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막바지 '수영장 몰카' 찍었다가…

휴가철 막바지 '수영장 몰카' 찍었다가…

김정주 기자
2013.08.18 12:54

수영장 女탈의실에 몰래 카메라 설치…샤워·탈의 장면 찍다 재판에

전력난과 더불어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를 피하기 위해 휴가 막바지 수영장을 찾는 인파가 크게 늘었다. 이와 맞물려 수영장에는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여성 피서객의 신체부위를 몰래 촬영하는 '몰카'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수영장 샤워실이나 탈의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샤워를 하거나 수영복을 갈아입고 있는 여성들의 신체 부위를 몰래 찍는 등 성범죄를 저질러 형사처벌을 면치 못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카메라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지난해 6월 회사원 윤모씨(28)는 퇴근 후 서울 소재 한 여대 수영장을 찾았다. 윤씨는 샤워를 하는 여성들의 나체 사진을 찍기 위해 수영장 뒤쪽 철문을 통해 샤워실 환풍구가 설치된 창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리를 잡은 그는 창문 앞에서 두 시간 동안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여성들의 알몸을 마구잡이로 촬영했다.

범행에 성공한 윤씨는 두달 뒤 같은 곳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또 몰래 촬영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그가 찍은 사진은 무려 164장에 달했다. 윤씨가 도촬(도둑 촬영)한 사진에는 여성 한명이 샤워하는 모습, 3~4명이 수영복을 갈아입는 모습 등 수많은 여성의 알몸이 담겨있었다.

수차례 범행을 저지르던 윤씨는 덜미를 잡혀 재판에 넘겨졌고 사건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2월 윤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씨는 2회에 걸쳐 여대 수영장에 침입해 다수 피해자들의 알몸을 촬영했다"며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아무런 전과가 없는 초범인데다 촬영한 사진을 유포한 흔적이 없고 뒤늦게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택시운전사인 김모씨(43)는 2006년 8월 서울 노원구의 한 수영장에서 샤워장으로 들어가는 여자들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성적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한 그는 여자샤워장 출입구를 가리려고 설치한 합판 아래쪽 바닥에 비디오 카메라가 든 손가방을 설치했다. 카메라렌즈는 샤워장 출입구를 향하도록 했다.

김씨의 범행에 걸려든 여성들은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다.

그는 3일 뒤 또 다시 같은 장소를 찾아 30분 동안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는 여성들의 몸을 카메라에 담으며 범행을 저지르다 적발돼 구속기소됐다.

서울북부지법은 2006년 9월 "수영장의 여자 샤워장을 비디오로 몰래 촬영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김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택시운전을 10년 가까이 해오면서 미혼으로 성적 호기심에서 범죄를 저지른 점과 사진을 유통시키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

야외 수영장에서 10여차례에 걸쳐 범행을 반복하다 처벌된 사례도 있다. 회사원 오모씨(41)는 2005년 6월 서울 서초구의 한 야외수영장 여자탈의실에서 미리 준비한 비디오 카메라를 탈의실 밑으로 밀어 넣었다. 오씨는 렌즈를 위로 향하게 한 뒤 옷을 갈아 입고 있는 피해자 A씨(33·여)의 다양한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했다.

그는 이 같은 방법으로 2004년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수영장 탈의실과 길거리 등에서 여성들의 엉덩이, 다리, 탈의 장면을 몰래 찍으며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다 적발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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