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 건 4대악 근절 "숫자는 개선됐지만…"

사활 건 4대악 근절 "숫자는 개선됐지만…"

신희은 기자
2014.02.23 15:21

[박근혜 정부 1년]"'법과 원칙'만 외친다고 문제 해결되나"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경찰은 '4대 사회악' 근절에 사활을 걸었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관련 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

그러나 국민의 체감과는 거리가 있었다. 오히려 과태료, 범칙금 과다부과로 세수부족을 서민의 주머니에서 채운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엇보다 굵직한 사회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법과 원칙'만 내세워 사회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도 거세다.

◇4대 사회악 근절 "숫자 목표는 달성했는데…"

박 대통령 취임 이후 핵심 국정과제로 부상한 '4대 사회악' 근절은 지표상으로는 괄목할 성과를 냈다. 경찰청에 따르면 성폭력 사범 검거건수는 지난해 2만5591건으로 전년대비 32.0% 늘었다. 미검율은 15.5%에서 11.1% 낮아졌다.

가정폭력 검거건수도 전년 8762건에서 지난해 1만6785건으로 91.6% 급증했다. 재범자는 3009명에서 2129명으로 29.2% 줄었다. 학교폭력 피해 경험률은 9.6%에서 2.1%로 하락했다. 4대악 근절에 경찰 인력을 집중 투입한 성과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치안은 여전히 제자리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안전행정부의 체감안전도 조사에서도 응답자 가운데 28.5%가 '안전하지 않다'고 답해 앞서 7월 조사의 같은 질문 응답률 30.4%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교통법규 위반 등 과도한 단속에 따른 불만이 크다. 박남춘 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이 징수한 범칙금과 과태료는 총 6379억원으로 전년 5543억원보다 836억원 증가했다.

◇신(新) 공안정국?…"정당한 권리도 침해"

지난해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은 119명으로 전년 100명보다 19%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구속인원도 16명에서 22명으로 37.5% 증가했다. 경찰은 특히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이적 표현물 게시나 선전·선동 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현 정부 들어 조성된 공안정국의 방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내란음모 및 국보법 위반 사건을 필두로 굵직한 공안사건들이 잇따르면서 경찰이 관련 수사에 집중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집회시위 현장에선 경찰이 정당한 시민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간사는 "경찰이 집시 현장에서 시위가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도와야 하는데 지금은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과 원칙'만 내세우다 갈등 조장

지난 1년간 경찰이 굵직한 사회이슈에서 '법과 원칙'만을 강조하는 자세를 고수해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철도노조 파업을 주도한 핵심 지도부를 연행하기 위해 대규모 공권력을 투입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김도형 민변 사무총장은 "철도노조 파업 등의 사례를 보면 법과 원칙이 '독선'과 '불통'이 되면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만 골몰하면서 사회적 긴장만 고조시켰다는 것.

유용화 정치평론가도 "경찰이 내세우는 '법과 원칙'이 안전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둬야지 불법행위에 대한 엄단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박현호 용인대 교수는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과정의 외압 의혹의 경우 (경찰이) 우리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몰아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안팎의 비판을 듣고 수용하는 소통을 해야 하는데 그런 태도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던 경찰이 승진인사 전후 갖가지 청탁 루머에 시달리는 점도 신뢰를 주지 못하는 주된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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