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싸고 가벼운 것 찾다가'…무너져 내리는 세월호 내부

'더 싸고 가벼운 것 찾다가'…무너져 내리는 세월호 내부

진도(전남)=김유진 기자
2014.05.10 17:03

[세월호 참사]

세월호의 침몰 당시의 사고 현장 사진/ 사진=뉴스1(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세월호의 침몰 당시의 사고 현장 사진/ 사진=뉴스1(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더 싸고 가볍고 시공기간 짧은 자재로'

승객의 안전보다는 '돈'과 '효율'만을 좇은 결과 수백명의 무고한 목숨이 희생됐다. 심지어 희생자들을 구조하는 수색작업마저 발목이 잡히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다.

청해진해운이 20년된 낡은 세월호를 사들여 개조하는 과정에서 일부 선내 칸막이에 사용한 '미네랄 울 샌드위치 판넬'이 침몰 후 25일간 바닷속에 잠겨 있으면서 휘어져 무너져 내리고 있다.

현장에서 해군의 수색작업을 지휘하는 김진황 대령은 10일 오전 진도군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선체 벽면이 약화돼 잠수사들의 호흡으로 인해 발생한 공기에도 출렁거릴 정도"라며 "그런 공간의 경우 언제 무너질 지 모르기 때문에 잠수사를 투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벽면 약화 현상은 세월호 개조 과정에서 새로 쓰인 자재에서만 발생하고 있다.

김 대령은 "일본에서 세월호가 건조될 때는 벽면이 시멘트 보드가 들어간 샌드위치 판넬이었는데 개조하면서 미네랄 울 자재가 들어간 샌드위치 판넬이 사용됐다"며 "약화현상은 이런 특수재질을 사용한 부분에서 주로 발생하고 선체 전반에서 발생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개조되는 과정에서 한국선급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장 값이 싸고, 무게가 가벼우며, 시공기간이 짧은 자재를 찾다가 '미네랄 울 샌드위치 판넬'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양수산부의 위임 하에 선박의 제·개조를 검사하는 한국선급 규정에는 선체 내 벽 자재의 경우 화재에 견딜 수 있는 수준이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박자재 관련 연구원은 "한국선급 규정 수준의 화재등급만 만족한다면 선박은 당연히 경량화와 비용절감, 설치의 용이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놓고 벽 자재를 선택한다"며 "세월호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여객선들도 이런 자재를 이용해 선체 내부 구획을 나눌 것"이라고 추정했다. 물에 견디는 강도 등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선박 내 구획을 나누는 자재 기준은 화재에 견디는 정도에 따라 'A~C급 구획'으로 나뉘는 것이 유일하다"며 "그 외에는 세월호 여객선 내부 같은 공간은 수압에 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너져내리고 있는 세월호의 벽과 천장을 구성하는 미네랄 울 샌드위치 판넬의 경우 한국선급의 화재 규정에 따르면 B급 구획에 해당된다.

다른 해양 전문가도 "선체 내부 격실을 쇠벽으로 만드는 일반 벌크선과 여객선은 매우 다르다"며 "여객선은 아무래도 인테리어를 더 중시하면서 선박을 만들다 보니 수압에 대한 안전도는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세월호가 한국선급 기준에서 허용되는 자재를 사용했을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궁극적으로 자재의 사용여부는 위험 잠재성을 보고 결정했어야 했는데 세월호 개조과정에서는 그러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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