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위기서 교훈얻은 LG
"그동안 1등 지향주의 빠져 너무 앞만 보고 뛴게 아닌지, 위기관리에 긴장이 풀려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자성하고 있습니다."
재계 2위인 LG그룹의 한 핵심 임원은 요즘 체면이 말이 아니라며 이렇게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150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한나라당에 건넨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밝혀짐에 따라 LG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물론 불법대선자금 문제는 LG만의 일은 아니다. 삼성 롯데 금호등 대선자금 제공에서 자유로운 대기업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LG가 유독 상처받는 이유는 지금까지 표방해 온 `정도경영 투명경영'에 흠집을 입었기 때문이다. LG는 일찌기 지주회사를 설립, 대기업의 모범적 지배구조로 평가받았다. 글로벌 시대의 생존전략으로 세계일류 기업 지향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등 제품 1등 기업'에 경영역량을 쏟은 이유도 글로벌 시대의 무한경쟁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LG가 불법대선자금의 `한방'은 큰 상처를 입혔다. 임원의 독백처럼 LG 답지 않은 허술한 위기관리 능력을 엿 볼 수 있어 안타깝다.기업여건상 정치권의 불법자금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LG가 할 말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다고 해도 어떤 이유로도 면죄부를 받기는 어렵다. 어떤 해명을 한다해도 LG의 이미지에 상처를 줄 뿐이다.
이제 LG그룹 임직원들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위기수습에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LG그룹은 지금보다 더 어려운 유동성 위기가 있었지만 말끔히 이겨내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저력이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기업이미지와 신뢰성을 높혀 나가겠습니다."
커다란 어려움에 봉착한 LG가 당면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는 전화위복의 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