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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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석달 후인 10월1일 한국 관련 기사를 읽는 외국인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정치권이 "북한에 뒷돈을 갖다 바쳤다", "아니다"며 삿대질을 해대는 와중에 북한 선수단과 미녀 응원단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날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현대상선을 통해 북한에 4억달러의 뇌물을 비밀리에 제공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드류 워드란 기자는 `비난받는다'는 표현을 통상 사용하는 `condemn' 등 대신 `검찰에 기소되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 `accuse'란 단어를 이례적으로 사용했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첫 질문에 나선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2000년 8월 4대 재벌 부당내부거래조사 당시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으로부터 4900억원을 빌려서 대북지원금으로 쓴 것을 알고도 용처조사를 하지 않는 등 은폐한 의혹이 짙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지난달 29일에는 "현대상선이 4000억원을 국정원에 전달했
서울시 재건축정책이 종잡을 수 없이 변화무쌍하다. 29일 국정감사 답변자료에는 지은지 40년 이상 아파트를 재건축대상으로 하겠다고 하더니 30일 담당국장은 준공연도에 따라 20∼40년으로 차등적용하겠다고 수정했다. 하루 사이에 정책이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 확인결과 지난해 건설교통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건의한 시의 입장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시는 절대 그런 방침을 정한적이 없다고 시 관계자는 밝혔다. 최근 며칠동안 이렇듯 서울시는 재건축 내구연한을 두고 갈팡질팡이다. 무엇이 시의 방침인지 해당 단지 아파트 주민은 물론 시민들은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법개정을 주관하는 주무부처인 건교부 역시 서울시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고 검토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이다. 건교부는 내구연한을 못박기 보다는 안전이 가장 중요한 척도라고 밝혔다. 건축전문가들은 건축물의 수명을 정하는 내구연한(耐久年限)은 건물을 지을 때 사용한 재료나 적용 건축기술 및 시공
대한생명을 인수한 한화그룹이 보험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 보험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이 지난 26일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의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현행 보험업법에서 보험사업자는 생명보험 사업과 손해보험 사업을 겸영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두 회사의 합병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김회장은 법 개정을 전제로 말했지만 보험업법 개정도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보험업법은 개정안이 마련돼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서도 생보와 손보를 명확히 구분하는 이른바 `전업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보험업법 개정은 25년만에 이뤄졌다. 따라서 다음에 보험업법 개정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으며, 그때 생·손보 겸영이 허용된다는 보장도 없다. 만약 생·손보 겸영 허용이 추진된다면 생보사에 비해 규모가 작은 손보사들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그룹사가 없는 손보사들이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백번을 양보
"이제 한 고비 넘겼습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시간을 벌었습니다."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을 매각해 약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하이닉스반도체 임직원들은 오랜만에 들려온 낭보에 웃음꽃을 터뜨렸다. 대규모 적자, 유동성위기 등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악재에 익숙한지도 벌써 수년째. 세계 최대 규모 메모리반도체 기업이라는 자부심이 하이닉스인의 가슴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은지 오래다. 사상 최악의 장기불황으로 세계 반도체업계 구조조정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분위기는 더더욱 스산하다. 하이닉스는 그러나 아직 포기할수 없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기회가 다시한번 주어진다면 작지만 강하고 알찬 메모리반도체 전문기업으로 재탄생할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1년여를 끌어온 LCD사업 매각은 이같은 기대를 현실로 끌어내고 있다. 하이닉스는 매각대금으로 손에 쥐게된 현금을 핵심사업인 메모리반도체 역량 강화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그동안 지연된 설비투자와 R&D(연
"코스닥이요? 묻지 않는게 예의죠." 뉴욕증시 급락과 외국인 매도공세로 코스닥 주가가 맥없이 추락한 25일 투자설명회를 다녀온 한 대형증권사 투자전략팀 관계자가 던진 말이다. 이 관계자는 "투자설명회에서도 코스닥에 대해 묻는 투자자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사실 물어봐도 해줄 말도 별로 없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9.11테러 발발직후 기록했던 사상최저치 45.67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48.79에 마감했다. 질질 끌려오다보니 체감으로는 이미 사상최저치 아래다. 2000년 3월10일의 최고치 292.55의 15% 수준이고 지난 96년 7월1일 개장일 지수 100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잠잠하다 싶으면 튀어나오는 대주주 연루 주가조작 사기극, 실적부풀리기, 더딘 퇴출, 쏟아지는 신규등록기업, 차명계좌를 이용한 대주주 주식은닉, 활개치고 있는 기업사냥꾼들, 관행화된 예약매매, 악용되는 포이즌 필…. 이게 현실이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몇몇 미꾸라
KTF가 미국 등에서는 한물간 '드레스 코드 파괴' 제도를 때늦게 도입해 이같은 'KTF적 생각'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지 눈길을 끌고 있다. KTF는 최근 "열정(Kids), 신뢰경영(Trust), 신바람경영(Fun)이라는 'KTF적인 사고'를 실현하기 위해 이경준 사장이 매주 수요일마다 청바지 차림으로 근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KTF적 생각'이 최근 기업들의 드레스 코드 흐름과는 동떨어진 것이어서 창의적이라기 보다 지나친 '역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유력 기업들에서는 최근 캐주얼 복장이 다시 정장으로 속속 환원되고 있는 추세다. 닷컴 기업 열풍이 한창일 때 캐주얼 복장을 권장했던 미국 월가의 대표적 기업들은 발빠르게 정장으로 갈아입고 있으며 최근에는 리먼브라더스와 베어스턴스 등이 고객에 대한 '신뢰' 이미지 강화를 위해 지난 2년간 입어왔던 캐주얼을 벗었다. 이같은 정장 회귀 바람은 대기업의 투자축소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부시 때문에 조용할 날이 없다. 이번엔 "부시가 히틀러 같다"는 독일 여성 법무장관의 용맹무쌍(?)한 발언이 말썽이다. 이 한마디로 인한 파장은 상상 이상이다. 독일 제품 불매운동에 이어 주독 미군 철수 주장까지 나오는 등 미국의 조야가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하다. 사태가 확대되자 독일 법무장관은 직접 나서 "히틀러"라는 단어를 쓰긴 했으나 "부시를 히틀러에 비유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게르하르트 독일 총리는 공개 서한을 통해 유감을 표했으며, 독일 정계에선 법무장관 경질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라크전에 대한 입장차로 가뜩이나 불편해진 양국 관계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셈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헤르타 도이블러-그멜린(59) 독일 법무장관은 지난 18일 독일 금속 노조 지도자들과 대화하는 도중 "부시가 미국의 국내 문제를 외부로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는 히틀러 이래 반복되는 상투적인 정치 술수"라고 일침을 가했다. 부패 스캔들과 경제 실정으로 궁지에 몰린 부시가 그 돌파구
국정감사철이다. 정부 부처의 치부를 들춰내는 의원들의 솜씨 경쟁이 볼만 하다. 국회의원들은 `튀는' 자료에 '현란한' 제목을 달아 앞다투어 뿌리고 있고 피감기관들은 이를 순화시키기 바쁘다. 특히 경제부처에 대한 이번 국정감사는 공적자금 국정조사와 같이 진행되고 있어 신문의 경제면 뿐만 아니라 정치면까지 장식하고 있다. 개중에는 정곡을 찌르는 게 많다. 하지만 빈약한 내용을 선정적으로 과대포장한 것도 적지 않다. 이때문에 피감 기관은 거의 연일 보도 해명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특정 시기에 자료제출이 몰리다 보니 곳곳에서 오류도 눈에 띈다. 예컨데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에 제출한 `은행별 수수료 체계'는 비교 시점이 제각각이었다. 골자는 은행에 따라 수수료가 천차만별이고 특히 모 은행은 수수료가 다른 은행보다 16배나 비싸다는 것. 하지만 이는 조사시점이 달라 나타난 오류였다.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낸 해당 은행의 관계자는 "단 한줄의 기사로 은행 이미지가 추락할 수도 있는데 수억원대
지난 16일 국세청이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본지 보도가 나간 후 관련 시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오피스텔 투자자 중 상당수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어리둥절해 했다. 건설업체 관계자들도 추석이 끝나면 오피스텔을 분양할 예정이었다며 안타까움을 전해왔다. 이처럼 시장 혼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와 국세청은 사태 수습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건교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오피스텔 주거시설의 기준을 좀더 명확히 해야함에도 불구,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현행 건축법상 오피스텔 주거시설은 전용면적의 50%를 넘을 수 없다. 그러나 이때 주거시설로 판정하는 기준이 구체적으로 명확하지 않다. 똑같은 방인데 어떤 방은 업무용이고 어떤 방은 주거용인 지 알수도 없다. 당연히 현행법은 모든 오피스텔을 사실상 주거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묵인 방조하고 있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스톡옵션 때문에 또한번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이 국민은행 주식을 계속 내다팔면서 김 행장의 스톡옵션 행사가 외국인들의 불안심리를 자극, 매도세를 부추기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김 행장이 국민은행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 행장이 지난 8월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은 스톡옵션 평가액 절반을 연내 사회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물론 김 행장도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이 같은 비난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행사시기를 놓고 관련부서와 수차례 논의했었다. 그러나 연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짜피 조만간 행사해야 한다면 '의무'부터 이행하자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장 스스로도 막대한 스톡옵션 평가차익에 대한 끊이지 않는 세간의 관심을 빨리 떨쳐 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월급은 1원만 받는 대신 선택했던 스
잘 나가는 삼성전자는 외부로부터의 견제와 도전도 많다. 메모리반도체에서 삼성전자에 추월당한 도시바와 후지쓰가 내년 4월 시스템LSI사업을 통합하는 등 비메모리분야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시바는 또 NEC와 합작, 삼성전자의 주력인 D램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인 M램을 공동개발키로 했다. 비메모리 세계 1위업체인 인텔은 플래시메모리사업에 진출, 메모리분야에 뛰어든 상태다. 휴대폰에서 삼성전자에 3위자리를 빼앗긴 에릭슨도 최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사실상 세계 초일류기업들과 전방위 경쟁에 들어선 셈이다. 그런 삼성전자가 16일 또 하나의 개가를 올렸다. 나노급 메모리 반도체 양산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한 것이다.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이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단언했다. "메모리반도체가 1년반만에 2배 성장한다는 무어의 법칙은 현실에 맞지 않다. 최근 양상은 1년마다 성능이 2배 이
법인격체로서 증권사 최고의 덕목은 무엇일까. 투자수익을 많이 내주어야 할까 수수료가 싸야 할까 아니면 믿고 맡길만 해야할까. 투자자라면 수익을 최우선할만 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삼성증권이 최근 홈피를 통해 `증권사 선택시 가장 중요시하는 것'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00여명의 응답자중 30%가 `도덕성과 신뢰성'을 꼽았고 다음으로 23%가 `싼 수수료'를 주목했다. 삼성증권이 자랑하는 투자정보와 브랜드 이미지는 각각 12%와 10%로 한참 뒤였다. 삼성 경영진은 당혹해하고 있다. 재테크를 하면서 수수료나 수익등 `돈'보다 `도덕군자'를 원하다니... 더구나 삼성은 `도덕과 신뢰'에서 수수료 인하로 이제 막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사실 신뢰성이나 투자정보, 브랜드 이미지 같은 것들을 따로 떼서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6월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이 약정경쟁 포기를 약속하고 정도(正道)경영을 선언할 때만해도 `삼성'이라는 고급 브랜드에 도덕성, 신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