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ELW 재판] "전용선, 고객서비스 차원..부정한 수단 아니다"반박
주식워런트증권(ELW)을 판매하며 초단타매매자(스캘퍼)에게 불법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증권사 대표들의 재판이 11일 시작됐다. 이날 법정에 선 증권사 대표들은 검찰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부정한 수단'의 의미를 놓고 치열한 법정싸움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한창훈)는 이날 수수료 수익 및 시장점유율 확대 목적으로 스캘퍼에게 편의를 제공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기소된 최경수(61)현대증권사장과 남삼현(56)이트레이드(7,550원 ▼50 -0.66%)증권 사장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최 사장과 남 사장 측 변호인은 적용된 혐의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사장 측 변호인은 "현대증권은 국제적 기준에 맞는 고객서비스를 위해 마이다스 서버(전용망)를 제공했을 뿐"이라며 "이것이 자본시장법상 부정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최 사장 등에 적용해 기소한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1항은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해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해선 안된다"고 규정했다.
최 사장 측은 "자본시장법 제178조가 무엇을 금지하는지 알 수 없다"며 관련법의 모호함을 지적했다. 즉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한 금지행위를 증권사 입장에선 명확히 알 수 없으므로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ELW 재판은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금지행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스캘퍼의 부정한 거래로 일반 투자자가 손실을 입는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반투자자와 스캘퍼는 경쟁시장이 다르다"며 "감독당국 역시 전용망 제공을 불법이라고 규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사장 측 변호인은 "사내 트레이딩룸과 VIP전용 서버운영은 널리 제공되는 서비스"라며 "주문정보를 점검하는 원장(거래기록) 확인을 간소화했다는 혐의 역시 ELW고객을 모아서 처리하다 보니 불필요한 부분을 생략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전용망 제공이) 대표이사로서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기안에 결재 했을 뿐"이라며 "전산화 업무의 일부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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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사장 역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다음 기회에 주장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16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 변호인단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정리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LW부정거래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은 수사선상에 올랐던 증권사 12개의 전·현직 대표이사 12명 전원을 재판에 넘겼다. 또 실무에 관여한 임직원과 스캘퍼 역시 기소해 총 48명에 이르는 관련자가 재판을 받게됐다.
ELW는 미래 시점의 주가지수 등을 미리 정하고 그 가격으로 살 권리와 팔 권리를 부여해 거래되는 파생상품으로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6374억원, 상장종목 수는 9000여개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