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보험성 뇌물 요구도 알선수뢰죄"

대법, "보험성 뇌물 요구도 알선수뢰죄"

류철호 기자
2009.08.13 14:34

구체적인 청탁 없이 앞으로 잘 봐주겠다는 취지로 '보험성 뇌물'을 요구한 경우도 알선뇌물요구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세금이나 영업허가 문제가 생기면 동료 공무원에게 부탁해 해결해주겠다"며 유흥업소 업주에게 1000만원의 뇌물을 요구한 혐의(알선수뢰)로 기소된 서울 중구청 세무과 직원 최모(45)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알선행위는 장래의 것이라도 무방하므로 알선뇌물요구죄가 성립하기 위해 뇌물을 요구할 당시 반드시 상대방이 알선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알선사항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고 알선과 관련된 것임이 구체적으로 나타났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며 "최씨가 상대방의 막연한 기대감을 전제로 돈을 요구했고 알선 현안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은 "자신이 먼저 뇌물을 요구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요구한 돈의 액수도 작지 않다"며 최씨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은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형법 제132조(알선수뢰)에 따르면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다른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알선으로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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