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조현오 청장, 유가족에 "죄송하다, 죄송하다"

사퇴 조현오 청장, 유가족에 "죄송하다, 죄송하다"

배소진 기자, 서진욱 정지은
2012.04.09 15:45

그들은 울분을 참지 못했다. '수원 살인사건' 피해자 곽모씨(28)의 유가족들은 조현오 경찰청장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이들 앞에서 조 청장 등 경찰 수뇌부는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112가 우리 애를 죽였다"

"112신고센터가 우리 아이를 죽였다. 그것은 온 국민도 알고 청장도 알 것이다"(유가족)

"네 그렇습니다"(조 청장)

9일 경찰청장 접견실에서 조 청장을 만난 유가족들은 경찰에 대한 강한 불신감과 질타를 쏟아냈다. 매번 다른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경찰 관계자들의 발표를 어떻게 믿겠냐는 것이다.

경찰이 경찰을 감찰하는 것도 믿을 수 없으니 유가족 입회 하에 투명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라고 강조했다.

"남편에게 아저씨라고 하면서 부부싸움을 하느냐. 이게 말이 되느냐" "단순 성폭행사건인 줄 알았다면 전혀 바쁘지도 않고 다급하게 출동 안해도 되는 건가" "사람이 죽어간다는데 어디냐고 물어보고 그런 수사계획이 세상이 어디있냐"는 비난도 이어졌다.

조 청장은 "정말 잘못됐고 경찰이 무성의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할 뿐이었다.

◇"대기발령이 말이 되나"

"대기발령이 말이 되나. 나중에 조용해지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이다"(유가족)

"책임 경중에 따라 형사입건도 할 수 있다"(조 청장)

유가족들은 앞서 수원중부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이 대기발령을 받은 것에 대해 처벌수위가 약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관련자들을 엄중하게 문책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조 청장은 "대기발령은 다른 곳에 가는 개념이 아니라 그 자리에 두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조사결과에 따라 파면도 시킨다. (경질대상이) 10명 아니고 10명 초과할 가능성이 많다. 제가 사퇴하고 그만두기에 앞서 책임있는 모든 사람들 가려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적당한 수준이 아니라 책임경중에 따라 형사입건도 할 수 있다며 엄중한 조치를 약속했다.

관련자들의 명단을 달라는 유가족들의 요구에도 "내가 그만두는 마당에 뭘 숨기겠는가"라며 "워낙 지금까지 축소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명단 정리해서 경중에 따라 모든 사람들이 책임지도록 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경찰 시스템을 어떻게 믿나"

"경찰 시스템을 어떻게 믿나"(유가족)

"시스템 갖춰져 있다. 잘못 대처한 부분 책임통감한다"(조 청장)

유가족들의 가장 큰 원망은 7분이 넘는 시간동안 피해자와 통화를 했으면서도 어떻게 사건발생 위치를 바로 특정하지 못했냐는 것이다.

피해자의 이모부는 경찰이 사건 다음날 오전 유가족들이 119에서 위치추적결과를 알아오고 나서야 탐문수사를 시작했다며 "수사만 됐다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출동해서 사이렌만 울렸다면 누군가 나와 목격하고 설명해줬을 것"이라고 탄식했다.

이들에 따르면 사건 당일 밤새 피해자의 언니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안됐고 다음날 오전 8시30분쯤 잠시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이 얘기를 경찰에 했지만 경찰은 119에서 위치추적을 해오라고 말했고, 이 결과를 받고 나서야 탐문수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위치추적결과 드러난 기지국은 사건현장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인근이었다고 했다.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가 건 휴대전화를 가지고 위치추적을 바로 하지 않았던 부분이 경찰의 가장 큰 실책인 셈이다.

조 청장은 "신고 접수자가 신고자와 대화를 통해 위치를 파악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기지국을 통해 파악하는데, 스마트폰 GPS의 경우 반경 2~3m이내로 나온다. 112신고센터 팀장이 제대로 못한 부분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스템이 다 갖춰져 있고, 법적으로 GPS추적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면담에 앞서 발표한 대국민사과문에서도 조 청장은 "112신고센터같이 중요한 부서에 무능하고 무성의한 사람이 자리를 받은 것은 제가 책임질 문제"라며 "우수한 인력이 112 지령실과 상황실에 배치될 수 있도록 인사고가에서 가점을 주거나 추가수당을 지불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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