기하며 중요정책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아침과 점심 식사는 경제부처 수장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새벽별을 보며 집을 나서 깔깔한 아침을 먹은 이는 이헌재 부총리였고 기자들과 농담을 곁들이며 오찬을 든 이는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었다. 이 부총리는 이날 행자부.건교부 장관과 함께 아침을 먹으며 1세대3주택 양도세 중과세에 대한 기존 연기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보유세 입법과 양도세를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논의내용도 밝혔다. 강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통과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점심식사 내내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지난해 말 이미 입법과 관련한 대통령의 뜻은 정해졌었다"는 말과 재계 불만은 시행령에서 많이 반영할 것이라는 방침도 곁들였다. 이 부총리도 소득은 있었다. 주택거래신고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을
그리스신화에서 제우스와 거인 아틀라스의 딸 마이아 사이에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태어난다. 영리했던 헤르메스는 갓난 아기 때 요람을 빠져나와 이복형인 아폴론의 목장에서 소 50마리를 훔쳤다. 헤르메스는 소들이 반대방향으로 간 것처럼 속이기 위해 소의 꼬리를 잡아끌어 뒤걸음질치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는 ‘도둑의 수호신’으로도 불린다. 헤르메스란 이름의 영국계 펀드가 최근 단 하루만에 삼성물산의 지분 5%를 팔아치워 380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거두었다. 다른 투자자들은 헤르메스가 주식을 팔기 전에 그들이 삼성물산에 대해 M&A 시도를 할 지도 모른다고 착각했다. 그들이 지난달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물산 측과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입을 환영한다. 앞으로 삼성전자 지분도 처분하길 기대한다"고 압박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제2의 소버린을 연상하기 쉬웠다. 헤르메스는 특히 언론을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가 한국시장에서 전방위적인 비난에 휩싸였다. 도화선은 동아건설 파산채권 입찰. 외환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동아건설 채권 입찰에 론스타가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의 불공정 논란 보도가 빗발쳤다.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2일 론스타와 외환은행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논란을 확산시켰다. 외환은행은 공정위 고발 이후 자료를 내고 "주요 실사자료가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에 비치돼 공개되고 있다"며 입찰 당사자간의 불평등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허사였다. 언론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과 채권단은 결국 내년 1월로 입찰을 연기했다. 론스타는 동아건설 채권 입찰 외에도 곳곳에서 마찰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999년 매입했던 부산 엄궁동 종합화물터미널 부지 5만7000여평은 기존 공업용지에서 주거용지로 용도변경이 추진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의혹을 받고 있다. 9일에는 외환은행 노조
미국의 대규모 쌍둥이적자가 국가 신용등급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8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재정 및 무역수지 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쌍둥이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이 최상위 등급인 'AAA'를 유지하는데 대한 논란이 일고 있으며,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피치 모두 미국의 국채 신용등급을 AAA로 부여하고 있다. AAA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제로라는 뜻이다. AWSJ은 그러나 쌍둥이적자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전쟁과 감세정책으로 재정적자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이 AAA 등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S&P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의 비중은 6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AAA 등급을 부여 받은 다른 국가들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 2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8장7절) 너무나도 유명한 성경의 이 구절은 자영업을 하는 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막 개업하는 교인들의 가게에 가 보면 이 구절을 목판에 새겨 벽에 걸어 놓거나 붓으로 써서 액자에 넣어 둔 걸 쉽게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시작은 조촐하게 했지만 앞으로 크게 번창할 것이라는 본인들의 기대와 주변의 축복을 함께 담을 수 있는 구절이어서 더욱 사랑받는 듯 하다. 12월 6일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 진출 30년이 되는 날이다. 세계 경제를 혼란으로 이끌었던 세계 1차 오일 쇼크가 일어났던 1974년, 30대 초반의 이건희 회장(당시 동양방송 이사)은 자신의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을 인수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부도직전의 반도체 회사를 '개인' 자격으로 사들인, '미약한 첫 발'이었다. 그리고 9년이 지난 1983년 마침내 삼성은 그룹의 명운을 걸고 반도체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주변의 모두가 'TV도 제대로
우리 나라가 자랑하는 첨단기술의 하나인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6세대 공정기술이 대만의 경쟁사로 유출될 뻔한 일이 생겨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유출사범들이 출국 전에 검거돼 관련기술이 대만으로 넘어가지 않았지만 첨단기술의 해외유출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번에 검거된 A사의 전직원 류씨 등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대만 경쟁업체가 보인 집요한 노력(?)을 접하면, 첨단기술의 확보를 위해 해외기업들이 들이는 공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받고 있는 연봉의 몇배를 제시하며 회사의 CFO가 직접 방한, 스카우트 조건을 재차 협의하는 등 인재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노력은 가히 전사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언제까지 짐을 싸서 나가려 하는 고급인력들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만 탓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아무리 고급인력이라고 해도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돈의 유혹을 양심에 맡긴다며 나몰라라 할 수 없
'빈수레가 요란하다' 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소프트엑스포 2004'의 공개 소프트웨어관을 보며 이런 속담을 떠올렸다. 올해 소프트엑스포 전시의 핵심 주제는 공개SW와 임베디드SW. 이에 따라 전시 주최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도 공개SW를 전진배치했다. 하지만 한글과컴퓨터 이외에 국내 공개SW 업체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연구기관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민대학교가 각각 참여했을 뿐이다. 공개SW관을 채운 총 7개의 업체 중 이들을 제외한 4곳이 외국사였다. 막강한 기술력과 자본을 자랑하는 IBM과 공개SW 분야 세계 선도 업체인 레드햇이 한컴 뒤쪽 부스를 차지했다. 한컴과 IBM, 레드햇은 국내 공개SW 선두 업체의 위상을 뽐내 듯 화려하게 부스로 전시장 입구를 장식했다. 한컴은 바디페인팅쇼와 패션쇼를 연출하고 부스내 설치된 대형 PDP를 통해 실황 중계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IBM과 레드햇도 관람객 동원을 위한 즉석 퀴즈쇼를 진행하는 등 이번
12월 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 1152호. 임시주총 개최 여부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SK㈜와 소버린자산운용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어색한 인사와 소버린측의 준비서면 제출, 확인 등으로 진행된 심리는 단 7분만에 종결됐으나 양측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소버린측은 이날 준비소면을 통해 "14.99%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서 전체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임시주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임시주총 수용=주주권 인정'이라는 논리로 임시주총을 열어야 하는 이유와 SK㈜측의 반박에 대한 주장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그러나 소버린의 이같은 권리 주장에 앞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소버린측은 중대 형사 범죄행위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은 인사의 이사 직무 수행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 개정안 결의를 위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이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권이 있다"는 사법적 원칙을 철저히 무시한 안건이다.
지난 26일 패닉현상을 방불케하는 달러화 급등락을 불러온 주범은 중국이었다.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차이나 비즈니스 뉴스가 위 용딩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인용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가 1800억달러로 줄었다고 보도한 후 위 용딩이 보도 내용을 부인하기까지 약 3시간 사이 세계 외환시장은 지옥과 천당을 오고갔다. 그동안 심증에 머물렀던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를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이 사실로 확인해주자 달러/유로 환율은 1.3329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화는 5년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급락 양상을 보였다. 미국 국채 매도 시기나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이같이 말했던 위용딩은 자신의 발언이 국제금융시장에 소용돌이를 일으키자 9월말 현재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가 1744억달러라고 언급하며 진화에 나섰다. 더 나아가 차이나 비즈니스 뉴스가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며 기사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위용딩은 자신의 발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