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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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한항공 초청으로 5일간 몽골을 방문했다. 수킬로미터의 시야거리가 보장되는 푸른 초원속에서 펼쳐진 청정의 대자연은 도시의 찌든 때에 익숙해져 있던 기자에게 카타르시스를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대자연속의 몽골이 주는 신선한 느낌과는 반대로 몽골의 사회상은 사회주의의 묵은 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사회주의 시대에 소련 등 동구권으로부터 원조경제로 지어진 투박한 아파트들은 혹독한 겨울추위를 이기기 위한 목적이었다지만 벽두께가 무려 1미터에 육박한다. 튼튼하기만 할 뿐 수도와 냉난방 시설 등 편의성은 뒷전이다.그나마 노후화와 함께 도처에서 거대한 흉물로 변해가고 있었다. 과연 수요자를 먼저 고려하는 경제 체제였다면 이런 아파트들이 건설될 수가 있었을까. 길거리에서 부딪치는 수많은 청년 실업자는더 큰 문제로 보였다. 지방도시 므릉에서 청정호수인 흡수골로 기자를 태워준 운전 기사도 모스크바에서 대학을 나온 엘리트출신이었다. 사회주의가 몰락하면서 몇 안되던 국영기업마저 경쟁력을 잃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 여당의원들이 증권거래소를 방문한 3일 공교롭게도 종합주가지수는 급락했다. 무려 34포인트가 떨어졌다. 증권거래소 사람들도 희한한 일로 여길 정도로 정치인들이 거래소를 찾는 날은 주가가 신통치 않다. 지난 3월16일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거래소를 찾았을 때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0년 이후 주요 당 대표가 거래소를 방문한 8차례 가운데 6차례 주가가 하락했다. 지수가 오른 날은 90년 8월28일 김영삼 당시 민자당 총재(28.13포인트), 97년 11월1일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26.43포인트)가 거래소를 찾았을 때 2번 뿐이다. 이 정도되면 정치인들이 거래소를 찾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을 것 같다. 주식시장이란 곳이 워낙 말이 많은 곳인데다가 정치 또한 이성보다는 감정에 따라 좌우되기 쉬워, 비록 오비이락이라 해도 뒤맛이 개운치 않을 것이다. 이날도 천대표 일행이 거래소를 방문하기 전부터 주가가 이미 급
"조그만 여자 아이가 뒷굼치를 올려 은행 창구에 빨간 돼지저금통을 내민다. 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옆에서 지켜보고 있고 창구 여직원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돼지저금통을 두손으로 받는다." 저축을 장려하는 포스터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장면이돼 버렸다. 고객이 직접 동전을 500원, 100원, 10원짜리별로 분류해서 은행 직원에게 바꿔 달라고 하는 것도 미안(?)한 판에 돼지저금통을 통째로 내밀다니. 언감생심이다. 아마 외환위기 이후부터인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은행에서 동전을 지폐로 교환한다는 것은 이처럼 너무나 눈치보이는 일이 돼 버렸다. 동전을 교환해 주던 수납창구도 은행 지점에서 거의 사라졌다. 그나마 은행 직원의 못마땅한 눈초리에 미안한 표정 지어주고 그 대가로 교환할 수만 있어도 감사한 일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동전 교환을 기피하는 은행에 대해 감독을 강화키로 했지만 실제 창구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싸늘함은 여전하다. 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도시 호바르에서 외국인 석유업체 직원들을 겨냥한 무차별 총격 테러가 발생, 22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당했다. 이 사고로 국제유가는 1일 6.1% 급등하며 사상최초로 42달러를 돌파한 42.33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유가는 50달러를 향해 다시 고공비행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앞서 지난달 5일 사우디 앙부에서 발생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테러로 유가는 이틀동안 2.5% 급등했었다. 테러세력에게 있어 유일하게 증산 능력이 있는 사우디는 군침이 도는 먹잇감이다. 경비가 삼엄한 뉴욕보다 공격하기가 훨씬 쉽고, 테러에 성공할 경우, 석유의존도가 가장 큰 미국경제에 궤멸적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테러는 외국계 석유업체 직원들이 테러 공포로 사우디를 떠나게 함으로써 사우디 정유시설 가동에 차질을 주려는 의도다. 실제로 사건 이후 서방각국은 자국 노동자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테러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문제는 사우디
금융감독원 직원들의 한숨이 끊이질 않는다. 금융감독기구를 공무원 조직화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쏠리는 듯하자 아예 일손을 놔버린 직원들도 눈에 띈다. 위기 의식은 40대 팀장들이 특히 심하다. 한 금감원 팀장은 "10년 이상된 팀장들은 공무원 조직화하면 사무관이나 주사만 하다가 얼마 안돼 퇴출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이 손에 잡히겠느냐"고 토로했다. 1999년 감독기구 통합 이후 입사한 20~30대초반 직원들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해 5기를 맞은 공채 기수들은 "이제 와서 (대학) 동기들이 먼저 자리잡은 공무원 조직에 들어가 '서자' 취급을 받느니 이직하겠다"고 말한다. 사정은 다르지만 공무원 신분의 금감위 직원들도 '조직 변화 바람'에 자유롭지 않은 모습이다. 금융감독기구 개편에 대한 이해가 다르다 보니 한 몸처럼 똘똘 뭉쳤던 금감위·원이 '적'으로 변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접한다. 지난달 금감위·원의 공적 민간기구화에 동조하는 일부 교수들의 심포지엄 강연자료를 기자
부동산 투자의 길이 끊기고 있다. 아파트는 분양 받은 뒤 곧 바로 팔 수 없고, 땅은 땅의 용도 대로 사용할 때만 살 수 있다. 황금 알을 낳던 재건축은 규제가 많아져 재건축 자체가 거의 중단되다 시피했다. 기존 아파트도 사고 팔 때 내는 세금이 높아져 집을 옮겨갈 이사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도 다음달부터는 웃돈이 붙는 주거형태로는 아예 짓지 못하도록 제한될 처지에 놓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에 자금은 넘쳐 난다.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여전히 당초 예정가에 비해 몇 배 많은 금액에 팔리고 있고, 대규모 개발지 주변에는 돈이 흘러 다니며 땅값을 끌어 올리고 있다. 단기간 고수익이 가능한 부동산 투자 자체의 매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기침체-투자위축-자금수요 감소` 등으로 촉발된 저금리와 주가불안 등 대안 투자가 마땅치 않다는 데 원인이 있다. 그런면에서 볼 때 정부가 마련한 간접투자제도는 아주 시의 적절한 대책이라 할 수 있다. 부동자금을 제도권
온라인게임 `리니지2'를 '두번 죽이는' 심의 문제로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간 주무부처 싸움이 또 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이상 성인가 판정을 받은 게임을 최근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19세 이상 이용가능한 '유해물'로 지정해 버린 것. 게임산업을 두고 정통부와 문광부의 싸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게임산업이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다 보니 부처의 사활을 걸고 으르렁댄다. 국내 게임산업은 '오락기'가 해외에서 처음 들어오던 80년대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아케이드 게임이 주류였고 보건복지부가 이를 관리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PC게임은 문광부와 정통부 사이에서 모호하게 얽혀 있었다. 90년대 중반 게임이 본격적으로 성장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보건부 소관의 아케이드 업무가 문화부로 이관되면서 문광부가 유리한 고지로 한 걸음 내딛게 됐다. 특히 99년 2월 최초로 게임에 관한 법령(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압력밥솥의 잇따른 폭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LG전자가 리콜대상 밥솥을 신고하면 5만원의 보상금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자사제품에 결함이 있을 경우 감추기 급급했던 풍토에서 LG전자의 현금보상리콜은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소비자 보호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LG전자의 이번 리콜은 우리 리콜문화를 한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반면 일부는 현금보상제 도입으로 다른 기업들에게 적잖은 부담을 줬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LG전자는 현금보상리콜로 리콜 대상 압력밥솥의 매출액은 100억여원이지만 보상금, 수리비용, 광고비 등 각종 리콜비용은 20억원을 상회해 상단한 손실이 불가피하다.범용 가전제품의 마진은 10% 미만이어서 LG전자가 이 제품을 만들어 거둬들인 수익보다 리콜 비용이 더 큰 셈이다. 하지만 LG전자는 단순손익만으로 계산되지 않는 더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보호에 적극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기업경영에 장기적
"은행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면 손보사 몇 곳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 손보업계에 방카슈랑스를 통해 자동차보험 판매가 허용되는 내년 4월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리점과 설계사들이 아우성인 것은 물론이고 영업기반이 취약한 중소형 손보사는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다는 주장이다. 보험전문가들도 손보업계의 주장이 엄살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자동차보험은 손보산업의 절반 가량인 4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손보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그 이상이다. 실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크게 악화되면 보험영업손실 규모가 늘어나고, 순익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와 교통사고율 상승이라는 사회적인 현상이 맞물리면서 78% 수준까지 손해율이 악화된 지난 2003 회계연도에는 손보사들의 당기순익이 크게 줄었다. 지금 손보사들에게 자동차보험은 `계륵'이 되고 말았다. 자동차보험을 많이 팔자니 수익성이 악화될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그렇다고 비중을 줄이면 시장점유율
“스톡옵션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보스의 스톡옵션을 받는 것은 더 좋은 일이다” 미국의 유명 가전판매 업체인 베스트 바이의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브래드 앤더슨이 750만 달러(한화 90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한 일에 대한 CNN머니의 논평이다. 브래드 앤더슨은 1973년 오디오 부품을 판매하는 말단 영업사원으로 베스트 바이에 입사해 2002년에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알짜배기 ‘베스트 바이맨’이다. 그러므로 그의 결정은 자신의 스톡옵션을 단지 ‘직원’한테 넘겨 준 것이 아니라 베스트 바이가 성장하는 동안 고락을 같이 해 온 ‘후배들’과 함께 성과를 공유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고객에 대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사의 전략적 목표를 위해 탁월한 기여를 한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그냥 하는 겉치레 인사가 아니다. 나아가 앤더슨의 발언의 근저에는 직원들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으며 그의 스톡옵션을 직원들에 대한 보상으로 활용
"추경편성은 정부와 합의한 것"(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추경편성은 5월중 경제상황을 본 뒤에 판단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헌재 경제부총리) "여러 기관에서 올 하반기 경제회복을 예측하고 있는 지금이 과연 추경을 편성할 시기인지는 숙고할 필요가 있다"(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 추경 편성을 둘러싸고 며칠새 나온 경제책임자들의 제각각 발언이다. 나라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와 여당, 청와대의 '불협화음'으로 보이기 충분하다. 고유가,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내수 침체…. 나라안팎의 악재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사공이 많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비쳐진다. 제각각의 방법론(추경 편성 여부)은 인식의 차에서 비롯된다. 당과 정부는 "내수가 매우 어렵고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는 반면 청와대는 이정우 위원장 말대로 "긴겨울이 다 지나가려는데 난로를 구입하는 게 아닌지"라는 생각이다. 출발부터가 '낙관'과 '비관'의 '비빔밥'이다. 정부 당국자
"아예 주택 거래를 금지하면 다른 길을 찾아볼텐데…." 서울 강남 한 부동산업자의 한숨 섞인 넋두리다. 그는 지난달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된 후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끊겨 단 한건의 거래도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말이 좋아 '주택거래신고제'이지 일선에서 느끼기에는 '주택거래 금지제' 라며 한숨만 내쉰다. 주택거래신고제의 위력이 대단하다.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주택경기가 꽁꽁 얼어 붙었다. 취득·등록세 등 거래세가 크게 늘면서 집을 사려던 매수자들이 집 구매를 꺼리고 있어서다. 신고 지역 여부와 상관 없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거래 공백 상태가 이어지면서 집을 팔아야 하는 매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급히 집을 처분해야 하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다보니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투기세력을 잡고 투명한 거래관행을 정착시키겠다는 주택거래신고제의 당초 취지는 좋지만 실수요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