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안상돈 합동수사본부장

수백명의 승객들이 사망할 것을 알면서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세월호 선원들은 수사기관 조사에서 "자신이 살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원들은 또 사고 당시 조타실과 선실을 오갈 수 있음에도 퇴선 명령을 내리라고 요구하는 진도해상연안관제센터(VTS)에는 '몸을 움직일 수 없다', '방송이 불가하다'고 거짓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안상돈 검사장)는 15일 광주지검 목포지청에서 살인혐의 등으로 선장 이준석씨와 1등 항해사 강모씨, 2등 항해사 김모씨, 기관장 박모씨 등 4명을 광주지법에 구속기소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본부장인 안상돈 광주고검 차장검사와의 1문1답.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에 적용되는 혐의는 뭔가.
▶주의적으로는 살인·살인미수·업무상과실선박매몰·수난구호법 위반·선원법 위반 5가지다. 예비적으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업무상과실선박매몰·선원법위반 3가지다. 살인혐의는 선장, 1등항해사, 2등항해사, 기관장 총 4명에게 적용됐지만 이들의 예비적인 혐의는 각자 다르다.
-살인죄 적용 대상을 정한 근거는 뭔가.
▶상황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고 의지만 있으면 상황 통제할 수 있는 지배적 위치에 있었던 선원들을 대상으로 결정했다. 선원 체계는 선장, 1항사, 2항사, 3항사, 기관장 순으로 돼있다.
위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면 아래 단계에서 해야 하는데 이들 모두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기관장 박씨의 경우 법률상으로 구호지휘 권한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관부 선원들과 함께 있었고 이들과 구호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고 보고 살인혐의 적용대상에 포함시켰다.
-급변침이 직접적인 세월호 침몰의 원인인데, 이를 지휘한 3등항해사에게 살인죄가 적용 안 된 이유는 뭔가.
▶3등항해사 박모씨(25)에게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은 이유는 박씨는 사고를 내놓고 한쪽에서 당황해 울기만 하고 있었다. 박씨가 상황을 지배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생각해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누군가.
▶실종자의 경우 아직 생사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피해자가 아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281명에 대해 살인죄 피해자로 보고 기소할 예정이다. 살인미수는 구조된 172명 중 선원, 선사 측 직원을 제외한 152명에게 적용된다.
독자들의 PICK!
-살인죄 4명 중 선장에게 적용된 특가법상 도주선박은 어떤 경우 적용됐나.
▶운항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에 대해 특가법상 도주선박을 적용했다. 조타실에서 지휘를 한 3등 항해사, 키를 잡은 조타수, 그리고 조타 의무를 저버린 선장은 직접적으로 잘못이 있다고 보았다. 유기치사보다 특가법이 더 형량이 높기 때문에 운전 관련자는 특가법으로 기소했다.
-대형 인명사고 났을 때 살인죄 적용한 케이스가 있나.
▶남영호 사건 때 살인죄로 기소했으나 당시 살인죄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이 났다.
-살인죄 행위의 착수시간을 언제라고 보는가.
▶사고 발생 후 선원들이 진도VTS와 교신을 끊은 시점인 16일 오전 9시36분으로 보고 있다. 그때쯤이면 명백하게 승객들이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고 용인하는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판단한다.
-사고 직후 선원들은 어떻게 행동했나.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오전 8시48분 이후 3분 정도 지난 50분쯤 특별한 지시가 없었는데도 조타실에 모여들었다. 진도 VTS와의 교신에서 '몸을 움직일 수 없다'고 진술했던 시점에는 선원 여러 명이 침실에 가서 무전기 등 물건을 챙겨오기도 했다. 배가 기울기 시작하고 배 1층의 침수한계선이 수면에 닿은 9시30분쯤 퇴선했다.
-구호조치 안 한 이유에 대해 선원들이 뭐라고 진술했나.
▶승객 구호 조치를 할 생각을 안 했냐고 묻자 선원들이 본인들은 자기가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했다고 말했다. 선장도 '내가 살 생각만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유에 대해 묵묵부답인 사람도 있었으나 그렇게 말한 사람이 여러 명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