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학생 성폭력 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받게돼 다행이지만 경찰이 비리의 주범으로 그려져 안타깝네요."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문제가 영화 '도가니'로 재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는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2005년 6월 광주 한 경찰서 A 경사는 성폭력 상담소로부터 사건을 접수받고 조사에 나섰다.
A경사는 피해를 당한 학생들을 직접 만나며 사건의 실체에 접근했다. 말을 듣지 못하는 학생들이다 보니 수화를 통해 조사를 해야 했고 사건의 중심에 접근할 수록 사안이 심각해져 팀을 꾸려 조사를 벌였다.
또 인화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의 증언과 증거자료, 진료기록 등을 확보해 당시 인화학교 교장을 비롯해 행정실장, 교직원 등 6명을 소환해 조사를 한 뒤 한달여동안 이뤄진 수사 결과물을 검찰에 보냈다.
그는 "당시 피해 학생들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돼 수사가 어려웠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며 "아이들의 증언과 자료를 통해 교장과 교사들을 불러 조사를 했는데 이들은 범행 사실을 부인한 것도 모자라 오히려 '정상인이 아닌 아이들의 말만 믿고 수사를 한다'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경찰의 수사를 통해 교장과 행정실장 등은 구속이 됐다. 하지만 이들은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교직원 2명은 징역을 선고받았으며, 2명은 공시시효가 지나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담당 경찰관은 영화속 경찰관의 모습에 대해서 약간의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당시 내가 담당 했던 사건이 영화로 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영화를 관람했는데 영화속 경찰관은 '교장실에서 돈을 받고 사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해 주는 역할'로 나와 안타까웠다"며 "소설가는 책을 쓸때 담당 형사에게 문의를 하는 등 양해를 구했는데 영화는 그러지 않아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과 관련된 문제여서 학생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수사를 펼쳤다"며 "영화속 경찰관의 모습이 아쉽긴 하지만 영화를 계기로 장애인 학교 등에 대한 인권 실태 등이 재조명돼 다시는 불행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