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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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되세요!’ 몇 해 전부터 등장한 새해 덕담이 올해도 어김없이 오간다. 여전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고전형 덕담이 더 많지만 돈 얘기를 꺼내기 꺼리는 배달민족으로서는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부자 되세요’라는 덕담이 등장한 것은 외환위기로 중산층이 붕괴되면서부터다. 멀쩡하던 기업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벤처와 주식 열풍에 휘말려 피땀 흘려 모아뒀던 퇴직금마저 날려버리자 새해 벽두부터 돈 얘기를 꺼낼 정도로 삶이 팍팍해진 것이다. 하지만 ‘부자 되기 신드롬’은 몇 가지 부작용을 낳았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돈만 벌면 된다’는 획일주의가 판치면서 ‘로또열풍’과 ‘부동산투기’ 및 강도와 유괴 등의 병리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게 그것이다. 이런 것은 ‘운 좋게’ 성공한 사람은 부자가 될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을 고통과 허탈, 무력감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사회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폭발성을 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부
"환호, 회의, 분노, 좌절, 참담…." 극단적인 감정을 연쇄적으로 유발한 `황우석 스캔들'이 연말 분위기를 고약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적인, 국보급 과학자로 떠올랐던 황 교수가 갑작스레 세기의 사기꾼으로 몰리자 "도대체, 왜"라고 반문하며 허탈해 하는 국민들이 적잖다. 황 교수에 대한 시선은 평소보다 빠르게 기승을 부리고 있는 동장군 이상으로 차가워졌다. `선택과 집중'의 논리를 내세워 든든한 후원을 약속했던 정부는 그와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다. `황우석 신드롬'에 편승하기 위해 줄을 섰던 정치권에선 자성론이 일고 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성급한 매도나 섣부른 감싸기는 당분간 접어두어야 할 것같다. 서울대의 자체 조사가 끝나지 않은 데다, 당사자들의 주장이 여전히 엇갈려 진상이 확인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하는 것이 온당하다. 더구나 해명과 폭로를 넘나드는 관련 인사들의 잇단 회견은 줄기세포 연구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어 철저한 조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는 말이 있다. M&A에 성공한 기업이 가격을 너무 높게 지불함으로써 M&A 성공 뒤에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것을 가리킨다. 1990년대 초에 있었던 AT&T의 NCR 인수가 대표적인 예다. AT&T는 1991년 3월28일, NCR을 74억8000만달러(주당 110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AT&T가 당초에 제시했던 85달러보다도 29.4% 높은 수준이며, M&A 계획이 발표되기 전의 48달러보다는 130%나 뛴 가격이다. AT&T는 이렇게 비싸게 NCR을 인수해 93년부터 96년까지 30억달러 가량을 손해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도 외환위기를 전후해 ‘승자의 저주’ 함정에 빠진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일은증권을 인수한 제일은행, 대구종금을 인수했던 태일정밀 등이 경영위기에 빠졌다. 지금도 비싸게 산 자회사 때문에 골치를 앓는 기업이 있다. 기업들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은 경영자들이 과거의 성
가계소득이나 생계비를 어림잡을 때 기준으로 삼는 `4인가족'이 어느새 `3인가족'으로 바뀌었다. 가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식구가 줄어든 탓이다. 같은 집에서 끼니를 함께 하는 가구원수는 1960년 평균 5.6명이었다 2000년 인구주택 총조사 때는 3.1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실시된 인구센서스에서는 3명을 밑돌지 모른다. 가족해체나 사회붕괴, 성장기반 약화 우려까지 낳고 있는 식구수 감소에는 무엇보다 출산 기피가 한몫 하고 있다. 실제 1970년 100만명을 웃돌던 출생아수는 지난해 47만6000명에 그쳤다. 한 세대가 지나면서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최근 4년만 보면 34%가 줄었다. 이같은 추세상 인구 때문에 중국이나 인도의 경제규모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란 말은 더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정부가 `부부 둘이서 둘은 낳자'는 의미의 `둘둘플랜'을 내걸며 "애 좀 낳아달라"고 호소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점점 뚜렷해지는 저출산 경향을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이
지난주 1년여 만에 찾은 도쿄는 활기가 느껴졌다. 깨끗한 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다른 점이 없지만, 그 거리를 오가는 ‘니혼진(日本人)’의 발거름에는 자신감이 배어나고 있었다. 1990년대 초부터 ‘잃어버린 10년’이라며 주눅들었던 니혼진들이 웅크린 어깨는 활짝 펴졌고, 말꼬리가 흐려졌던 어투도 밝은 미래를 얘기할 정도로 밝아졌다. 니혼진들의 자신감은 일본 경제가 확실히 소생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 데서 나온다. 작년까지만 해도 회복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나고야(자동차)와 후쿠오카(반도체) 등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니혼진들의 ‘일본경제 소생의 노래’는 5가지 변화로 이루어진 5중주다. 우선 고용의 회복과 소득의 증대가 베이스를 차지한다. 화학?소재산업이 회복되면서 설비투자를 늘리고 신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비정규직이나 파트타임 직원도 점차 정규직원으로 전환되면서 젊은이들의 소득이 늘어나고 있다. 소득 증가는 소비 증대로 이어지고, 늘어난 소비는
"개발연대의 향수는 버려라."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해야 하고, 기업들의 투자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당국자들이 종종 내놓는 말이다. 한국경제가 선진 시장경제로 전환하고 있는데 성장제일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박이다. 사실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과 특혜를 통해 문어발식 확장을 하거나 정부가 성장을 위해 분배의 왜곡을 무시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정서적으로 더이상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친기업적'이 곧바로 `개발연대식'은 아니다. 달라진 환경에 맞춰 기업을 챙기는 정부의 노력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6월 기획취재차 방문한 두바이는 국내에서 경제모델이나 성장에 관한 답답한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성장의 `향수'에 젖게 만든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제2도시로, 중동 경제-금융-관광-물류의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두바이는 자고 나면 들어서는 고층빌딩과 밀려오는 외국인 등으로 활기가 넘친다. 불과 40년 전 황량한 모래사막에 불과했다는 점이 믿겨지지 않을 정
소액 개인투자자인 개미와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 그리고 한 나라의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은 닮은 점이 적지 않다. 물론 역할이나 영향력 등에서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개미의 성공은 윤택한 가계로 이어지고, CEO의 성공은 지속적인 기업성장으로 연결되며, 대통령의 성공은 부국강병의 초석이 된다. 하지만 개미와 CEO 및 대통령의 실패는 각각 가계의 파산과 기업의 부도 및 국가 주권의 상실이란 비극을 가져온다. 개미의 실패는 자신과 친인척 몇몇에게 피해를 주지만 CEO의 실패는 임직원의 일자리 상실과 관계회사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진다. 대통령의 실패는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그 어느것보다 심각하다. 개미와 CEO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성공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개미의 투자 성패는 ‘유망종목’을 골라내는데 달려
"정치와 연결돼 있어. 매우 어리석은 방안이야." 미국 대공황 시절인 1930년대 후반 헨리 모겐소 재무장관은 감세안을 꺼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면박만 당했다.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나'란 문구를 책상에 붙여 놓고 모든 정책의 우선순위를 불황 타개에 두었던 모겐소 장관은 세수를 늘리려면 기업들이 돈을 더 벌도록 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판단해 감세안을 성안했다. 법인세를 내리고, 과도한 자본이득세를 폐지하는 한편 개인소득세율 상한선을 90%에서 60%로 낮추는 게 골자였다. 이에 대해 뉴딜정책과 구제사업 등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으며 내리 4선한 루스벨트 대통령의 설명은 간단명료했다. "세금 조정은 단기적인 효과를 낼지 모르지만 친기업적(pro-business) 태도를 취하게 되면 정치적으로 매우 해로운 반전을 보게 되지. 경제회복은 정치적인 대가만큼 가치가 없어." 루스벨트와 정치생명을 같이한 모겐소는 당시를 "파시스트 대통령이나 다름없는 것같다"고 회고했다. 감세 대신 정치
“아직도 시장을 의심합니까? 물들어 올 때 노 저어야지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섰을 때 필자는 “지수가 얼마까지 갑니까?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거나 적립식펀드에 가입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지인들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올해 초부터 ‘2005년은 주식의 시대가 시작되는 원년’이라는 화두로 증시를 바라보던 필자로서는 “망설이지 말고 주식(물론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우량주)을 사라”고 말해 주었다. 종합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200을 거침없이 돌파한 요즘에도 지인들의 질문은 그 때와 거의 비슷하다. “지금 무슨 주식을 사야 되는 거지? 이거 사려고 하니 떨어질 것 같고, 사지 않고 버티려니 주가가 천정부지로 계속 오르니…” 하지만 최근들어선 필자의 대답이 분명하지가 않다. “글쎄요, 더 오를 건 같은데 돈을 벌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네요…”라고 말꼬리를 흐린다. 필자는 여전히 시기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이번 상승장에서 종합주가는 1350~1400까지 오
"넷이서 짜고 쳤다."(공정거래위원회) "우리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KT) "조금 봐주면서 치라고 했지, 짜고 치라고 하지는 않았다."(정보통신부) 공정위가 유선 전화업체 요금 담합건으로 두차례에 걸쳐 KT에 1402억원의 거액 과징금을 물린 것을 놓고 말들이 많다. 1402억원이면 정말 적은 돈이 아니다. KT로선 연간 1조원을 벌어 이중 7분의1를 반납하는 꼴이다. 내가 보기에도 KT와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온세통신은 분명히 요금 담합을 했다. 말 그대로 짜고 친 것이다. 그래서 손해를 본 쪽은 비싼 값에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등을 이용한 소비자들이다. 공정위는 그 피해액이 1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 계산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공정위가 담합판정을 내린 것은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담합은 담합인데 벌을 줄만큼 잘못한 것인지, 벌을 준다면 어느 정도가 합당하느냐는 점이다. 여기서 3자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짜고 쳤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 봐
보통의 100달러짜리 지폐를 300달러 넘게 주고 산다면, 그것도 수재로 꼽히는 하버드대 학생들이 치밀한 계산 끝에 내린 결정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이 대학 경영대학원의 막스 배저만 교수는 수업중 600차례 넘게 100달러짜리를 놓고 경매를 벌였으나 낙찰가가 100달러 밑에서 결정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방식은 최고가를 제시한 낙찰자에게 경매물건인 100달러짜리 지폐를 주고, 두번째로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에게는 그 금액(비드)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100달러 이상을 써내면 손해가 된다. 하지만 2위 입찰자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가격을 높이면서 매번 상식 밖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막스 교수의 설명이다. 월가 출신이 적지 않은 하버드대 강의실에서 연출된 `비상식'은 금융시장에서 종종 목격되는 탐욕과 두려움에 다름아니다. 또 이처럼 합리성을 거부하는 충동이나 본능적인 대응이 경제에 영향을 미쳐온 탓에 `행태 재무론'(Behavioral Finance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되면 여유롭게 잘 살 수 있을까…” 배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도 재래시장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소식이 잇따르자 지인들이 모이면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지금보다 소득이 5000달러 정도 더 늘면 생활형편이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얘기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희망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한다. “2만달러가 되더라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돼 형편이 나아지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2만달러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다 보면 ‘수출 100억달러, 소득 1000달러=선진국’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지금은 사어(死語)가 된 보릿고개로 고통겪던 시절, ‘1980년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가 돼 잘 살게 된다’는 얘기를 세뇌될 정도로 들었다. 1990년대는 ‘1만달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이 슬로건이 됐다. 하지만 100억달러와 1000달러 및 1만달러를 ‘조기’에 달성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