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올라도 지금 담뱃갑으론 흡연율 안 떨어진다"

"담뱃값 올라도 지금 담뱃갑으론 흡연율 안 떨어진다"

이지현 기자
2014.12.16 06:15

담뱃값 2000원 인상시 성인男 흡연율 7.0%p↓, 비가격정책은 12.6%p↓로 금연효과 더 커

호주에서 도입된 담뱃갑 경고그림./사진=보건복지부
호주에서 도입된 담뱃갑 경고그림./사진=보건복지부

내년부터 담뱃값이 2000원 올라도 현행 담뱃갑의 경고 그림 수준이나 전자담배 경고문구 수준으로 볼 때 흡연율 하락은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 때문에 한 금연단체는 연일 '경고그림 도입'을 위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도 "경고그림 강화 같은 비가격정책이 없다면 사실상 이번 담뱃값 인상은 증세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연단체, 국회에 "경고그림 좌절, 로비의혹" 서신 전달=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15일 국회 앞에서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을 촉구하는 7번째 1인 시위를 실시했다. 지난 4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21명 전원에게 '올해 안에 경고그림을 도입해 달라'는 내용의 서신도 보냈다.

이들은 서신에서 "담뱃갑 경고그림은 효과적인 금연정책으로 WHO(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정책"이라며 "경고그림 도입이 무산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최근 몇 달간 담배회사와 엽연초생산협동조합, 담배판매인회에서 경고그림 도입을 반대하는 로비를 하고 다녔다"며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경고그림 도입 무산에도 담배회사의 로비가 작용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금연단체가 이처럼 반발하는 이유는 지난 2일 국회에서 통과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서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넣는 조항이 빠졌기 때문이다.

국회는 해당 조항이 예산부수법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안에서 제외했다. 이 때문에 내년 담뱃값 인상과 함께 시행하려던 비가격정책은 시행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금연 정책을 주관하고 있는 복지부도 허탈한 표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은 비가격정책과 함께 해야 금연효과를 낼 수 있다"며 "경고그림이 빠진 담뱃값 인상안은 '증세'에 불과하다"고 했다.

◇성인男 흡연율…담뱃값 인상시 7.0%p↓, 비가격정책 도입시 12.6%p↓=앞서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담뱃값 인상이 금연정책이 될 수 있는 5가지 조건' 중 하나로 "가격정책 외에 경고그림 삽입, 편의점 광고금지, 금연구역 확대 등 비가격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 경고그림 도입 등 비가격정책의 금연효과는 담뱃값 인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심스모크(SimSmoke)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올해 담뱃값 인상 없이 비가격정책만 도입했다면 2012년 44.5% 수준인 성인 남성 흡연율은 2020년 31.9%로 12.6%포인트 떨어진다.

같은 조건에서 비가격 정책 없이 담뱃값만 2000원 인상했다면 흡연율은 7.0%포인트 떨어진 37.5%에 그친다. 담뱃값 2000원 인상보다 △담뱃갑 경고그림 △금연구역 확대 △청소년 접근 제한 △금연치료 확대 등의 비가격 정책 효과가 더 높은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국은 2005년 FCTC(담배규제기본협약)를 비준해 2008년까지 경고그림을 도입해야 했지만 아직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국회에서 경고그림 도입이 통과돼 내년에 시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이 지난 5일 국회 앞에서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이 지난 5일 국회 앞에서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금연운동협의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