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지난 1일 수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 조현오 경찰청장은 9일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기자회견 직전 배포한 사과문에는 사퇴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회견장에서 갑작스럽게 "이 모든 책임을 지고 제가 물러나겠다"고 사퇴를 표명했다.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조 청장은 "어제 뉴스보도를 보면서 사건 발생한 지가 벌써 1주일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이렇게 분노하게 만든 경찰의 잘못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제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했다. 그게 다다"며 사퇴의 배경을 밝혔다.
또 "사표가 수리되는 그날까지 112신고센터 제도라든지 종합상황실 체제 등을 최선을 다해서 갖춰놓겠다"며 "이런 중요한 부서에 무능하고 무성의한 사람이 자리를 받았는지는 지방청장들도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니 제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했다.
유족들의 국가상대 소송제기에 대해서는 "방어하는데 급급하지 않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부적으로는 국가보상 부분과 별개로 유족들께 경찰관들의 위로를 전하는 심정으로 모금운동을 전개하는 중"이라고 했다.
조 청장은 112신고센터와 종합상황실 등을 지휘관 바로 밑으로 개편하고 인사고과 등 업무평가에서 가점을 주거나 수당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유능한 경찰관들이 해당 부서로 많이 배치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부분을 근본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했다.
인사제도, 시험승진 제도 등 경찰체제를 대폭 손봐 '일을 잘하는 사람이 승진할 수 있는 제도'로 체질개선을 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사의를 표명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의견조율이 됐냐는 질문에는 "나 혼자 결정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4월 5일 뉴스보도 이후 파악해보니 정말 묵과할 수 없는 큰 잘못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러나는 게 능사는 아니겠지만 내가 책임진다는 의미다"고 말하고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