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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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이 한국 경제에 중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북핵 태풍은 한반도를 흔들 수 있는 위력을 지녔지만 경제적으로 보면 불확실성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큰 위협이다. 막연한 불안감은 현실화한 물리적 피해보다 경제에 깊은 주름살을 남긴다. 하지만 세상이 급변하면서 불확실성은 종종 무시되는 경향을 보였다. 5년 전 미국을 극심한 불안에 빠뜨렸던 9·11테러사태도 지금 와서 보면 초기대응이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공동 회장도 회고록('불확실한 세계')을 통해 "나도 놀랐다"고 실토했었다. 미국의 금융 심장부를 겨눈 9·11테러사태 직후 "이제 다른 세계에 직면하게 됐다" "문명충돌이 현실화할 수 있다" 등의 경고들이 나돌며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이 크게 부각됐다. 경제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유가 상승이나 보안비용 증가 등 테러와 직결된 영향은 차치하더라도 소비나 투자심리가 위축돼 이미 시작된 경기하강국면이 연장될 것이란 분석
약 40년째 기업경영을 하고 있는 한 중견기업 회장은 업무상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고 한다. 공항을 꽉 메운 승객 가운데 일하러 가는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찾아보기 어렵고, 골프치고 놀러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달러가 아쉬워 해외 주문을 따고 선진기술을 배우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것조차 몇 날 밤낮을 고민해야 했던 것이 불과 30여년 전인데, 조금 먹고 살게 됐다고 외화를 이렇게 펑펑 써도 되느냐는 지적이다. 전 세계가 한 마을로 통하는 지구촌 시대에서 해외 나가는 것에 이맛살을 찌푸리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일임에 틀림없다. ‘공부는 거의 하지 않고 시계추처럼 학교에 왔다갔다만 하는 먹고 대학생도 뭔가 다르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놀고 골프 치러 해외에 나가도 느끼고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 일본의 개항기 지식인들이 스스로 신사유람단을 만들어 미국과 유럽 등 신문명을 직접 보고 배우기 위해 위험한 뱃길에 올랐던 것은 현장체험학습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
"세계경제가 30년 만에 호황을 맞고 있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 "경착륙할 수도 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결정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참석한 후쿠이 총재와 권 부총리의 경기관은 이처럼 달랐다. 세계경제의 불균형 해소가 필요하다는 공통 전제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이제 회복됐다"고 선언한 일본과 단기 회복세를 접고 하강에 대비해야 하는 한국의 엇갈린 처지상 두 사람의 시각차는 날 수밖에 없다. 사실 수많은 지표와 복잡한 모델을 동원해 만든 경제전망도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정확성도 상당히 떨어져 발표될 때마다 논란이 일곤 한다. IMF가 매년 4월과 9월 내놓는 경제전망 역시 틀리는 게 예사였다. 지난해 9월 제시한 한국의 그해 성장률 전망치는 3.8%였다. 이는 실제보다 0.2%포인트 부족했다. 당시 5.0%로 잡은 올해 전망치 역시 지난 4월 5.5%로 상향 조정되더니 불과 5개
요즘 이런 말을 가끔 듣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잘못한 정책이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산아제한이고 다른 하나는 중-고등학교 평준화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 낳아 잘 기르자고 할 게 아니라 딸 아들 많이 낳아 이민 보내자고 했어야 했으며, 자신의 자녀를 위해 평준화정책을 펴 중등 교육을 엉망으로 만든 건 역사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나, 상당부분 공감이 가는 말이다. 출산율이 1.08명(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수)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아이를 많이 낳은 사람에게 아파트 우선 청약권을 부여하는 등 출산율 올리기에 부산한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평준화가 기본 틀인 중등교육의 부실함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전인교육’이라는 명분아래 학생들의 특기와 창의성을 살리지 못하고 시험만 잘 치는 ‘점수기계’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토익을 만점 맞고도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명문대를 졸업하고서도 직
답답하다. `바다이야기' 파문을 수습하는 정부의 어설픈 대응이 그렇다.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라는 이유로 초기 당당한 모습을 보였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뒤늦게 총리부터 줄줄이 사과하는 모양새는 볼썽사납다 못해 애처롭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3일 일부 언론인과 만나 "정책적 오류말고는 국민들한테 부끄러운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보름이 지난 29일 한명숙 총리가 "사행성 게임이 확대되면서 서민생활과 서민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도 가세했다. 당정 수뇌부가 고개를 숙였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릴레이 사과'가 나오기까지 보름간 상황이 급변했을까.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된 점을 제외하고는 파문의 `실체', 곧 정부 정책이 성인게임의 사행성을 높이는 데 한몫 했다는 점은 달라진 게 없다. 비판적인 여론을 청와대가 명명한 이른바 `정치언론'의 보도 탓이라고 치부하
“왜 사람들은 잠만 잘까?” “사람들이 언제 잔다고 그래? 항상 바쁘게 일만 하는데…” “그런데 나뭇잎은 왜 모두 회색이지?” “뭐라고, 잿빛 나뭇잎이 어딨어? 푸르고 울긋불긋 아름답기만 한데…” 해와 달이 말다툼을 시작하면 끝이 없다. 바람이 나서 해와 달이 낮과 밤에만 떠있기 때문에 밤과 낮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지적해도 나의 잘못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개와 고양이가 앙숙인 이유도 비슷하다. 개는 반가움의 표시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지만, 고양이는 그것을 위협으로 여긴다. 미소를 보낸 개로서는 발톱을 세우고 으르렁거리는 고양이를 이해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는 것만 존재하는 줄 알고, 갖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충족시켜달라고 떼를 쓴다.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게 더 중요하고, 먹고 갖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게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탓이다. 해와 달, 개와 고양이, 그리고 애들만 있는 사회는 조용할 날이 없다. 자기
"16세의 인도 소년 파이는 태평양 한가운데서 조난당한다. 타고 가던 화물선이 갑자기 침몰하면서 가족들을 모두 잃고 홀로 구명보트에 오르지만 200㎏이 넘는 벵골산 호랑이가 버티고 있다. 망망대해. 폭풍우와 함께 상어떼가 자주 몰려온다. 호랑이보다 바다가 더 무섭다. 파이는 자신과 호랑이 모두 살아남기 위해 호랑이를 길들이기 시작한다. 폭 2.4m, 길이 8m의 좁은 구명보트 안에 각자의 영역을 정한 후 낚시 등을 통해 호랑이에게 먹이와 물을 제공한다. 호랑이는 파이가 없으면 버티기 어렵다. 하지만 허기가 지면 동물적 본능으로 그를 덮칠 수 있다. 이 두려움과 긴장이 생존의 열망을 놓치지 않게 만든다. 227일 간의 사투 끝에 구명보트는 멕시코 해안에 도착한다. 호랑이는 숲으로 사라지고, 파이는 산다." 열대야로 잠못 이뤄 붙잡은 `파이이야기'는 문득 공정거래위원회와 재벌의 관계를 떠올리게 했다. 규제로 인연이 시작된 양측은 최근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대안을 놓고 또한번 대립각을 세우
상식이나 기존의 이론과 다른 일이 벌어질 때 역설(Paradox)이라고 한다. 가치의 역설, 기펜의 역설, 레온티에프의 역설, 절약의 역설 등…. 경제학에선 수없이 많은 역설이 있다. 하지만 역설은 지금까지의 지식으로 설명할 수 없을 때 붙여지는 이름일 뿐, 이론이 발달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된다. 물의 사용가치는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크지만 다이아몬드 가격이 훨씬 비싼 것에서 유래된 ‘가치의 역설’은 교환가치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해소됐다. 개발도상국은 저축이 미덕이지만 선진국은 소비가 미덕인 역설도 케인즈의 유효수요이론으로 설명됐다. 21세기는 ‘역설의 시대’다. 정보통신기술(IT)의 발달 등으로 사회 변화가 빠르다 보니 어제 익힌 지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수없이 등장하는 탓이다. 약한 게(Software) 강한 것(Hardware)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갖는다. 눈에 보이는 유형자산(Tangibles)보다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Intangibles)이 기업경쟁력을 좌우한다
권오규 경제팀이 출범했다. 권 신임 부총리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경제부총리로는 김진표 이헌재 한덕수 씨 등에 이어 4번째이다. 부총리가 거의 1년에 한번 꼴로 바뀌다 보니 ‘경제수장’이란 표현도 무색해 졌다. 권 부총리 역시 자신의 색깔로 업무를 추진해 볼 수 있는 기간은 내년 말 대통령 선거 일정상 1년 남짓 뿐이다.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인사 청문회당시 발탁 배경과 관련해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 해 달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답변한 대로 마무리 투수에 가깝다. 새로운 부총리가 등장할 때 마다 나왔던 기대와 주문도 이번에는 대통령 임기 후반이라는 특성상 많지 않은 것 같다. 더구나 전임 한덕수 경제팀과 차별성도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고 권 부총리의 어깨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마무리 투수는 선발 투수 못지 않게 중요하다. 9회말까지 역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데다, 설사 승패가 바뀌지 않더라도 마무리 투구의 모습에 따라 다음 경기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
여당이 인물난에 시달린다고 한다. 2주일 앞으로 다가온 ‘7·27보선’에서 일부 지역구에선 공천을 신청한 사람이 전혀 없다고 한다. 집권당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참여정부도 인물난을 겪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최근에 이뤄진 개각과 청와대 비서진 인사에선 새로운 사람을 찾기보다는 편한 사람으로 채우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참여정부와 여당이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최근 들어 확산되고 있는 ‘집단 허무주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집권 초에는 이른바 ‘코드 인사’로 인해 인재등용문이 제한됐고, 요즘엔 잠만 자고 나면 검찰에 소환되는 사람이 늘어 몸조심이 확산되고 있다. 가정과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나라의 흥망을 좌우하는 것은 사람이다. 널리 인재를 구하고 등용하는 나라는 융성하지만, 인재가 죽림칠현으로 숨는 나라는 망했다는 것이 사실(史實)이며 역사의 교훈이다. 천하를 다투었던 항우와 유방의 운명이 갈린 것도 결국 사람의 문제였다. 유방은 한신과 같은 인재를 두루 등
"친기업적 정책을 펴도 기업들이 믿지 않는다. 이미지가 고착된 때문이다." 퇴임을 앞둔 이명박 서울시장은 최근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만나 `참여정부'의 고민을 이렇게 해석했다. 기업인 출신의 이 시장이 신뢰 부재를 언급한 것은 고용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였다. 그는 서울시가 벌이고 있는 `노숙인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서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도 일자리 마련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선 기업들이 국내에서 투자를 해야 하지만 우호적인 분위기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노숙인의 수가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는 줄지 않자 마련된 서울시의 `프로젝트'는 일자리를 찾아준 후 일당(5만원)의 절반을 기업과 분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노숙인의 자활을 돕자는 취지다. 이 시장은 현재 참여 인원이 1400여명에 이르고 기업이나 노숙인들의 요청이 늘고 있다면서, 일자리가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하지만 기업들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
벼락 맞은 사람이 모두 죽는 것은 아니다. 강한 충격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호흡과 심장박동이 멎어 죽을 고비를 맞지만 재빨리 심폐소생(CPR)을 하면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심폐소생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이 CPR을 할 경우 자칫 잘못하면 갈비뼈를 부러뜨릴 수 있다. 그대로 놔뒀으면 죽었을 사람을 CPR로 살렸지만 갈비뼈가 뿌러졌을 때, CPR 한 사람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당연히 칭찬해야 할 듯 하지만, 갈비뼈 부러진 것에 책임 묻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하다. 제일은행을 굳이 뉴브리지캐피탈에 ‘헐값’으로 팔아야 했나. ‘대우채’가 편입된 펀드를 3개월 안에 환매하면 50%만 내주고, 6개월 이후에 환매하면 95%를 보장해준 것은 시장경제를 부정한 것 아닌가. 하이닉스나 현대건설 채권은행들이 자의반타의반으로 출자전환할 때 일부 은행이 대출금의 20~30%만 현금을 받고 빠진 것은 과연 올바른 결정이었나 등등….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 ‘살림’을 칭찬하기보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