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감정'을 허무는 좋은 방법

'지역 감정'을 허무는 좋은 방법

김성준 법무법인 산경 대표변호사
2008.05.0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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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에세이] 푸른꿈운동과 IOU의 만남

지방에 근무할 때 아동복지시설과 장애인복지시설을 차례로 방문하여 도울 일이 없는지 여쭈어 보고 다닌 적이 있다.

 

공생원이라는 한 아동복지시설의 원장님께서 “이제 나라가 살 만하여 나라의 지원으로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먹고 입는 것은 해결이 된다. 그런데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면서 컴퓨터나 영어 수학 등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지 못해서 힘들어 한다. 이를 도와 줄 방법이 없겠는가?”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계기로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것, 그래서 스스로 자기 앞길을 개척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나의 소명 중의 하나로 생각하게 됐다.

조그맣게 뜻을 모아 <푸른꿈 운동>을 시작했다. 서울의 K고등학교와 광주의 K고등학교 동기들이 매월 뜻을 모아 광주의 종교단체에서 추천한 어려운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여 다니는 학원에 학원비를 보내는 운동이다.

 

3년째에 이르는 이 운동에 동참하는 인원이 수십명에 이르러 나름대로 조그만 성과를 올리면서 이를 우선 대구지방에까지 확대하자는 뜻이 모아졌다. `광주에서 모은 돈을 대구로 보내고 대구에서 모은 돈을 광주로 보내고 서울에서 모은 돈을 나누어 보내자`, `광주 출신들이 대구의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고, 대구 출신들이 광주의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면서 상호 방문도 하자`. 이런 취지에서 비롯된 생각이었다.

`배움의 뜻이 있는 아이들도 돕고, 지역 감정의 벽도 허물고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하는 소망을 갖고 이모저모 알아보았다. 그러나 길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 소망을 이룰 계기가 생겼다. 대구에서 `IOU(I Owe You)`운동으로 봉사하는 모임의 대표와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덕분입니다', `신세 많이 졌습니다'는 마음이 세상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을 굳게 믿으면서 우리 사회에 전파하려는 모임으로 보이지 않는 봉사를 주로 하신다고 한다. 푸른꿈운동의 취지를 설명하고 두 모임의 뜻을 합쳐보자는 제안을 드리게 됐다.

예전 어느 이용사가 초라한 가게 앞에 `할아버지, 할머니 머리 손질해 드립니다'라는 게시문을 걸어놓은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사회에서 혜택받은 나는 저 이용사보다 무엇이 나은가 하는 부끄러움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예수님의 12제자 중 이른바 지적수준이 되는, 소위 엘리트로 분류할 수 있는 유자격자는 유다 한 사람에 불과하였다. 다른 11제자는 어부 등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그 엘리트에 속하는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하였다. 머리좋고 유능하고 학식이 있는 것이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맑고 아름다운 정신 즉 영혼이라는 말을 굳게 믿는다.

나는 박원순 변호사를 존경한다. 그는 잠시 검사를 하다가 변호사로서 모은 돈을 거의 전부 사회에 기부하고 봉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대학과 사법시험 동기인 그는 나에게 더 이상 동기가 아닌 존경하는 큰바위 인물이다.

하느님, 추워하며 살게 하소서 / 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 / 잊지 않게 해주시고 / 돌아갈 수 있는 몇 평의 방을 / 고마워하게 하소서 // 겨울에 살게 하소서 / 여름의 열기 후에 낙엽으로 날리 / 한정없는 미련을 잠재우시고 / 쌓인 눈 속에 편히 잠들 수 있는/ 당신의 긴 뜻을 알게 하소서 (마종기 님의 겨울기도)

 

지금 나는 푸른꿈운동과 IOU가 만나게 되는 날을 뛰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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