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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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붐을 조성할 수 있는 제3시장을 디자인하고 있다". 일요일 저녁 이헌재 부총리의 발언이다. 이 발언에 기자들은 제3시장의 정체를 찾기 위해 전화통에 매달리며 답을 구하고자 애써야만 했다. 이 해프닝은 코스닥과 제3시장 등 지금의 틀 안에서 벤처 투자가 좀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보완책 구상 단계라는 정부 당국자의 발언으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 부총리는 8일 벤처업계 오찬에서 "불쏘시개로는 안된다", "석유를 뿌리던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뭔가 나올 것인가 하는 의문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 반응은 대체적으로 "별 거 없을 것이다"가 우세하다. 과거 벤처 거품을 조장했던 정부가 신뢰회복을 위해 무슨 뾰족한 방법을 내 놓을 수 있겠냐는 냉소적 반응이다. 올해 코스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9200억원 순매도했다. 강원랜드, KTF 등 간판 주자들도 거래소로 이사하기 바빴다. 제3시장 역시 유명무실 해진지 오래다. 슈퍼개미의 농간, 대표의
"시골땅이나 사두자." 정부가 당정협의를 통해 도입하기로 한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대상이 발표되자 시중의 부동자금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번 과세대상에서 임야나 전·답이 빠지자 큰손은 물론 개미투자자들마저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를 조성, 시골땅을 사두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무산된 행정수도이전의 최대 수혜지였던 충청권에는 논과 밭이나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야산을 물어보는 문의가 접수되고 있다는 게 지역 중개업계의 귀띔이다. 사실 시골의 논과 밭은 앞으로도 도시민의 매입이 지금보다 훨씬 수월해진다. 정부가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농촌 주민들을 위한 당근책으로 농지법 개정을 통해 도시민들의 농지 취득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도시민들은 농촌의 땅을 사들여 영농법인에 위탁하면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도 된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가
지난달 모 이동통신사 직원이 92만명의 고객정보를 빼내 스팸메일 발송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주었다. 최근 입건된 음란물광고업자 일당은 무려 637만명의 개인정보를 하드디스크와 CD에 저장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런 식으로 유출돼 인터넷상에서 유통되고 있는 개인정보가 200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민 2명중 1명의 개인정보가 무방비 상태로 사이버상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에 따른 피해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001년 2923건이던 스팸메일 상담
미국의 44대 대통령 선거가 부시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개표 초반 두 후보는 다투어 어깨를 내밀며 한 두 차례 역전과 재역전을 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결과는 뚜렷해졌다. 개표 막판 캐스팅 보트를 쥔 오하이오주가 초박빙을 유지하자 개표 중단 사태가 벌어졌으나 케리후보가 패배를 인정함으로써 부시의 승리가 최종 확정됐다. 당초 초박빙이라는 예상과 달리 부시는 문제가 됐던 오하이오주를 포함, 선거인단 274명을 차지, 절대 과반수를 확보했으며, 일반 투표에서도 케리 후보를 3%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투표 전날인 1일까지만 해도 CNN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 모두 49%로 똑같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확보한 선거인단 수도 부시가 227명, 케리가 225명으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은 사상 유래가 없는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당초 케리에 다소 적대적이었던 월가마저 누가 되든 상관 없으니 제2의 플로리다 사태만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컨센서스를
코스닥에 갓 등록한 A기업이 최근 3분기 실적을 공시하자마자 주가가 곧장 하락세로 돌아섰다. 어느새 하한가 언저리까지 밀리자 갑자기 IR팀장의 전화기가 울려대기 시작했다. 급기야 온 사무실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결국 이 기업은 일부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점심식사 도중에도 IR팀장의 핸드폰은 계속해서 울려댔다. 전화기에선 옆 사람에게도 들릴 정도로 욕설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는 밥을 먹는둥 마는둥 안절부절 못했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몇차례, 아예 식사를 포기하고 식당을 나가버렸다. 항의내용을 들어보니 〃공정공시를 할 때 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전분기대비 실적을 앞에 적었느냐〃는 것이었다. 전년동기로보면 경상이익이 100%이상 증가했는데 왜 30%나 떨어진 분기실적을 먼저 설명했느냐는 것. 분기실적 감소 이유가 여름휴가와 추석명절에 따른 가동일수 감소 때문이라는 설명을 해도 소용없었다. 이날 개장전에 이 기업의 목표주가를 2배로 상향조정한 애널리스트 보고서
1일 오전 9시30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13층 대회의실. 수십대의 카메라 플래쉬와 40여명 기자들의 시선을 받으며 강정원 신임 국민은행장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들의 질문이 쉴새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강 행장의 답변은 왠지 시원스럽지 않았다. 국민은행이 2년전부터 강조해온 '멀티스페셜리스트전략'의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담당 부행장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국민은행의 은행장추천위원회가 상설조직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강 행장은 여러 질문에 대해 급조된 듯한 답변을 했고 "앞으로 업무파악을 해봐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일부 기자들은 "도대체 행장으로 내정된 이후 지금까지 뭐한 거야"라는 비판섞인 말이 나오기도 했다. 강 행장은 행장에 내정된 지난달 8일 이후 23일동안 은행 임직원들과의 전혀 접촉을 하지 않았다. 비서팀장을 통해 은행 현황에 대해 서면보고만 받았다.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되지도 않았고 아직 공식 취임도 하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사상 유래 없는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9.11테러의 주역 오사마 빈 라덴이 선거 막판 미 대선의 향배를 가늠할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 오사마 빈 라덴은 대선을 사흘 앞둔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안방에 진출, 부시의 지지율을 높여 주었다. 이날 카타르의 알자지라TV는 빈 라덴의 비디오 메세지를 공개했다. 빈 라덴은 이 비디오 테이프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미국의 안보는 부시, 케리, 알 카에다가 아닌 미국인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9.11테러 공격이 발생한 후 부시는 줄곧 당신들을 기만해왔고 진실을 숨겨왔다"며 9.11사건이 재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빈 라덴의 파워는 지지율 조사에서 즉각 나타났다. 빈 라덴의 비디오 방영 직후 뉴스위크가 유권자 1005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시와 케리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각각 50 대 44로 부시 후보가 6%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위크의 지난주 여론조사 결과 48 대 4
국회가 또 다시 난장판이 됐다. 28일 국회 대정부 질문 첫 날 이해찬 국무총리가 "한나라당은 차떼기 당"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한나라당이 본회의 불참을 선언해 질문이 중단됐다. 한나라당의 첫번째 질문자로 나선 안택수 의원은 이 총리에게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역사는 퇴보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으나, 이 총리가 "한나라당이 차떼기 당이라는 사실을 모든 국민이 다 아는데 어떻게 좋은 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답한 것이 화근이 됐다. 곧바로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발언대 앞으로 뛰어 나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으나, 사회를 보던 김덕규 부의장은 교섭단체간 협의를 통해 의사진행발언 가부를 결정할 것을 요구하고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한나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총리의 공식 사과가 있을 때까지 본회의에 불참할 것을 선언해 결국 이날 대정부 질문은 중도에 무산되고 말았다. 파행의 불씨를 지핀 것은 물론 이 총리다. 이 총리가 여당 정치인 출신이긴 하지만, 총리는 국정을 총괄하는
“아마 열에 일곱은 부동산에 뛰어들었을 거유. 촌구석에 처박힌 사람들까지 부동산 한다고 나섰으니께. 이 사람들 다 어찌될라는지….” 행정수도 이전 위헌판결이 내려진 뒤 기자가 충남 연기군 남면의 한 구멍가게에 들르자 아주머니가 끌탕부터 늘어놓는다. 충청권에 부동산 투기 붐이 일자 너나 할 것 없이 생업인 농사도 내팽개친 채 부동산에 달려들었다는 게 아주머니의 설명이다. 이미 동네 이장쯤이면 웬만한 부동산 전문가 못지않은 이력이 붙었다고도 했다. 신행정수도 예정지 주민들의 상당수가 수용을 대비해 미리 주변의 땅을 사놓았다. 하늘이 두쪽나도 농사는 지어야겠고, 땅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는 상황에서 보상금만 기다릴 수도 없어 정부를 믿고 무리해서 주변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산 것이다. 문제는 농협 등 은행돈을 끌어다 쓴 경우다. 실제 십중팔구는 이런 사례다. 연기군의 한 농협 관계자는 대출신청이 갈수록 증가하자 본사의 자금까지 차입해 썼다고 털어놓는다. 땅값은 떨어질 것이다. 대토
데이콤은 왜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를 포기하는 대신 두루넷 인수에 ‘올인’ 하기로 결심했을까. 관련업계는 데이콤의 의도를 파악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와이브로는 2.3GHz대역의 무선인터넷서비스로, 핫스팟존과 이동통신망의 연동을 통해 고속으로 달리는 차속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때문에 유선통신업체들은 무선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와이브로 사업권 획득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유선사업자인 데이콤 역시 유무선통합 시장을 겨냥해 와이브로 추진반까지 가동하며 사업권 확보에 애를 써왔다. 정보통신부가 최근 와이브로 사업자 수를 3곳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어서 사업권 확보가 그리 비관적인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느닷없이 데이콤이 ‘와이브로 사업포기’를 선언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추측해볼 수 있다. 우선, 데이콤은 자금이 부족하다. 올해 3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했지만 연말까지 2550억원의 부채를 갚아야 하므로, 외부자금의 조달없이는 와이브로는 커녕 두루넷 인수도 버거운 상황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접대를 위해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가벼운 와인을 대접하고 술은 주로 친구나 동료와의 친목을 위해 먹습니다" 기자가 최근 스페인에서 만난 다국적 주류업체인 얼라이드도맥(Allied Domecq)사의 마케팅 담당 직원의 말이다. 스페인도 우리처럼 술을 많이 먹는데 주된 목적이 우리처럼 접대가 아니라 침목과 사교를 위한 목적이란 지적이다. “친목을 위한 윤활유”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스페인시장에서 즐거움(Upbeat)을 위한 음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스페인 사람들은 술집에서 긴장을 풀고 재미있게 놀면서 특별한 기념을 위해서 건배하기 위해 술을 먹는다는 것이다. 술집도 바(Bar) 형태가 가장 흔하고 그 다음으로 디스코클럽 형태다. 또, 술 소비도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보다는 위스키나 럼, 진 등을 콜라나 사이다 등과 혼합한 칵테일류가 전체 소비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얼라이드도맥 직원의 설명이다. 독일에서 만난 쿠멀링(
"기사 제보가 왔습니다" 나른한 금요일 오후. 기자가 일하는 회사로부터 불쑥 연락이 왔다. 이메일로 기사 거리를 주고 싶다는 한 제보자의 휴대폰 번호와 함께. 고마운 마음에 냉큼 제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메일 주소를 알려줬다. 잠시 후 날아온 이메일. 그건 단순한 제보가 아니라 한편의 완성된 기사였다. 내용인 즉, 최근 한 상장사의 지분을 대거 사들여 2대주주로 올라선 한 슈퍼개미가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고 우호주주를 규합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본격화하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놀랍게도 기사 요건까지 제대로 지키고 있었다. “~의 M&A 가능성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는 리드로 시작해 “시장에서는 (양측의) 보유지분이 언제 역전될지 주시하는 상황이다”로 끝을 맺는다. 메일을 확인하던 중 제보자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제보자는 그 슈퍼개미와 잘 아는 사이라며 그의 경영권 확보 의지를 보증한다고 했다. 그리니 가급적 서둘러 기사를 내보내 달라고 했다. 올들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