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 짧은 치마 입었더니…내 치마 밑 사진이 인터넷에?

봄이라 짧은 치마 입었더니…내 치마 밑 사진이 인터넷에?

이슈팀 박다해 기자
2014.04.09 06:02

[이종(異種) 성폭력 ①] 스마트폰 등 카메라로 특정 부위 확대해 공유하기도

치마를 입고 있는 일반 여성들의 치마 속 사진을 '몰래카메라'로 찍어 공유하는 사이트가 온라인에서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치마를 입고 있는 일반 여성들의 치마 속 사진을 '몰래카메라'로 찍어 공유하는 사이트가 온라인에서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야구팬 K씨(26·여)는 야구 시즌을 맞아 기사를 검색하던 중 깜짝 놀랐다. 여성 치어리더의 특정 신체부위만 카메라로 '줌 인'한 노골적인 사진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버젓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사진 기자는 "걸그룹 멤버의 속옷 모양과 색깔을 알아보겠다"며 해당 부위만 집요하게 클로즈업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 최근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지나던 H씨(25·여)는 에스컬레이터 옆에 걸린 '치마는 가려주세요'라는 문구를 보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몰래카메라를 찍는 사람을 향해 경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치마를 입은 여성에게 주의를 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한편으론 지하철역 등에서 '도촬'(도둑촬영) 등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기에 이런 주의 문구까지 붙었나 싶어 섬뜩했다.

날씨가 풀리고 여성들의 치마 길이도 짧아지면서 카메라를 이용한 치마 밑 몰래카메라 등 성범죄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진 데다 촬영음을 제거한 '무음 카메라 애플리케이션'까지 나오면서 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의 위험은 더욱 커졌다.

◇ '몰래카메라' 성범죄 3년새 3배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경찰청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에 따르면 몰래카메라 성범죄 적발건수는 2009년 807건에서 2010년 1134건, 2011년 1523건, 2012년 2400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월말까지 2755건을 기록하며 2012년 전체 수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3년새 3배 가까이로 늘어난 셈이다.

최근에는 심지어 DSLR 등 고성능 카메라를 들고 치어리더나 학교 댄스 동아리 등의 공연을 찾아가 '직캠'(직접 촬영한 영상)을 찍은 후 특정 부위만 확대·편집해 배포하는 경우들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댄스 동아리 등의 공연을 촬영한 뒤 다리 등 특정 부위를 편집해 올린 영상들을 찾을 수 있다. 한 대학교 댄스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L씨(23·여)는 "공연을 하다 보면 무대 아래에서 노골적인 촬영을 하는 경우가 있어 불쾌했던 적이 많다"며 "일일이 대응하기엔 그 수가 너무 많고 번거로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심지어 치마를 입고 걸어가거나 앉아있는 일반 여성들의 특정 부위를 몰래 찍은 뒤 이를 공유하는 사이트까지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성인용 사진을 공유하는 한 온라인 사이트에는 아예 '업스커트노출' 코너가 따로 개설돼 있다. 여기에는 얼굴만 모자이크 처리된 일반인들의 치마 속 사진들이 버젓이 올라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 카메라 성범죄, 피해자와 합의해도 형사처벌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여성의 특정부위를 찍는 '몰래카메라' 촬영 역시 '성범죄'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법산법률사무소 소속 이승우 변호사는 "피촬영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사진은 얼마든지 고소 가능하다"며 "과거에는 촬영 당시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연인 등이 서로 동의하게 찍은 사진이라도 이후에 동의 없이 배포·전시 등을 한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특정부위를 몰래 찍어 사진을 찍는 경우 가벼운 성희롱이 아닌 엄연한 성폭력"이라며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형사 처벌이 가능하고 실제로 구속까지 간 경우도 있다"고 경고했다.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4조는 카메라 등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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