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서 바다에 뛰어든 아버지 구한 순경 "가족들 생각에…"

팽목항서 바다에 뛰어든 아버지 구한 순경 "가족들 생각에…"

진도(전남)=최동수 기자
2014.05.11 14:16

[세월호 참사]김용민 경상북도 경찰단 제1기동대 순경

경상북도 경찰단 제1기동대 김용민(28) 순경/ 사진=김용민 순경 제공
경상북도 경찰단 제1기동대 김용민(28) 순경/ 사진=김용민 순경 제공

세월호 침몰 23일째인 지난 8일 저녁 8시10분. 적막감이 흐르는 팽목항에 한 60대 남성이 가족대책본부 천막 뒤에 있는 부둣가에서 기도를 하다 갑자기 바다에 뛰어들었다.

현장에서 순찰 근무를 서고 있던 김용민(28) 순경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바다에 몸을 던졌다. 몇 걸음 만에 물은 가슴 높이까지 차올랐다. 김 순경은 남성을 붙잡고 있는 온 힘을 다해 부둣가로 끌고 나왔다.

남성은 "저렇게 어린 아이들이 바다에 들어가 있는데 내가 어떻게 밖에서 살 수 있겠느냐"며 울부짖었다. 김 순경은 극도의 긴장감에 다리가 후들 거렸고 질긴 근무 복도도 찢어졌다.

9일 만난 김 순경은 "살려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뛰어들었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담담히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오히려 "실종자 가족은 아니었다"며 "가족들이 동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남은 가족들 걱정에 한숨을 쉬었다.

경상북도 경찰단 제1기동대 소속인 김 순경은 세월호 침몰 8일째인 지난달 24일 처음 팽목항에 지원을 나왔다. 당시 초저녁만 되면 부모들은 방파제 위에 올라 사고 해역에서 터지는 조명탄을 바라보며 아이들 이름을 불렀다. 김 순경은 그 모습을 가만히 서서 지켜봤다.

평소 때 같으면 근무 외 시간에 웃고 떠들었을 동료도 슬픔에 잠겼다. 특히 아이를 가진 동료는 실종자 부모를 보면서 견디기 힘들어했다. 김 순경도 중1 때 아버지를 지병으로 잃고 자식 2명을 홀로 키우며 고생한 어머니 생각에 가슴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김 순경은 "2년 동안 기동대 생활을 했고 경주 마우나 리조트 때도 현장에 갔지만 세월호 사고가 제일 힘들다"며 "동료들도 모두 가장 힘든 현장이라고 하는데 몸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심적으로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닷새 동안 지원 근무를 마치고 기동대로 복귀한 김 순경은 지난 4일 다시 팽목항에 왔다. 김 순경은 남은 가족들의 지친 눈을 제대로 마주 볼 수 없었다. 밥 먹을 때면 울컥해 음식이 입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한 부부가 아직도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봤는데 많이 지쳐 보였고 더 예민해진 것 같다"며 "감정에 북받쳐 '정신 차려라 끝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부둥켜 안고 우는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말끝을 흐렸다.

김순경은 9일 아침 다시 기동대로 복귀해 집에 가는 버스를 탔다. 김 순경은 "다시 팽목항으로 지원 나왔을 때는 실종자들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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