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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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1등 지향주의 빠져 너무 앞만 보고 뛴게 아닌지, 위기관리에 긴장이 풀려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자성하고 있습니다." 재계 2위인 LG그룹의 한 핵심 임원은 요즘 체면이 말이 아니라며 이렇게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150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한나라당에 건넨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밝혀짐에 따라 LG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물론 불법대선자금 문제는 LG만의 일은 아니다. 삼성 롯데 금호등 대선자금 제공에서 자유로운 대기업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LG가 유독 상처받는 이유는 지금까지 표방해 온 `정도경영 투명경영'에 흠집을 입었기 때문이다. LG는 일찌기 지주회사를 설립, 대기업의 모범적 지배구조로 평가받았다. 글로벌 시대의 생존전략으로 세계일류 기업 지향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등 제품 1등 기업'에 경영역량을 쏟은 이유도 글로벌 시대의 무한경쟁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LG가 불법대선자금의 `한방'은 큰 상처를 입혔다. 임원의 독백처럼 LG 답지 않은
동원증권 마케팅본부가 요즘 애써 웃음을 감추고 있다. 증권사 가운데 약정순위가 밀려 온라인전문증권사 밑으로 떨어지던 몇달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마케팅본부는 증권업계에 논란을 몰고온 수수료 정액제인 '와이즈클럽(Wise club)' 제도을 고안한 부서다. 동원증권은 지난 10월13일 거래금액에 연동하던 수수료 체계를 건당 7000원으로 바꿨다. 모험이었다. '제살깎기' '불공정거래' 등 업계의 비난이 이어졌다. 일선지점 등 내부 반발도 만만치않았다. 증권업계는 "제살깎기 경쟁으로 모두 죽게 생겼다"며 원망했다. 증권사들이 거액투자자에 대해서는 협의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행 두 달을 앞두고 동원증권의 계좌수가 정액제 시행전에 비해 20~30%가량 늘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갈수록 신규계좌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동원측은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다. 제도시행후 3개월정도가 지나면 성과를 얘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디 다른 데로 옮기고 싶은 데 마땅한 자리는 없고, 그렇다고 눌러 있자니 눈치가 보인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이 뼈저리게 와 닿는다." 최근 만난 한 카드사 직원이 내뱉은 푸념이다. 말 그대로 회사가 나를 버리기 전에 다른 자리로 빨리 옮겨야 할지, 그래도 끝까지 살아남아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건 이 사람만의 고민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취재차 한 카드사 사무실을 찾아갔다가 그냥 나온 적이 있다.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나와 있는 랜선이며, 주인없는 책상 등마치 문을 닫아버린 사무실 같아서였다. 최근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카드업계의 쓸쓸한 풍경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계속 된다면 구조조정에 따른 경비절감 효과 보다 더 큰 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감원 이후에 밝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마치 장례식장에서 웃는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에 구성원 모두가 침체되기 쉽고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 분위기가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할 일을 다 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4일 외국산 철강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철회하면서 한 말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협정 위반 최종 판정을 나온 지 한 달여 만에 내려진 미국 측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크게 반발해야 할 미 철강업계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철강업계의 로비작업을 주도해 온 인터내셔널 스틸 그룹(ISG)의 회장인 윌버 로스는 최근 세이프가드 존속을 위한 노력을 더이상 기울이지 않겠다고 말해, 순순히 대세를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부시 행정부가 약속한 세이프가드 보장기간이 1년 이상 남았고, 주요 철강 회사들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윙 스테이츠'(Swing States)에 위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철강업계의 이같은 반응은 의외로 비춰진다. 미국은 표면적으로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보복관세 압력때문에 세이프가드를 철회하는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미 철강산업은 지난 20개월 간 세이프가드로 실리
주택업계에 분양가 인하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파주 교하지구에서 참여업체들은 당초 720만∼730만원대까지 책정해 놓은 분양가를 평당 평균 30만원 가량 낮춰 분양승인을 받았다. 분양가 낮추기는 4일 청약접수를 받는 서울 11차 동시분양에서도 일어났다. 모두 16개 사업장 가운데 7개 사업장이 서울시 발표 당시보다 최고 7.0% 정도 분양가 인하를 단행한 것. 불과 며칠새 수백억원에 달하는 분양이익을 포기한 셈이다. 일견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업체들 스스로 조정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해당 자치단체의 인하 권고와 함께 최근 얼어붙은 신규분양시장을 우려,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어서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파주 교하의 경우 해당 자치단체인 파주시측이 "평균 평당분양가를 700만원이하로 낮추지 않을 경우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어쩔 수없이 가격을 내린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11차 동시분양 역시 강남권마저
이정재 위원장은 4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금융경영인 조찬강연에서 은행장 등 금융회사 대표들을 모아놓고 강연을 했다.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 원고를 토씨 하나 안틀리게 읽는 대신 ,사전에 꼼꼼히 보는 이위원장이지만 유독 이번에는 전날 밤늦게까지 거듭 검토했다. 모처럼 금융기관장들을 한데 모아놓고 이야기를 풀어간 위원장은 "병이 깊어졌을때 치료하는 명의 편작보다 환자의 얼굴빛만으로 병을 예방하는 편작의 형들이 더 훌륭한 의사"라며 편작의 형이 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뒤집어보면 편작의 형은 못됐을망정, 깊은 병을 신묘하게 고치는 편작은 된다는 자신감으로도 들린다. 원고 앞부분에서 "관치금융 비판도 있었으나 책임감을 가지고 신속하게 대처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평소엔 시장의 자율이 중요하지만, 정부가 나서야 할땐 관치이야기를 듣더라도 빠르고 정확하게 할일을 해야 한다는게 이위원장의 소신이다. 학창시절 야구 투수까지 했던 그는 홈플레이트를 살짝 걸치며 상대방을 속이는 기교를
내년 1월부터 실시되는 번호이동성 제도로 인해 이동통신 업계는 마치 전쟁터를 보는 것같다. 상대방 가입자를 합법적으로 빼앗아갈 수 있는 절대 호기에 LG텔레콤은 사활을 건 승부수를 던지고 있고, KTF도 내년 상반기 동안 누릴 수 있는 SK텔레콤 고객을 빼앗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SK텔레콤은 이에 맞서 수성 마케팅에 대단위의 마케팅 비용을 쏟기 시작했다. 모 통신업체의 경우 이미 사장부터 시작해 임직원이 매일 고객사 가입자를 전환한 성과를 점검하며 독려하고 있다. 이처럼 이동통신 업체가 번호이동성제도로 인해 벌이는 `혈투'를 즐기면서 감상하는 곳은 다름 아닌 휴대폰 업계다. LG증권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번호이동성 제도실시로 내년 휴대폰 시장은 올해보다 13%가량 늘어난 1549만여대가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제도 도입이 휴대폰 업계에 `단비'가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LG텔레콤과 KTF는 이미 휴대폰 제조업체들에 전년도에 비해 최소 10~20% 많은 물량을 주문해놓
대선자금 불법모금에 대한 검찰수사로 뒤숭숭한 가운데 이번에는 삼성 애버랜드의 전환사채(CB) 변칙증여 기소로 재계가 다시 혼란에 빠지고 있다. 최근 두산, 현대산업개발 등 재벌 오너일가가 신주인수권부 사채(BW)로 곤혹을 치른 상태에서 이번 검찰조치로 재계의 체면은 땅에 떨어졌다. 선진기업들은 주가나 회계조작은 있지만 지배구조의 투명성 문제가 불거진 적은 보기 드물다. 이 때문에 검찰의 기소결정은 국내기업이 선진지배구조를 구축해야한다는 비판에 재계는 변명할 여지가 없어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을 자부해 온 삼성이 이번 CB문제로 이에 걸맞지 않는 지배구조문제가 부각된 것은 안타깝지만 2,3세에 대한 후계 문제를 진행중이거나 앞둔 재벌은 각종 편법을 이용해 상속하는 잘못된 관행이 있다면 이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검찰의 혐의인정이 기업들이 처해있는 상황이 너무 안 좋을 때 나왔다는 볼멘 소리도 높다.에버랜드의 CB문제는 이미 3년 반 전에 참여연대 등이 고발
"투신사에 국적이 중요한가. 투자자의 자산만 늘려주면 되지. 한국계 투신사가 투자자 돈 까먹는 반면 외국계 투신사가 돈 벌어준다면 어디를 택할 것인가" 한 외국계 투신사의 외국인 사장은 최근 `투신업계의 우려'에 대해 볼멘소리를 했다. 현투증권의 푸르덴셜 매각이 확정, 발표된 이후 국내 자본시장이 외국계의 지배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자, 그는 "그 우려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투증권에 이어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도 향후 국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한국.대한투자증권도 외국계 금융회사에 인수될 경우 그야말로 국내 투신시장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각축장이 될 것이란 우려가 투신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투신업계에 ‘자본 국적성’ 논쟁이 제기될 조짐이다. 사실 그동안 국내 투신사들이 죽을 쑬수록 외국계 투신사들의 펀드운용은 그만큼 더 빛이 났다. 이때문에 알게모르게 외국계의 투신시장 점유율이 35%를 넘어서게됐다. 국내 투신사들이 대우사태 카드채
"이제 카드사 직원이 아니라 은행원입니다" 얼마 전 우연히 만난 KB카드(구 국민카드) 직원이 첫인사로 건넨 말이다. 근데 앞으로 이런 말을 자주 들어야 할 것 같다. 지난 10월 1일 국민은행 국민카드 합병에 이어 지난 21일에는 외환은행 외환카드 합병이 결정됐다. 여기에 28일에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합병도 최종 결론날 예정이니 말이다. 이처럼 은행계 카드사들이 모은행으로 흡수 합병되는 것이 카드업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카드사의 부실이 커지면서 사실상 외부 자금조달이 중단되고 있고, 유동성 위기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은 은행 사업부로 다시 자리를 옮기는 셈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신용카드업 특성상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마케팅과 영업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분사가 필수적이라며 일제히 은행 문을 박차고 나갔다. 지난해 2월 우리카드를 시작으로 6월에는 신한카드가 새롭게 탄생했고 조흥은행 역시 카드사업부 분사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국제부 기자들에게 교과서 같은 존재다. 중립적인 논조, 심층 보도 등으로 국제뉴스의 수위를 조절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그 FT가 26일 LG그룹 관련 기사를 두 꼭지 내보냈다. 하나는 LG카드의 구조조정 소식과 다른 하나는 LG가 중국시장 진출의 대표적 성공사례라는 것이다. FT는 LG가 중국을 생산기지가 아닌 소비시장으로 접근,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 잘 적응하는 것은 지리적 인접성, 한자문화권으로 대변되는 문화적 연대감,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친근감 등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중국을 침략한 역사가 있어 중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증오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 신문은 LG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을 저임금 생산기지로 공략하는 여타 기업과 달리 중국 소비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LG는 중국에서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에서 고성능 디지털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대부분 중국에서
금융감독위원회는 현투증권 매각을 위한 본계약 발표 하루 전인 지난 24일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한 사전 설명회에서 "매각 가격은 지금 단계에서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여러분이 양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예상가격이나 추정치, 공자위에 보고된 가격대에 대해서도 "푸르덴셜이 상장사여서 공시를 해야 하는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엄격해 추정치 발표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금감위는 비상장사인 현투증권의 매각가격은 지금 시점에서 확정할 수 없고, 클로징(대금납입) 시점 이전 1년의 영업실적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헐값 매각여부를 떠나 현투증권 매각 성공이 갖는 의미가 크다는 데 이견을 달거나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금감위가 매각성공만 강조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간과해 버린 점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현투증권 매각에는 2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매각가에 따라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데도 금감위는 푸르덴셜의 입장만 배려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